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늦은 시작은 없습니다”
“공부, 늦은 시작은 없습니다”
  • 이미정 기자
  • 승인 2009.12.14 10:34
  • 호수 19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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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원초등학교 ‘나의주장발표대회’
중·고령 여성들이 그동안 가슴속에 담아뒀던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내는 시간이 마련됐다.

성인대상 초등학력 인정 학교인 양원초등학교가 12월 10일 양원초등학교 강당에서 ‘제4회 나의주장발표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학생들이 반평생 한글을 읽지 못한 설움과 아픔을 딛고 한글을 깨우친 감격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고자 마련됐다. 올해로 4회째다.

이날 대회에는 본선에 오른 16명의 학생들이 강단에 섰다. 이들은 전체 32학급 1300여명 가운데 치열한 예선을 거쳐 선발된 학생들.

발표한 사연도 다양하다. 김순덕(83) 어르신은 ‘공부, 늦은 시작은 없습니다’라는 주제로 4년 뒤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에도 학업을 포기하지 않고 중학교에 진학하겠다는 확고한 뜻을 피력했다.

김 어르신은 “내 나이 87세에 초등학교를 졸업한다”며 “중학교 입학을 인생의 목표로 정해 하늘이 부를 때까지 공부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젊은시절 탤런트가 꿈이었다는 오길례(64)씨는 ‘배움의 행복열차’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오씨는 “처녀시절 탤런트가 되고 싶어 오디션을 봐 연기에 합격했으나 대본을 읽지 못해 결국 그 길을 포기해야만 했다”며 “늦었다고 생각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공부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50~80대 중·고령 여성들이 다니고 있는 양원초등학교는 일반 초등학교처럼 1~6학년까지 전 학년을 갖추고 있지만 6년이 아닌 4년 만에 졸업 할 수 있는 것이 특징. 한 학년이 8개월 단위로 4년 12학기제로 운영된다.

이미정 기자 mj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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