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부살피기 사업 펼쳐 ‘자살 예방’ 한마음
안부살피기 사업 펼쳐 ‘자살 예방’ 한마음
  • 관리자
  • 승인 2006.09.02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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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의 고독, 자연·이웃과 함께 즐기자

인생의 후반을 자연과 함께 살기 바라는 은퇴자나 장기 요양 환자가 늘고 있다. 자연이 만병을 치유하는 수단이자 삶의 질을 높이는 기본적 조건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농촌진흥청의 최근 조사자료에 따르면 40세 이상 도시민의 58.2%가 은퇴 후 농촌으로 이주하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퇴 후 농촌에서 살고 싶은지 물었을 때 ‘매우 많다’는 응답은 20%, ‘조금 있다’는 응답은 38.2%로 나타났다.


농림부가 1997~2003년 귀농가구를 조사한 결과 2000년부터 50대와 60대 가구주 비율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귀농가구주 가운데 50대와 60대는 각각 2001년 21.3%·4.3%에서 2003년 22.7%·13.7%로 증가했다. 특히 60대 귀농가구주 비율은 3배 이상 늘어났다.


세 번이나 암에 걸렸지만 이를 극복한 서울대 명예교수 고창순 박사는 “임종을 앞둔 말기환자의 경우 좋은 자연환경 속에서 유쾌한 스트레스를 적당히 유지하고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며 최후를 맞는 것도 좋은 일이다”고 했다.


이경덕(76세) 할머니는 서울의 아파트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시골로 다시 내려가 독거노인이 된 경우. 허리가 굽어 오래 걷지 못하는 상태지만 전원 속에서 동네사람들과 어울리는 생활이 아파트에 갇혀 지내는 것보다 더 좋다는 것.


박영자 할머니는 대구 학산 등산로에서 2년째 작은 꽃밭을 가꿔 등산객들에게 화제(본지 22호, 6월 9일자 보도)가 되고 있다. 2004년 여름, 잡풀과 쓰러진 나무로 뒤덮인 등산길 자투리땅에서 남편과 함께 정원을 가꾸던 기억을 떠올리며 꽃밭으로 가꾸었다.

 

돌멩이를 걷어내고 울타리를 쳐 가꾼 꽃밭에 꽃이 피었을 때의 기쁨은 박할머니 자신은 물론이고 오가는 등산객들의 마음의 병을 치유하고도 남았다. 급작스럽게 남편이 작고한 뒤 자연과 함께 홀로된 충격과 고독을 이겨낸 경우다.


고령화 시대에 노년세대를 나약하게 하는 고독감은 그 사는 곳이 어디든 반드시 넘어야 할 산. 경기여고 총동문회에서 이색 백수연 자리를 마련해준 정태숙(본지 26호, 7월 7일자 보도) 할머니는 32세에 남편을 잃었지만 평생을 고독을 모르고 산 경우. 오히려 혼자이기 때문에 교육자로, 사회봉사자로 더욱 활발하게 활동했다.

 

하지만 농산물 수입개방 등 농촌 기반이 무너지면서 농촌에서 평생을 살아온 고령 노인들 중 일부는 극심한 고독과 우울증으로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도 있다. 거동이 불편한데 찾아주는 자식들의 발길이 뜸하니 자연히 약한 마음이 생기는 것.


익산노인복지관 최광현 팀장은 “최근 조사결과 농촌 노인 4명중 1명이 자살충동을 느끼는 것으로 밝혀졌다”며 “노인 자살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르신들의 욕구에 부응해 국가나 사회의 공식 및 비공식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폭염 속의 농촌 독거노인들의 안부 살피기 사업을 본격화하는 전라남도의 경우는 그 모범적인 사례가 될 것 같다.


 장한형 기자 janga@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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