과도한 손목 사용 시 찌릿찌릿 아픈 ‘손목건초염’
과도한 손목 사용 시 찌릿찌릿 아픈 ‘손목건초염’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4.03.04 13:43
  • 호수 9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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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목건초염 증상과 치료

엄지나 손목이 붓고 통증… 힘없어 물건 자주 떨어뜨리면 의심

휴식 취하면 대개 증상 사라져… 심할 경우 주사치료·수술 필요

[백세시대=배지영 기자] 스마트폰과 컴퓨터 사용이 늘어나면서 손을 쉴 틈 없이 움직이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렇듯 손이 혹사당할수록 통증을 호소하는 이들이 증가한다. 이때 엄지손가락이나 손목이 붓고 통증이 나타난다면 ‘손목건초염’을 의심해야 한다. 

건초염은 근육과 뼈를 연결하는 결합 조직인 건(힘줄)을 둘러싸고 있는 건초에 염증이 생긴 것을 말한다. 건초는 힘줄을 칼집처럼 감싸고 있는 얇은 막으로, 힘줄이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2층 구조로 이뤄져 있는데 외면은 섬유 조직(섬유초)이고, 내면은 액체(활액초)로 구성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국내 손목건초염 진료인원은 151만6000명(2016년)에서 160만3000명(2020년)으로 8만7000명 증가했다. 

이상욱 인천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손목건초염이 생기면 가벼운 움직임에도 통증이 느껴지고 손목의 찌릿찌릿한 증상으로 가벼운 물건을 잡기조차 힘들 수 있다”면서 “손목을 굽혔다 펴거나 손가락을 움직일 때 손목 부위에 뭔가 걸리는 느낌과 통증이 심해지며 손에 힘이 없어 물건을 자주 떨어뜨린다면 손목건초염을 의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목건초염의 원인

손목건초염은 보통 손목 근육이나 관절을 과도하게 사용해서 생긴다. 주부, 피아니스트, 수공예가, 요리사, 게이머 등 손목을 많이 쓰는 직업군에서 흔하다. 

또한 손목을 많이 안 쓰던 사람이 갑자기 무리해서 사용했을 때도 발병률이 높아지는데 골프, 자전거, 테니스 등 평소 안 하던 운동을 과도하게 하면 발생할 수 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자주 사용하는 것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당뇨, 비만, 류마티스관절염, 강직성척추염과 같은 전신적 질환이나 흡연자 등에서는 좀 더 쉽게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여성의 경우 임신과 출산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또한 젊은 연령층보다는 중노년층에서 발병률이 높다. 젊은 층은 대사가 활발해 염증이 생겨도 금세 가라앉는 반면, 나이가 들면 염증이 축적되며 증상이 더 심해지기 때문이다.

또한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많은데, 여성 호르몬 탓에 염증이나 부종에 취약해서다. 집안일 때문에 손가락과 손목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것도 관련이 있다. 

◇손목건초염의 증상

손목건초염의 대표적인 증상은 통증과 부종이다. 이외에 누르면 아픈 압통, 관절운동의 장애, 근력 약화 등이 나타난다. 증상이 심해지면 휴식을 취해도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증상이 악화되면 해당 힘줄의 운동 시에 부자연스러움, 움직임의 제한이 나타날 수 있다. 류마티스 질환에 의한 통풍성, 석회성, 감염성 건초염의 경우에는 증상이 심해지면 힘줄 파열까지 진행돼 기능이 떨어질 위험이 있다. 

특히 감염성 건초염의 경우 감염이 건초에 국한되지 않고, 골이나 관절까지 침범하게 되면 추후 만성 골수염 및 관절염의 후유증을 남기기도 한다. 

간혹 손목건초염을 손목터널증후군과 혼동하기도 하는데, 두 질환은 과도한 손목 사용으로 통증이 발생한다는 공통점은 있지만 증상에서 차이를 보인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신경이 눌려서 생기는 질환으로 손가락이 저리거나 아픈 반면, 건초염은 손 저림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손목건초염의 치료

가장 좋은 치료법은 휴식이다. 이때 엄지손가락과 손목의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안 하던 운동을 하다 발병했다면 운동을 중단해야 하며, 될 수 있는 한 손목건초염이 발생한 손은 쉬도록 하고 소염제로 붓기를 가라앉혀야 한다. 

그래도 증상이 지속되면 통증이 심한 부위에 국소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아야 한다. 이는 강력한 소염 진통 효과가 있어 붓기가 가라앉는데 도움을 준다. 

이 같은 일련의 치료에도 증상 호전이 없다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수술은 힘줄을 덮고 있는 활차(인대)의 일부를 잘라 힘줄에 대한 압박을 풀어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교수는 “손목건초염은 손목의 무리한 사용 때문에 발생하는 질환으로 손목의 운동을 제한하는 보조기나 깁스 착용만으로도 호전될 수 있다”며 “손목을 이완시켜줄 수 있는 운동치료, 물리치료 등과 함께 약물이나 주사치료를 통해 통증과 염증을 완화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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