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요 칼 럼] NGO에서 N자가 떨어져 나가면?
[금 요 칼 럼] NGO에서 N자가 떨어져 나가면?
  • 관리자
  • 승인 2010.06.18 13:45
  • 호수 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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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명룡 한국은퇴자협회장
2008년 3월 21일, 레만호에서 불어오는 매서운 바람이 제네바의 흐린 하늘과 함께 뼛속까지 시리게 만들었다. 한국노년층의 저임금 공공부조형 일자리임금과 기초노령연금에 관한 UN의 권고안을 받아 내기 위해 1인 시위를 하던 필자의 마음은 한국의 노년층의 보잘것없는 현실이 더 춥게 느껴졌다.

국가가 국민들의 생활의 질을 높여주기 위해 일자리관련 및 사회보험에 관한 규정을 둔 UN의 국제경제문화사회적 권리는 1960년대에 제정되어 10년의 유예 기간을 거친 뒤 실시됐다.

한국정부는 실시 20년이 지난 뒤인 김영삼 정부 시절에 가입했다. 이 규정에 서명한다는 의미는 국가가 괜찮은 일자리와 사회보험의 혜택을 국민들에게 실시하겠다는 것을 말한다.

UN 인권위는 5년마다 각국 정부로부터 이 권리의 실천사항을 보고 받은 뒤 이에 대한 심사를 걸쳐 권고안을 낸다. 이런 사안들 때문에 UN 인권위가 소재한 제네바와 ESCAP이 위치하고 있는 방콕, 뉴욕의 UN본부에는 끊임없는 NGO의 방문과 각종 시위가 벌어진다.

UN은 1945년 NGO(비정부기구)라는 단어를 정부가 아닌 국제활동을 하는 시민단체들을 지칭하는 공식용어로 채택하였다. 그 당시 UN에는 정부기구보다도 더 많은 각국 시민사회단체들이 드나들고 있었는데 그들을 지칭하는 적당한 단어가 아직 없어 UN은 필요한 대로 이들을 다양하게 호칭하다가 UN 결의를 통해 ‘NGO’로 부르기로 하였다.

그 뒤 UN은 NGO인가등록 제도를 도입하여 적절한 규제를 해 왔으며 현재 UN에 등록된 민간단체들은 약 4000여개에 이른다. 이들은 UN의 각종 회의에 참석하며 각 국민들의 의견을 표명하거나 출신국 또는 관련 국가의 정부정책에 관련된 다양한 NGO 임무에 임하고 있다.

UN에 등록된 NGO들은 UN 출입증이 발급되며 여러 가지 국제사회 관련 현안에 대해 수시로 이메일이나 우편물을 받으며, 각종 회의에 대해 참석안내를 받는다. 빈번한 모임 때문에 규모가 큰 선진국 NGO들은 뉴욕에 관련 간사를 두고 업무에 임하기도 한다.

우리 사회에서는 90년대부터 NGO라는 용어가 사용되기 시작했으며 시민단체의 틀을 갖춘 경실련, 환경연합, 참여연대 등이 결성되어 시민사회가 정착되기 시작했다. 그 후 NGO법으로 불리는 비영리민간단체법이 제정되면서 더 많은 NGO들이 출연하기 시작했다.

2000년 초 5000여개이던 등록 비영리단체는 2010년 현재 9000개를 넘어서고 있다. 그러나 사단이나 재단 형태의 단체를 제외하면 순수한 NGO는 그리 많지 않다. 그 중 국제사회와 연대하면서 행동하는 UN 등록 NGO는 10여 개 정도에 불과하다.

NGO들의 생명은 무엇보다 시민들과의 연대이며 이 연대는 정의, 진실, 공명, 공감의 바탕에서 이뤄져야 할 것이다. 그러기에 NGO들의 활동에는 진실과 함께 시민들의 의견과 함께 하는 공명과 공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공명과 공감은 NGO들에게 보이지 않는 권위를 부여해주기 때문이다.

NGO들은 자신들의 활동이나 의견을 표명할 때 정의와 진실을 포함해야 하지만 절대다수의 시민들의 생각을 왜곡됨 없이 표현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런데 6·25전쟁 60주기를 앞두고 한국의 최고 NGO로 인정받는 참여연대가 천안함 사건에 대해 정부 측과 다른 의견을 UN에 보내 우리 사회가 시끄럽다. 남북간 대립이 첨예화되어 남북관계가 악화일로에 있는 현실을 고려해 볼 때 참여연대 일부의 의견을 마치 국민 전체의 의견인양 UN에 서한을 보낸 사실은 NGO의 진정한 역할에 대해 크게 왜곡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국민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현실을 도외시했을 뿐 아니라 국내 다른 NGO들과 상의도 없이 전체 한국 시민사회를 대표해(On behalf of civil society) UN에 서한을 보낸 것은 참여연대의 리더십에 의문을 품게 만들었다.

NGO의 진정한 소명은 국민들의 보다 나은 삶을 이루게 하는 것이다.

국민들의 삶과 평화가 위협을 받게 되는 상황을 충분히 판단할 수 있어야 하고 더 큰 선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결정하고 활동할 수 있어야 한다.

NGO는 정부기구에 반기를 드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공동선을 위해 현명한 판단과 적절한 활동을 해야 하는 것이 NGO의 참된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NGO는 GO가 아니지만 사안에 따라 GO의 Neighborhood GO가 될 수도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국가안위를 위험하게 하는 무분별한 용기는 국가를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음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진실과 정의 그리고 진정한 용기는 다수의 많은 이들에게 안전과 평화 그리고 더 나은 미래를 기대할 수 있게 만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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