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천칼럼] 문화유산은 고부가 상품이다
[심천칼럼] 문화유산은 고부가 상품이다
  • 관리자
  • 승인 2006.09.29 14: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나라 참외 생산량의 60~70%가 성주참외다. 이런저런 브랜드가 있지만, 그냥 성주참외라 하면 보지 않고도 상등품으로 인정한다.

 

이런 명성에 걸맞게 지금 성주군은 참외를 특화산업으로 지정받아 첨단화, 선진화하고 있다. 100억원 가까운 참외 유통 최첨단 시설도 갖추었다고 한다.

 

농업 생산성이 크게 저하된 시대에, 이만한 농특산물을 생산하고 풍요롭게 살 수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사실 성주가 참외의 주요 산지가 된 것은 이 지역의 기후, 토양, 내륙의 산세 등과 무관하지 않다.

 

소백산맥 줄기인 가야산이 성주군의 남서쪽으로 달리고 있어 골이 깊고, 또 분지형을 이루어 참외농사 뿐만 아니라 농사짓기에 적당하다.

 

그래서 까마득한 옛날부터 이 지역에 사람이 들어와 살았다. 최근 가야국 고분이 무려 100기 이상 발견된 것도 이 지역이 살기 좋은 곳이었다는 반증이다.

 

세종대왕 차태실, 회언서원 등 문화유적도 많고, 유서 깊은 문중 종가들도 많이 있다. 종가와 대가집들이 오래 전부터 운영해온 준 문화재급 서당도 30여 개에 달한다.


그러나 이들 중 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은 고택과 서당들의 관리가 잘 안 되고 있다. 사람 살기 좋은 고장이라지만 성주도 농촌 지역이다.

 

전국적인 이농현상, 도시화로 종가 대가집들 역시 텅텅 비어 있다. 성주지역 문화유적을 둘러보면서 쓰러져 가는 서당, 고택을 숱하게 보았다.

 

쓰러지면 쓰러지는 대로 파묻히면 파묻히는 대로 문화유적으로서 가치가 있다는 주장도 있으나, 이렇게 방치하는 것은 조상은 물론이고 후손에게 못할 짓이다.


문중이나 종가가 법인을 만들어 관리하거나 종손이 특별하게 관리하지 않으면 고택·서당이 아름다운 유산이 아니라 훗날 여러 사람의 마음을 다치게 하는 분쟁 소지가 될 수 있다.

 

그렇게 인심 사나워지느니 차라리 고택·서당들을 지자체나 군 문화원에서 기증받아 관리하면 어떨까. 성주군의 경우 그것도 그리 반가운 일이 아닌 듯하다.

 

군 문화원에서 적극적인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지만 기증받을 고택·서당이 너무 많아서 기증을 한대도 예산이 고민이라는 것이다. 민생과 산업 분야에 쓸 돈도 빠듯할 터이니 이해 못 할 바는 아니다.


그러나 참외로 특화산업화 하여 연간 2000억, 3000억 소득을 올리는 것 못지않게 문화유산을 상품화하는 것도 가치 있는 일이다.

 

가야고분을 비롯하여 세종대왕 태실, 회언서원 등 문화유적 탐방 투어로 유명한 살기 좋은 고장이라는 명성을 얻는 것만으로도 3000억, 5000억 이상의 의미가 있다.

 

고부가가치 산업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성주지역 문화유적 탐방여행을 다녀오며 그런 생각을 가져보았다.

 

이번 여행프로그램을 마련한 성주군과 성주 문화원은 정확히 보고, 그 답을 제시하는 것 같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