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초 실버남성합창단 생겼다
전국 최초 실버남성합창단 생겼다
  • 이미정 기자
  • 승인 2010.01.22 15:27
  • 호수 20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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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발대식… 매주 월요일 오후 충무아트홀서 맹연습

“아이 윌 팔로우 힘~(I will follow him) 팔로우 힘 웨얼 에벌 히 매이 고우(follow him where ever he may go)”
1월 18일 늦은 오후 서울 중구 충무아트홀 6층 합창단실. 흰머리가 성성한 30여명의 어르신이 피아노 반주에 맞춰 뮤지컬 ‘시스터 액트’의 삽입곡 ‘I will follow him’을 노래한다. 중저음의 나지막하게 목소리가 하나 둘 모이면서 이내 멋진 하모니를 이룬다.

이들은 50대 이상 남성들로 구성된 실버남성합창단 ‘중구 실버뮤지컬 콰이어’.

실버남성합창단은 충무아트홀이 그동안 예술 분야에서 소외되던 중장년층의 남성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선사하고 문화적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하고자 실버남성합창교실을 마련한 것.

충무아트홀은 지난 11월 16일부터 12월 15일까지 30여명의 단원들을 모았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19일 발대식을 갖고 매주 월요일 오후 7시부터 2시간 동안 충무아트홀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다.

합창단은 지역 상관없이 음악을 좋아하는 50세 이상이면 누구나 참여 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현재 모인 단원들의 연령은 70~80대가 주를 이룬다. 전직 음악교수, 교사, 사업가, 공무원, 의사 등 서로 다른 계통에서 일을 해왔지만 노래를 좋아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어르신들이 합창단에 지원한 이유도 각양각색. 고등학교 시절 우연히 뮤지컬 영화를 보게 된 뒤 그 매력에 빠져 뮤지컬 배우를 꿈꿔왔다는 이윤영(79·서울 중구) 어르신은 “퇴직 후 뮤지컬 배우의 꿈을 이루기 위해 뮤지컬 ‘러브’ 오디션에 합격해 무대에 서는 기쁨도 맛봤다”며 “지난해부터 중구가 운영하는 실버뮤지컬단 소속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합창단 활동이 뮤지컬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지원하게 됐다”고 말했다.

해군군악대 중창단 활동을 하면서 노래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됐다는 이문용(78·서울 용산구) 어르신은 요즘 노래 부르는 재미에 푹 빠져 지낸다. 이 어르신은 “서로 다른 목소리가 하나의 하모니를 낼 때의 짜릿한 쾌감을 느낀다”며 “무대에서 쓰러지면 그보다 영광스러운 일이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대우(72·경기 양평군) 어르신은 일주일에 월·화·금요일 3차례 성악과 합창을 배우러 다닐 정도로 노래 마니아다. 이 어르신은 “노래 부르는 것이 유일한 내 삶의 낙”이라며 “노래 덕분에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합창단은 나정윤 동서울대 예술학부 교수의 지휘 아래 뮤지컬 음악, 가곡, 대중가요 등의 노래를 배운 뒤 7월 중 정기공연을 가질 예정이다. 또 지역 경로당을 비롯해 복지관, 노인회관 등을 찾아다니며 노래봉사도 펼칠 계획이다. 문의 02-2230-6651.

이미정 기자 mj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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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우 2010-02-02 12:07:00
어제는 '대한노인회안산시단원구지회' 강순근 지회장님이 합창단원 10여분을 동행하고 우리 합창단을 찾아주셨습니다. 이미정 기자님이 올리신 백세시대을 보고 한 수 배우시겠다고 찾아주셨다고 했습니다. 보여 줄것을 별러 없었지만 그 분들의 음악에 대한 열정이 가히 우리와 못지 않다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한 시간여 연습 모습을 지켜 보다가 가셨습니다. 이미정기자님 희망 넘치는 좋은 기사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