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간, 대한노인회를 회고하다(최종회)
박재간, 대한노인회를 회고하다(최종회)
  • 관리자
  • 승인 2010.02.05 12:10
  • 호수 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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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필준 회장, 회장임기 3년서 4년 중임으로 정관 개정

안필준 회장 재임 중 가장 두드러진 업적 중 하나는 노인회가 국가로부터 노인취업알선센터의 운영비를 보조받는 데 성공한 일이다. 2004년 3월초, 당시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은 노인폄하발언에 대한 해명을 위해 노인회 각급 회장과 접촉이 잦았다. 안필준 회장은 노인회를 방문한 정 의장에게 노인취업알선센터 운영비를 추경에 편성시켜 줄 것을 요구했다. 5월초, 안 회장과 정 의장, 김화중 보건복지부장관 등 3자 회동에서 노인취업알선센터 운영예산을 추경에 반영하도록 노력하자는 의견일치를 봤다.

그러나 예산기획처는 난색을 표했다. 안필준 회장은 같은 해 6월 4일, 이기인·이재학·조학규·김진명 등 회장단 일행과 예산기획처 장관을 방문, 노인취업알선센터 운영비 보조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협조를 요청해 긍정적인 답변을 받아냈다. 또, 시도연합회장 및 시군구지회장들이 해당지역 국회의원들을 설득해 7월 16일 노인취업알선센터 확대운영예산 22억3000만원이 국회에서 통과됐다. 배후에 정동영 의장의 숨은 노력이 있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예산확보에 따라 대한노인회는 2004년 9월부터 연합회 16개소, 지회 244개소에 노인취업알선센터를 새로 발족시켜 취업을 원하는 노인들에게 일자리를 소개하는 사업에 착수했고, 같은 해 12월말까지 단기취업 1만4287명, 장기취업 1만3690명의 큰 성과를 거뒀다. 이는 안필준 회장 체제가 이룩한 공적이다.

안필준 회장은 취임과 동시에 정관개정에 관심이 많았다. 안 회장 체제하에서는 2003년 12월 5일, 이외윤·이기인·이존하·정운태·강봉득 등을 의원으로 하는 정관개정소위원회가 발족한 후 약 2개월에 걸쳐 장관개정작업을 한 바 있다. 종전 ‘회장 임기를 3년으로 하고 연임할 수 있다’는 조항을 ‘회장 임기는 4년으로 하고 1차에 한해서 중임할 수 있다’(정관 제11조)고 개정함으로써 8년 이상 회장을 할 수 없게 했다.

문제는 부칙 제2조 ‘임원의 임기에 관한 적용례’라는 조항을 신설해 ‘임기는 시행일 이후 새로이 임기가 시작되는 임원부터 적용한다’는 단서를 마련해 현재 회장직에 있는 자는 이제부터 또 다시 8년간 회장직을 수행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았다는 점이다. 더구나 회장직 선출규정에는 현직 회장이 절대적으로 유리했기 때문에 정관개정 당시의 회장 즉, 현재 재임 중의 회장들은 12년 이상 장기집권이 가능하게 됐다. 더구나 현직 지회장 중에는 이미 10년 이상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는 분들도 적잖은데 이들의 경우 현실적으로 20년 이상 장기간 회장직에 눌러 앉게 된 셈이다.

한편 2004년도는 중앙회관 리모델링으로 인해 중앙회 사무기능이 상당한 제약을 받았다. 당초의 계획은 기존의 건물을 헐고 신축하려 했으나 공원부지에 건물 신축이 불가능하다는 규정 때문에 기존 건물을 리모델링할 수밖에 없었다. 회관 신축 국고보조금은 48억원으로 결정됐으나 리모델링 비용은 17억원 내외에 불과했다. 안춘생 전임회장 당시 공원부지라서 재건축이 불가능할 경우 새 부지를 매입해 지하 1층, 지상 7층의 건물을 지어 노인관련단체 모두를 입주시킬 계획었는데 정말 아쉽기 이를 데 없었다. 전임회장이 대한노인회 중앙회관 건립기금으로 확보해 놓은 예산까지도 국고에 반납하며 회관건립계획을 축소시켰기에 더욱 그러했다.

돈벌이를 못하는 노인들에게 있어서는 일상생활에서 교통비가 큰 부담이었다. 전철의 경우 1982년부터 노인무임승차가 허용돼 다행한 일이지만, 철도요금은 완행열차에 대해서만 할인혜택이 있었다. 고속철도(KTX) 및 새마을호 등에 대한 할인혜택은 받지 못했다.

대한노인회 중앙회가 고속철도 요금의 할인을 위해 철도청과 교섭을 벌이기 시작한 때는 2004년 6월 중순경의 일이었다. 대한노인회는 고속철도 요금도 완행열차와 동일하게 요금을 50% 할인해 줄 것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했고, 뒤이어 회장단은 철도청의 김세호 청장에게 면회신청을 했다.

그래서 2004년 7월 8일 대한노인회 측에서는 안필준 회장을 비롯해 김진명·이존하·조학규 등 부회장과 홍광식 사무총장, 그리고 철도청 측에서는 김세호 청장을 비롯해 이천세 영업심의관, 팽정광 사업본부장 등이 서울역 3층 중국관에서 회합해 65세 이상 노인에게는 고속철도 요금의 30%를 할인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전국 노인들을 위해 대한노인회가 이룩한 성과라 할 수 있다.

안필준 회장은 2004년 5월 19일에는 천안 상록리조트 대회의실에서 경로당활성화 방안에 대한 정책세미나를 개최했고, 9월 15일에는 제주도 게이트볼전용구장에서 제4회 대통령기전국게이트볼대회를 개최했으며, 10월 4일에는 장충체육관에서 제8회 노인의 날 기념행사를 거행했다. 출판사업으로는 계간지 ‘노인생활’을 회당 4만3000부씩 발간해서 전국 각 경로당에 배포했고, ‘노인회 소식지’를 매월 350부씩 발간해 시도연합회와 시군구지회에 배포했다.

안필준 회장은 2006년 2월, 제14대 회장에 재선돼 만 7년간 대한노인회 발전을 위해 헌신하며 많은 업적을 남기고, 2009년 8월 26일 직무상 과로로 타계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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