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칼럼 ] ‘취업지수 UP, 건강지수 UP, 인생 PLUS’
[현장칼럼 ] ‘취업지수 UP, 건강지수 UP, 인생 PLUS’
  • 관리자
  • 승인 2010.03.05 15:17
  • 호수 2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월영 서울 구로구지회 취업지원센터장
“따르르릉∼.” “따르르릉∼.”
“취업지원센터입니다∼.”

매일 전화벨 소리와 동시에 반사적으로 손은 수화기를 잡아들고, 반가움 가득한 목소리가 귀에 울린다. 그리고 힘찬 목소리로 전화에 응대한다.

“감사합니다! 대한노인회 취업지원센터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인가 다소 망설이는 작은 목소리로 “제가 71살인데, 일자리가 있을까요?”라는 한 어르신의 말씀이 들려왔다.

순간 머리 속에는 ‘이미 업체가 요구한 기준치를 훨씬 초과한 연령이시고, 목소리로 건강상태를 느끼건대, 취업이 힘들겠구나’는 생각이 들었다.

제한적인 일자리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심화된 현재, 어르신들의 주변 상황 등을 고려하면 쉽게 알 수 있는 편견들로 취업 가부 결론 내릴 수 있다.

하지만 다시 목소리를 가다듬고 “그럼요. 부담 갖지 마시고, 일단 오셔서 상담을 받으시고, 취업신청을 하시면 됩니다”라며 친절 멘트로 마무리했다.

그동안 취업 상담실을 거쳐 간 어르신들의 인원이 세 자리 수에 이르고 있지만, 취업의 문은 여전히 쉽게 열리지 않고 있다. 때로는 시집보내는 친정엄마의 마음처럼, 때로는 학교에 진학하는 아이의 엄마처럼 간절한 마음으로 취업이 되도록 노력해 업체에 보내드려도 건강상의 이유나 근무여건 등으로 중도 포기하는 경우도 있어 수없이 희망과 절망의 교차 쌍곡선 사이를 오가는 경험을 한다.

이에 따라 대한노인회 구로구지회(회장 김용덕) 취업지원센터는 지난해 9월 24일 20명 가량의 구직 취약 어르신을 대상으로 자신감 되찾기 교육을 실시했다. 2명이 1조가 돼 심봉사와 심청이 놀이로 목적지까지 가는 과정을 통해 협동심과 인내력 키우기 교육을 진행해 자신감과 자긍심을 갖도록 했다.

이러한 취업 현장에서의 애로사항들을 극복하고, 서로 보람과 감사를 고백하게 하는 경험도 있었는데 구로 5동에 자리한 구로도서관에 취업된 오우열·김수옥·김외순 어르신들이 그 주인공이다. 특히 도서관이 공공기관으로 근무위험도가 높지 않은 점과 보수 등의 근무조건이 기대치에 접근한 점, 그리고 봉사하고, 기여한다는 보람과 만족감이 높았다.

이 분들의 근무내용을 살펴보면, 오우열 어르신은 휴지 등 도서관 내에서 모아진 쓰레기들을 압축 처리하는 작업을 하며 김수옥·김외순 어르신께서는 도서관 내 환경미화로 근무하고 있다.

취업이 된 후에 사후관리 차원에서 다시 찾았을 때, 도서관 측에서는 어르신들이 매우 근면하고, 성실해서 특별한 관리가 없어도 될 정도로 신뢰를 갖고 있다면서 높은 만족도를 보이며, 먼저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향후에는 구직자와 구인업체 양쪽을 찾아다니는 현재의 방식을 지양하고, 전문적 지식과 기술로 무장된 강력한 인재풀을 구성해 구인업체에서 적정하고, 합당한 조건으로 어르신들을 모셔갈 수 있도록 능력과 잠재력을 개발할 수 있는 교육지원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다. 이를 위해 취업지원센터는 효과적이면서 혁신적인 마케팅 기법을 적용해야 하고,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해야 할 것이다.

구로구지회 취업지원센터의 슬로건인 ‘취업지수 UP, 건강지수 UP, 인생 PLUS’를 되새기면서 어르신들께서 취업 활동을 통해 ‘노인 4고’(老年 四苦)라고 불리는 빈고(貧苦), 고독고(孤獨苦), 무위고(無爲苦), 병고(病苦)가 없는 ‘향기로운 노년, 아름다운 노후’를 이루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그리고 그 기대와 소망이 이
뤄지도록 더욱 노력하고, 최선을 다하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