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칼럼]나이 듦의 아름다움
[금요칼럼]나이 듦의 아름다움
  • 이미정 기자
  • 승인 2010.09.10 14:13
  • 호수 2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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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범 한국노인인력개발원장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생활수준의 향상과 보건·의료 기술의 발달로 평균수명의 연장과 함께 노인인구가 증가할 수밖에 없음은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다. 인간의 오복(五福) 중 으뜸이 ‘장수’(長壽)하는 것이기에, 평균수명의 연장은 참으로 축복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수명이 연장됐다고 해서 진정으로 축복된 인생이라 할 수 있을까?

고리타분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오복을 누리는 것이 축복된 삶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오복이란, 아다시피 수(壽)·부(富)·강녕(康寧)·유호덕(攸好德)·고종명(考終命)이다. 오래 살고, 부유하게 살고, 건강하게 살고, 좋은 덕을 지녀 베풀며 살고, 깨끗한 죽음을 맞이하는 것을 뜻한다.

물론 이 모든 것을 누릴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사회와 개인이 함께 노력한다면 어느 정도 가능하지 않을까? 이 중 수(壽)와 고종명(考終命)은 하늘의 뜻이라 한다면, 부(富)는 개인의 노력도 필요하겠지만, 기본적인 생계유지를 위한 ‘고용과 소득의 안정적 지원’의 측면에서 사회적 책임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만약 어느 정도 경제적으로 안정된 상황이라면, 우리 인생에서 중요한 과업은 무엇일까? 그것은 ‘건강하게 좋은 덕을 지니고 베풀며 사는 삶(강녕·유호덕)을 사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올해 초부터 각계 언론에서 712만 베이비붐세대(1955~1963년 출생자·전체인구의 14.6%)의 은퇴 시작을 알리면서 이들을 사회적으로 어떻게 수용할 것인가에 대한 다양한 문제제기가 있었다.

이에 따라 ‘고령사회’나 ‘긍정적 노인상(像)’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음을 체감할 수 있다. 베이비붐세대의 주요 특성 중 하나로 현 시대의 노인에 비해 고학력이고 사회활동을 많이 해 은퇴 후에도 사회참여나 여가 욕구가 강하다는 것을 꼽는다.

이에 따라 국가적으로도 고용연장, 은퇴준비, 생활안정, 건강관리 측면에서 정책적으로 지원하고자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그렇다면 개인적으로는 어떠한 준비가 필요할까? 은퇴 후에도 적극적으로 사회에 참여하고 여가를 활용하기 원한다면, 앞서 말한 것처럼 ‘건강하게 좋은 덕을 지니고 베풀며 사는 삶’을 위한 스스로의 준비가 필요하다.

퇴임 후가 더 아름다운 대통령이라고 불리는 미국의 지미카터 전 대통령은 카터재단을 설립하고,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집을 지어주는 국제적 비영리단체인 ‘해비타트 운동’에 앞장서는 등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은 유명한 일이다.

그는 “나이 든 마흔이 되기보다 젊은 일흔이 훨씬 낫다며, 후회가 꿈을 대신하는 순간부터 늙기 시작한다”고 말했다. 지미카터의 어머니도 나이 제한이 없는 평화봉사단에 68세에 들어가 교육을 받은 후 인도로 파견돼 일하기도 했으며 85세가 돼서도 새롭게 펼쳐질 모험을 기대하며 매일 아침을 시작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신의 꿈을 이루고, 갖고 있는 것을 나누는 분들이 많다. 보건복지부와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이 지원하는 전문노인자원봉사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이모(60)씨는 34년을 금융계에서 일하다 퇴직하면서 수필작가라는 개인적인 꿈을 이루기 위해 수필을 공부해 수필작가로 등단하고, 자신의 금융지식을 활용해 취업을 앞둔 대학생을 대상으로 금융에 관한 강의도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전통적으로 환갑잔치를 하는 이유는 자신이 태어난 해로 다시 돌아올 때까지 장수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즉 다시 태어난 것을 축하하기 위해서다. 그래서 ‘인생은 60부터’라는 말도 있다. 새롭게 다시 태어난 60세라는 나이는 어쩌면 무언가에 구애받지 않고 오히려 자유롭게 자신의 꿈을 실현할 수 있는 나이일 수도 있다.

아직 건강하다면, 조금은 생활에 여유가 있다면, ‘나이 듦’을 걱정하기보다 과감하고 적극적으로 인생을 계획해 보는 것은 어떨까. 생각보다 ‘나를 필요로 하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을 것이다. 하나씩 실천해 나간다면 ‘나이 듦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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