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일자리 ‘시니어카페’ 승승장구 비결은
노인일자리 ‘시니어카페’ 승승장구 비결은
  • 이미정 기자
  • 승인 2010.04.19 08:54
  • 호수 2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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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렴한 가격·매일 정기공연 가져 손님 3분의 2가 어르신들

노인일자리사업의 일환으로 선보인 ‘시니어카페’가 최고 인기를 누리는 노인일자리로 급부상하고 있다.

시니어카페는 적은 비용에 비해 큰 부담 없이 일할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되면서 시니어클럽, 복지관 등 노인일자리사업 수행기관들의 노인일자리 창출 주요 아이템으로 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하루 평균 300여명의 손님이 다녀가는가 하면 1호점에 이어 4호점까지 문을 여는 등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어 ‘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다.

▲ 덕양노인종합복지관이 운영하는 시니어카페 ‘실버데이’ 바리스타 어르신들이 환하게 웃고 있다.

서울 노원구는 지난 3월 17일 중계동 영어과학공원에 어르신들을 위한 종합문화공간인 ‘노원시니어카페’를 개관했다. 이 카페는 문을 열 연지 2주 만에 4000명이 찾은데 이어 4월 15일 현재 8000여명이 방문해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하루 평균 300여명의 손님이 카페를 찾고 있다.

현재 이곳에서는 노인일자리사업의 일환으로 60세 이상 18명의 어르신들이 개량 한복을 갖춰 입고 커피와 차를 판매 하는 등 월 36시간 근무하고 20만원의 급여를 받고 있다.

이곳에서는 다른 시니어카페와 달리 하루 한차례 오후 3시부터 1시간 동안 한때 이름 꽤나 날린 가수 출신 ‘왕년의 스타’들로 구성된 자원봉사자들이 공연을 마련해 손님으로 방문한 어르신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가격도 저렴해 60세 이상 어르신은 300〜500원으로 각종 커피와 차를 마실 수 있고, 일반인들은 시중가인 1500~2500원만 내면 된다.

노원구청 노인복지과 이기백씨는 “저렴한 가격과 매일 한차례씩 정기공연이 마련되다보니 손님 중 3분의 2가 어르신들”이라며 “시니어카페가 어르신들에게 호응이 좋아 2호점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고양시 덕양노인종합복지관이 운영하는 시니어카페 ‘실버데이’는 지난 2008년 1호점을 문 연데 이어 올 7월에는 백석동 주민문화센터 내에 4호점을 오픈할 예정이다.

▲ 노원시니어카페는 저렴한 음료 가격과 매일 열리는 정기공연으로 하루 평균 300명의 손님이 카페를 찾는다.

노인일자리 창출을 위해 복지관 한 켠에서 시작된 실버데이 1호점이 인기를 끌면서 이듬해 일산 정발산역과 주엽역에 연이어 2, 3호점을 오픈했다. 오는 7월 1일 오픈을 앞둔 4호점은 기존 실버데이 운영방식과 달리 평일에는 어르신들이 일하고, 주말에는 장애인들이 운영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곳에서는 에스프레소, 아메리카노, 카페라떼, 카피치노, 각종 과일주스 등 준비된 음료만 40여 가지가 넘는다. 가격은 1000~2000원대.

현재 바리스타로 일하고 있는 어르신만 해도 15명. 각 매장당 5명의 어르신들이 하루 3교대로 근무하고 있다. 매장수익도 천차만별이지만 하루 평균 20만원대를 웃돈다.

매장수익에 따라 다르지만 어르신들은 한 달 급여로 정부보조금 12만원을 포함해 적게는 35만~70만원을 받는다. 실버데이는 이윤을 남길 필요가 없기 때문에 재료비와 운영비를 제외한 모든 금액은 어르신들의 급여로 돌아간다. 이 때문에 최고급 커피 원두와 신선한 과일만 재료로 사용한다.

이처럼 최근 ‘시니어카페’가 인기 노인일자리 아이템으로 부각되면서 관련 기관마다 우후죽순 카페를 마련하고 있지만 철저한 준비와 시장경쟁에서 살아남겠다는 각오가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버데이도 4호점을 내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가 밑거름이 됐다. 덕양노인종합복지관 신우철 부장은 “어르신들이 젊은이들에 비해 순발력이 떨어지다 보니 기술을 익히기까지 최소한 3개월 이상이 소요된다”며 “처음엔 영어로 된 메뉴 이름 외우는 것도 쉽지 않은데다 긴장한 탓에 뜨거운 커피를 아이스커피로 잘못 제조하는 실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 노원시니어카페는 노인일자리 사업의 일환으로 60세 이상 18명의 어르신들이 개량 한복을 갖춰 입고 커피와 차를 판매한다.

실버데이가 승승장구하는 비결은 뭘까. 신우철 부장은 첫째로 철저한 시장 마인드를 가질 것을 당부한다. 신 부장은 “노인일자리라고 해서 사회가 관대할 것이란 안일한 생각은 실패의 지름길”이라며 “철저하게 시장 마인드를 갖고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시시각각 변화하는 트렌드에 맞춰 메뉴를 다양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노인일자리라는 점을 적극 활용해 유관기관, 관공서, 공공기관과 유기적인 관계를 맺을 것도 조언했다.

고객들에게 받은 만큼 사회에 환원하는 일도 잊지 않는다. 시니어데이는 지난해 수익금의 2%를 적립한 모금액 200만원을 가정 형편이 어려운 지역 초등학생 15명에게 교복비로 전달했다.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수익금 일부를 적립해 어려운 이웃에 전달할 계획이다.

신우철 부장은 “노인일자리 차원에서 시니어카페 ‘실버데이’ 가맹점을 만들어 전국적으로 넓혀나가는 것이 앞으로의 목표”라는 포부를 밝혔다.

이미정 기자 mj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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