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성 치매’보다 뇌 손상 속도가 빠른 ‘초로기 치매’
‘노인성 치매’보다 뇌 손상 속도가 빠른 ‘초로기 치매’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4.03.11 13:59
  • 호수 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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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로기 치매의 증상과 치료

비교적 젊은 치매환자 약 8만명… 중요한 사항조차 잊을 땐 검진을

성격변화·실행능력 저하 증상 나타나… 운동 생활화, 두뇌활동 필요

초로기 치매가 진행 중이라면 점차 기억, 이해, 판단, 계산능력이 둔감해지는 등 일상적인 생활이 어려워지게 된다.
초로기 치매가 진행 중이라면 점차 기억, 이해, 판단, 계산능력이 둔감해지는 등 일상적인 생활이 어려워지게 된다.

[백세시대=배지영 기자] 최근 ‘소통 전문가’로 대중에게 알려진 강사 김창옥 씨가 치매가 의심된다며 앞으로 강연 활동을 줄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씨는 지난해 12월 유튜브 채널 ‘김창옥TV’에서 “처음에는 숫자를 잊어버렸고 그러다 집 번호, 전화번호, 집이 몇 호인지도 잊어버렸다”며 “기억력 검사에서 또래 평균인 70점보다 훨씬 낮은 0.5점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소통 전문가의 타이틀을 달고 여러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해 온 그였기에 대중이 받은 충격은 더욱 컸다. 그에게 의심되는 병증은 65세 미만에 발생하는 ‘초로기 치매’로, 치매 종류 가운데서도 대개가 알츠하이머 치매에 해당한다.  

치매는 노인들만 걸리는 병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의외로 젊은 사람에게 발생하는 경우도 많다. 

중앙치매센터에서 발표한 ‘대한민국 치매현황 2022’에 따르면, 전체 치매환자 97만명 중 65세 미만의 치매환자는 약 8만명으로 전체의 9%를 차지한다.

강성훈 고대구로병원 신경과 교수는 “초로기 치매는 기존 노인성 치매보다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에 무엇보다 조기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초로기 치매의 원인과 증상

초로기 치매의 원인으로는 알츠하이머 치매, 혈관성 치매, 전두측두엽치매, 알코올성 치매 등으로 나눌 수 있다. 그 중 알츠하이머 치매가 3분의 1 가량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중 가족성 알츠하이머(유전성) 치매가 약 20%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알츠하이머 치매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베타아밀로이드라는 단백질이 과도하게 만들어져 축적된 것이 크다. 또한 가족력의 영향으로 부모에게서 알츠하이머병 유발 유전자를 물려받았을 가능성이 있다. 

초로기 알츠하이머 치매는 기억력 저하보다 성격변화, 이상행동, 판단력 저하, 언어장애 등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이유로 사람들이 치매라 의심하지 않고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으며 자신이 젊다는 이유로 진단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아 병증이 상당히 진행된 뒤에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젊은 나이일지라도 중요한 사항을 잊거나, 능숙하게 하던 일을 잘 하지 못하거나, 예전보다 감정기복이 심해지고 쉽게 화가 나는 등의 증상이 지속될 경우 신경과 전문의와의 진료를 통해 원인 질환을 감별하고, 그에 알맞은 약물 또는 비약물적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초로기 치매의 치료

초로기 치매가 더 위험한 이유는 일반적인 노인성 치매보다 뇌세포 손상이 빠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조기에 다양한 평가를 통해 치료가 가능한 원인을 감별하고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초로기 치매의 치료는 원인(알츠하이머 치매, 혈관성 치매, 전두측두엽치매, 알코올성 치매)을 먼저 감별하고 이에 맞춰 약물치료로 진행된다. 

또한 경도의 우울 증상, 배회 증상, 반복적인 질문 등은 비약물치료에 반응을 보일 수 있어 환자의 증상이 악화되는 환경적, 대인관계적인 요소들을 면밀히 파악해 환자의 스트레스의 정도를 감소시키는 것이 좋다.

◇초로기 치매 예방법

하지만 약물로 얻을 수 있는 효과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약물에만 의존하기보다는 생활 습관을 함께 개선해야 한다. 특히 운동을 생활화 하고 걷기를 자주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운동은 뇌의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뇌 신경을 보호함으로써 뇌 기능 개선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스포츠와 같은 활동적인 운동도 치매예방에 효과가 있지만, 이러한 격렬한 운동이 부담스러운 경우 걷기와 같은 단순한 운동도 규칙적으로 하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

적극적인 두뇌활동을 하는 것도 좋다. 젊은 시절 공부를 많이 하고 두뇌를 많이 사용한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치매의 위험이 낮다. 

강성훈 교수는 “새로운 것을 배우고 경험하는 과정을 통해 뇌를 자극하여 뇌 건강을 유지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가능하다면 지속적으로 일을 하는 것도 좋다. 특히 정신적인 사고와 집중력, 정확성과 시간적 기한을 요하는 일을 하는 경우 인지장애의 위험이 30% 낮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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