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칼럼]환절기 불청객 ‘감기’ 조심
[전문의칼럼]환절기 불청객 ‘감기’ 조심
  • 이미정 기자
  • 승인 2010.09.13 10:16
  • 호수 26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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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향림 서울시북부노인병원 내과 과장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면서 일교차가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환절기 감기로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들도 늘고 있다.

요즘 같은 환절기에는 우리 몸이 적응을 잘하지 못해 저항력이 약해질 수 있다. 몸의 저항력이 약할 경우 바이러스 감염에 쉽게 노출되는데, 주로 목이 아프고 고열이 나며 두통과 함께 몸이 으슬으슬 떨리고 쑤시는 감기증상을 호소하게 된다.

감기는 리노바이러스(rhinovirus)가 주요 원인이다. 또 코로나바이러스, 사람파라인플루엔자바이러스, 사람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아데노바이러스, 장바이러스, 메타누모바이러스 등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으며, 면역력이 약해졌을 때 감기에 쉽게 노출된다.

환절기에 감기환자들이 많은 이유는 날씨가 춥기보다는 우리 신체가 여름철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신진대사를 촉진하는 갑상선 호르몬 분비량을 줄이는 등 열 생산을 억제하는 방향으로 몸이 적응을 했기 때문이다. 이때 일교차가 심해지면서 신체가 원래의 상태로 복귀하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이에 적응하지 못하고 저항 능력이 떨어져 감기에 노출되는 것이다.

감기 바이러스는 콧속 또는 인두나 편도를 침범해 콧물감기(콧물, 코막힘, 재채기), 목감기(인후통, 인두 건조감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면역력이 떨어질수록 증상은 빠르게 진행돼 부비동염(축농증), 중이염, 기관지염이나 폐렴 등의 합병 증세를 나타내기도 한다.

기관지 천식 환자들의 경우 일교차가 큰데다 차고 건조한 기후 때문에 기도 수축이 빈번해 발작을 쉽게 일으킬 위험이 있다. 이외에도 담배연기, 오염된 공기, 자극성 냄새, 스트레스 등에 의해서도 증상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노약자의 경우 감기의 합병증으로 기관지염, 폐렴, 축농증, 중이염 등이 올 수 있으므로 체온관리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노인의 경우 기온이 갑자기 떨어지면서 고혈압, 심장병, 당뇨병, 동맥경화증 등의 성인병이 악화될 위험성이 높기 때문이다.

감기 치료의 원칙은 ‘대증치료’다. 말 그대로 콧물이 나면 콧물이 나지 않도록 하고, 기침을 하면 기침을 줄여 주고, 열이 나면 열을 내리도록 도와주면서 이차적 세균감염에 대한 예방을 하며 환자 개체 내에서 항체가 형성돼 질병의 경과가 끝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다.

왜냐하면 현재까지는 바이러스를 직접 죽이거나 억제시킬 수 있는 약물이 거의 없어 전적으로 개체방어력에 의존해 치료할 수밖에 없는 데다 우리 몸의 면역세포가 다양한 감기 바이러스의 교차 감염에 대한 기억을 오래 간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환절기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아침·저녁 선선할 때 카디건 같은 긴팔을 입어 체온 저하를 막는 것이 좋다.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천식이 있는 사람들은 하루에 한번 집안을 환기시켜주고 주위를 청결히 하는 것이 좋으며, 미리 병원에 가서 검진을 받아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노약자의 경우 9월초부터 11월 중순 사이에 독감예방 접종을 받으면 독감을 예방할 수 있다.

감기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외출 후 손과 발을 자주 씻는다 △적당한 휴식을 취한다 △충분히 물을 마시고 영양 섭취를 잘한다 △겉옷을 준비해 체온관리에 만전을 기한다 △하루 8시간 정도 충분한 수면을 취한다 △규칙적인 운동을 실시한다 △집안의 청결상태를 유지하고 자주 환기한다 △음주와 흡연은 삼가하는 것 등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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