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영화, 수용자 분석부터 초석 다져야”
“노인영화, 수용자 분석부터 초석 다져야”
  • 이미정 기자
  • 승인 2010.11.17 17:45
  • 호수 2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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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신 인하대 교수, 노인미디어 심포지엄서 주장

어르신들이 감독이 돼 영화를 만들어 상영하는 노인영화제가 올해로 세번째 열렸다. 노인문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노인영화제가 영속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노인 영화 수용자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베이비붐 세대의 성향을 파악하고 노인이 제작한 작품을 체계적으로 수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홍명신 인하대 교수(교육대학원·사진)는 11월 16일 오후 서울 종로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 ‘제2회 노인미디어 심포지엄’에서 이 같이 밝혔다.

홍 교수는 “우리나라에서는 영화와 관련해 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통계조차 제대로 갖추고 있지 않다”며 “문화콘텐츠와 노인복지가 긴밀한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우선 노인영화 수용자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인전용극장이 속속 선보이고 있지만 영화진흥위원회 등 각종 영화 이용자 조사에서 49세 이상 관람자는 조사대상에서 제외돼 왔다. 이 때문에 현재 노년층이 영화 수용자 가운데 어떠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지 모호한 상태라는 지적이다.

홍 교수는 “노인들이 어떠한 장르를 선호하는지, 1년에 몇 편이나 영화를 감상하는지, 초기·중기·후기노인의 영화 선호도와 소비행태의 차이점 등을 관찰하고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현재 노년층은 물론 얼마 후 노년층에 편입될 베이비붐 세대의 성향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이비붐 세대는 1955~1963년까지 9년에 걸쳐 태어난 세대로 대략 712만명으로 총 인구의 14.6%에 달하는 거대한 인구집단이다. 이들은 소비와 생산의 주도 세력으로 부동산, 예금, 주식 등의 보유자산에서도 다른 세대를 압도했다.

특히 이들은 이전 노년층과는 달리 높은 교육수준과 소비성향을 갖고 있어 영화의 투자자는 물론 생산자, 소비자, 비평자로서 새로운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홍 교수는 캐나다의 GCC프로젝트(영상을 통한 세대 연결) 사례를 들며 우리나라도 노인이 제작한 작품을 체계적으로 수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캐나다의 GCC프로젝트는 학생들이 노인들로부터 이야기를 수집하고 기록하는 과정에서 노인들의 기억이나 개인적인 애장품 등을 각종 멀티미디어를 통해 소개하는 과정을 통해 세대 간 소통과 연결에 기여하고 있다.

홍 교수는 “노인들이 제작한 영화작업을 젊은 세대의 학교교육이나 노인전용 방송 등과 유기적으로 연계해 국가기록의 차원에서 보존한다면 노인 개개인의 경험과 기억을 통해 역사적 기록, 세대공동체 교육이라는 다원적인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홍 교수는 애니메이션이나 영화 속에 등장하는 노인의 모습이 악하거나 또는 지나치게 희화되고 있어 노인의 이미지가 부정적으로 그려지고 있다는 점도 우려했다.

▲ ‘제2회 노인미디어 심포지엄’이 11월 16일 오후 서울 종로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렸다.

이미정 기자 mj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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