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부머, 교육수준·사회참여 높지만 경제적 부담은 ‘여전’
베이비부머, 교육수준·사회참여 높지만 경제적 부담은 ‘여전’
  • 이미정 기자
  • 승인 2010.04.23 11:39
  • 호수 2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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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노년세대와 가치관·여가활용 달라 노인복지 패러다임 바꿔야

1955년에서 1963년 사이에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47~55세)가 올해부터 본격적인 은퇴시기를 맞았다. 특히 이들 세대는 이르면 10년 후 노인에 편입돼 현 노년세대와는 또 다른 문화를 형성해 나갈 것으로 예상돼 노인복지 패러다임이 변화가 요구된다. 이와 함께 자녀양육과 부모부양을 도맡고 있는 베이비부머들의 퇴직 후 대책마련도 중요한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 2028년, 노인인구 1100만명 현재 두 배 달해
베이비부머는 1955~1963년까지 9년에 걸쳐 태어난 세대로 대략 712만명으로 총 인구의 14.6%에 달하는 거대한 인구집단이다.

이들은 한국 전쟁 후 급격한 출산붐을 타고 태어나 산업화와 민주화, 외환위기 등 격변의 세월을 겪었으며, 소비와 생산의 주도 세력으로 부동산, 예금, 주식 등의 보유자산에서도 다른 세대를 압도했다.

베이비부머는 현 노년세대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차이점을 보인다. 인구 비율만 해도 2009년 현재 노인인구는 520만명으로 전체인구의 10.7%를 차지하고 있지만 베이비부머가 처음으로 노년기에 진입하기 시작하는 2020년에는 노인인구가 770만명으로 규모가 절대적으로 커져 전체인구의 15.6%를 차지하게 된다.

또 베이비부머가 모두 노년기에 접어든 2028년에는 노인인구가 1100만명으로 현재 노인의 두 배에 달해 전체인구 중 22.6%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처럼 노인인구의 규모나 구성비도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베이비부머는 현 노년세대보다 교육수준이 매우 높아져 약 절반 정도가 고등학교 이상의 학력을 갖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정보나 지식 습득 능력의 향상으로 이어져 자원봉사활동이나 다양한 여가활동의 확대 등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정경희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저출산고령사회연구실장은 “베이비부머들은 산업화로 인해 상당수가 고등교육의 혜택을 받았고 경제적으로도 성장기 주역으로 참여하면서 고도성장의 혜택을 누린 세대”라고 말했다.
이어 “이들 세대는 현 노년세대들과 교육수준, 가치관, 여가활용에서 다른 특성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노인복지 패러다임의 변화가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 노동력 부족·재정악화 등 부작용…퇴직 늦춰야
전문가들은 숙련된 업무능력을 지닌 베이비붐 세대가 한꺼번에 빠져나가면 노동력 부족과 기업 경쟁력 약화, 조세부족에 의한 재정악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또 자녀양육과 부모부양을 도맡고 있는 베이비부머들의 퇴직 후 대책마련도 중요한 과제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베이비붐 세대의 퇴직을 최대한 늦추는 것이라는데 대다수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한다. 이를 위해 현재 권고사항으로 돼 있는 정년을 강제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노동계와 학계는 물론 정부 일각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도 정년을 늦추는 방법의 하나로 정년 의무화를 고려하고 있다. 그러나 정년을 의무화하면 기업 부담이 만만치 않은 만큼 정부가 의지를 갖고 추진한다 해도 사회적 합의가 원만하게 이뤄질 지는 불투명하다.

실제로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우리나라 3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정년연장에 대한 기업의견’을 조사한 결과, 92.6%의 기업이 ‘정년연장 계획이 없다’고 응답했다. 반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거나 정년연령 자체를 늦춤으로써 정년을 연장하겠다는 기업은 각각 3.7%에 불과했다.

따라서 현실적 대안으로 일정 연령이 되면 임금을 삭감하는 대신 일정기간 고용을 보장하는 임금피크제를 보다 확산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이도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태원유 삼성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임금피크제 보전수당을 54세부터 신청할 수 있는데 실제 퇴직은 그 이전에 발생한다”면서 “한시적으로라도 보전수당 신청연령을 50세로 하향 조정해 50대 초반의 인력들에 대한 고용유지를 유도하는 게 좋다”고 제안했다.

이미정 기자 mj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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