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회 노인지원재단 2024년 제1차 이사회, "기금 5년 뒤 고갈 우려, 지난해 5억 줄어"
대한노인회 노인지원재단 2024년 제1차 이사회, "기금 5년 뒤 고갈 우려, 지난해 5억 줄어"
  • 조종도 기자
  • 승인 2024.03.18 06:41
  • 호수 9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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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일 이사장 “재단에서 평생교육원 사업 할 것”… 정관도 개정

노인지원재단은 지난 2월 26일 대한노인회 역삼청사 2층 회의실에서 2024년도 제1차 이사회를 개최했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평생교육원 운영’ 조항을 정관에 삽입하는 등 5개 안건을 의결했다.
노인지원재단은 지난 2월 26일 대한노인회 역삼청사 2층 회의실에서 2024년도 제1차 이사회를 개최했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평생교육원 운영’ 조항을 정관에 삽입하는 등 5개 안건을 의결했다.

[백세시대=조종도 기자] “노인지원재단 기금이 점차 고갈되는 차원을 넘어 탕진될 우려가 있다.”

김호일 대한노인회장이 이사장을 겸직하고 있는 노인지원재단을 바라보는 전국 노인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노인지원재단은 지난 2월 26일 오전 대한노인회 역삼청사 2층 회의실에서 2024년도 제1차 이사회를 개최했다.

이날 이사회에는 김호일 이사장(대한노인회장), 박승열 이사(울산연합회장) 등 11명의 이사와 2명의 감사(고두중, 김영달)가 참석했다.

이날 회의는 전차 의사록 승인에 이어 ▶2023년도 사업실적 및 결산보고서 승인의 건(제1호) ▶2024년도 사업계획 및 예산안 승인의 건(제2호) ▶노인의료나눔재단 임차료 반환 미지급액 변제 지원요청’ 승인의 건(제3호) ▶‘대한노인회 노인여가복지지원본부(전 경로당중앙지원본부) 사업 계약금 차용’ 승인의 건(제4호)  ▶정관 일부 개정의 건(제5호) 등 부의안건을 심의, 원안대로 의결했다.

2023년도 사업실적 및 결산보고서에서, 재단은 지난해 4530만원의 수입과 6040만원의 후원금, 360만원의 물품 후원이 있었다고 보고했다. 또한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입장 티켓 지원(4000만원) ▷대통령기 노인파크골프대회 지원(1억원) ▷치매예방연구사업(1억3000만원) ▷동대문 실버케어센터 및 데이케어센터 운영 사업 등에 총 5억8700만원을 지출했다고 밝혔다.

김영달 감사는 감사보고를 통해 “지출결의서 증빙 자료 등 부실한 누락은 없었다”면서도 “모금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5억8700만원의 지출이 일어나 총자산이 31억원으로 감소했다. 1년에 5억씩 자산이 축소된다면 머지않아 자산이 고갈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김 감사는 이어 “(현재 재단) 조직 구조 상 (직원으로) 박정미 부장 한 사람이 기안하고 이사장이 바로 결재하는 구조로 돼 있다. 재단에서 이렇게 운영하는 것이 적정한가. 이에 대한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재 재단은 상임이사도 공석인 상태다.

박승열 이사도 “5년 후에는 운영자금이 없어지니까 상당히 걱정이 되고, 현재 직원이 한 사람밖에 없는 것도 문제다. (지난 번) 역삼청사 이전 논의 때도 이사장까지 직원 3명이 3개층을 쓴다는 말을 들었다. 중간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빨리 보강돼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보충할) 직원 모집은 언제 하는가”라고 질의했다.

그러자 김호일 이사장은 “모금을 하라고 모금 담당을 뽑았더니 노조를 만들고 엉망으로 만들더라”며 “지금부터는 내가 전경련(한국경제인협회)과 상공회의소, 금감원 등 기관과 모금에 대해 협의하는 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대한노인회 관계자는 “2년 전 김호일 회장이 재단 이사장을 겸직하면서 ‘재계를 대상으로 모금운동을 하겠다’며 판공비 월 300만원씩 가져가고 있으나 모금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제3호 안건은 ‘노인의료나눔재단 임차료 반환 미지급액 변제 지원요청’ 승인의 건이다. 대한노인회 이사회는 2월 15일 김호일 회장의 제안으로 노인의료나눔재단(이사장 김성환)에 미지급된 임대보증금(1억800만원)을 반환하기 위해 재단에 지원을 요청키로 의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박승열 이사가 “재단에 자금이 많이 있으면 지원할 수 있지만 돈이 많이 없지 않느냐. 재단에서 빌려주면 나중에 갚는 것인가”라고 질의했다.

김 이사장은 “재단은 대한노인회가 활성화되는데 돈을 보태주려고 만든 거다. 재단이 그 돈을 받아 가지고 뭐할 거냐”며 대한노인회에 지원한 돈을 갚을 이유가 없다는 취지로 엉뚱한 답변을 했다.

반면 제4호 안건 ‘경로당중앙지원본부’ 지원과 관련해서는 다른 입장을 밝혔다.

제4호 안건은 ‘대한노인회 경로당 중앙지원본부사업 계약금 차용’ 승인의 건이다. 경로당중앙지원본부 사업이 2024년부터 민간위탁 사업(용역계약)으로 진행됨에 따라 사업비의 20%를 사업 종료 후 받을 수 있다. 이에 대한노인회에서 20%에 해당하는 8420만원을 재단에서 차용해주길 요청했고, 이를 승인하는 사안이다. 김 이사장은 “예산이 나오면 (재단에서) 빌린 돈은 대한노인회가 갚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5호 안건은 재단의 정관 개정 건이다. 김 이사장은 “평생교육원을 운영하기 위해 교육지원청에 등록하려고 하니, (재단) 정관에 ‘평생교육원을 운영한다’는 조항이 없어 접수를 취소당했다”며 “정관에 그 조항을 넣기 위해 정관을 개정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재단이 평생교육원을 운영하기로 미리 의결을 한 것처럼 설명했지만, 그런 사실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노인회가 주최하는 신임지회장 간담회, 시니어포럼에서 평생교육원 사업의 필요성을 언급한 적은 있지만, 재단이 주체가 되어 평생교육원 사업을 한다는 계획을 이사회에서 공식 논의한 적은 없다.

김호일 이사장은 “(재단의) 평생교육원은 전국 대한노인회 연합회장, 지회장들이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쉽게 취득할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이라며 “노인회장들이 등록을 하게 되면 1인당 150만원씩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사업이 된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평생교육원을 운영한다면서 구체적 사업계획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평생교육원을 운영하려면 ▷평생교육사 1명 채용 ▷직원 5명 채용 ▷전산시스템 구축(약 2억원 소요) ▷원격교육방송장비 구축(1억원) 등이 요구된다. 특히 재단의 경우 대한노인회 청사를 사용하기 때문에 대한노인회 전대계약서는 물론이고 복지부 전대동의서가 반드시 필요하다.

한 연합회장은 “평생교육원 사업이 마치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양 선전하는데, 운영노하우도 없이 이미 경쟁이 격화돼 적자 운영이 뻔한 사업에 뛰어든다니 심히 우려된다”며 “경로당에서 회원들이 한푼 두푼 모금해 만든 재단 기금을 탕진하겠다는 뜻으로밖에 읽히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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