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스포츠계 트랜스젠더 논란
[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스포츠계 트랜스젠더 논란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4.03.25 09:46
  • 호수 9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백세시대=배성호 기자] A라는 남자 수영선수가 있다. 자유형 100미터가 주 종목인 이 선수는 최고 기록이 50초에 불과해 국가대표는커녕 지역 대표로도 선발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이 선수는 성 정체성 혼란을 겪다 오랜 고민 끝에 여성으로 성전환을 결정했고, 이후에도 수영선수로 꿈을 키워가기로 한다. 그렇다면 이 선수는 여자부에서 뛰어야 할까, 남자부에서 뛰어야 할까. 참고로 여자 자유형 100m 세계기록은 사라 셰스트룀(스웨덴)이 2017년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에서 작성한 51초71이다.

최근 미국에서는 여성 운동 선수들이 트랜스잰더 선수 출전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고 나서 주목받고 있다. 

미국 대학 소속 전현직 여성 운동선수들이 트랜스젠더 선수의 대회 출전을 허용한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3월 17일(현지시간) 미국 CBS 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16명의 여성 운동선수들은 NCAA가 2022년 미국대학선수권 수영대회에서 트랜스젠더 선수 리아 토머스의 여성부 대회 출전을 허용한 것에 대해 소송을 냈다. 

2022년 3월 미국대학선수권 여자 자유형 500야드(457.2m)에서 우승을 차지한 토머스는 미국 역사상 최초로 우승한 트랜스젠더 선수가 됐다. 2017년부터 남성부 수영선수로 활동한 토머스는 400~500위권에 머물던 평범한 선수였다. 2019년부터 호르몬 요법을 통해 남성에서 여성으로 ‘비수술 성전환’을 한 그는 2021년 여성부로 옮겨 활동을 이어갔다. NCAA는 토머스가 남성 호르몬 억제 치료를 1년 이상 받았다며 그가 여성부 대회에 출전하는 것을 허용해 여성부 경기에 출전할 수 있게 됐다.

이후 미국에서는 트랜스젠더 선수가 ‘시스젠더’(타고난 생물학적 성과 본인이 인식하는 성별이 일치하는 사람) 여성 선수와 대회에서 경쟁하는 것이 공정한가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기도 했다. 다만 현재까지 트랜스젠더 선수가 더 유리한 지를 밝힌 연구 결과는 없다. 또한 ‘비수술’ 상태로 함께 샤워를 하는 것에 대해서도 많은 여성 선수들이 거부감을 표하기도 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2022년 6월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12세 이전에 성전환 수술을 받은 선수만 여성부 경기에 출전할 수 있다”며 규정을 강화했다. 이에 토머스는 여성부 경기 출전 자격을 회복하기 위해 CAS에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출전을 막는 것이 ‘정치적 올바름’인지, 허용하는 것이 ‘정치적 올바름’인지 명확히 말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이 문제 해결까지는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