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환자 3명 중 1명 ‘당뇨발’ 고위험군
당뇨병환자 3명 중 1명 ‘당뇨발’ 고위험군
  • 이미정 기자
  • 승인 2010.11.23 10:53
  • 호수 2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한당뇨병학회, 발병률 60대 가장 많아…초기진단 중요

당뇨병 환자 3명 가운데 1명이 ‘당뇨발’(당뇨병성 족부궤양)의 단초가 되는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당뇨병학회(이사장 박성우) 당뇨병성 신경병증 소연구회(회장 고경수)가 전국 40개 병원 3999명의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 환자에서의 통증의 정도 및 삶의 질에 관한 연구’를 실시한 결과, 당뇨병 환자 가운데 33%가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을 앓고 있었다. 이는 당뇨병에서 가장 유병률이 높은 합병증으로 알려진 ‘망막이상’(34.4%) 다음으로 높은 수치다.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은 방치할 경우 뼈와 살이 썩어 들어가는 이른바 '당뇨발'로 이환돼 발이나 발가락 절단을 부를 수 있는 위험질환이다. 통상 당뇨발 환자의 80%가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을 느끼고,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을 앓은 지 3년이 되면 당뇨발이 발생할 위험률이 14배 이상으로 증가한다는 것이 학계의 보고다. 특히 요즘처럼 날씨가 추워지면 감각이 무뎌져 질환이 발병해도 잘 구분하지 못하고 방치해 당뇨발로 악화하는 경우가 흔하다.

조사결과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은 당뇨병을 앓은 지 5~10년이 된 환자에게서 가장 많이 나타났다. 이때부터 신경병증 통증이 발생해 당뇨병 유병기간 내내 지속되는 것으로 해석된다.

당뇨병을 앓은 지 10년이 넘어서면 당뇨병성 신경병증성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많아져 당뇨병을 오래 앓은 사람일 일수록 당뇨병성 신경병증성 통증 관리에 주의해야 한다고 학회는 강조했다.

◇발·다리 저림 증상 가장 많아…단순 저림증 간과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 환자에게서 가장 많이 나타나는 증상은 ‘발 또는 다리에 저린 감’(64.8%)이었다. 이 증상은 말초신경 손상 과정에서 나타나는 증상으로,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 환자들이 질환을 인지케 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다.

초기에는 심하지 않기 때문에 단순한 저림증으로 생각해 간과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저림증은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의 시작이며 이것이 점차 극심한 통증이나 무감각으로 발전해갈 수 있다.

환자들은 이밖에도 ‘발 또는 다리에 찌르는 듯한 느낌’(46.1%), ‘이불이 피부에 닿을 때 아픈 느낌’(40.8%), ‘발 피부가 건조해 자주 갈라짐’(36.8%), ‘걸을 때 발의 무감각’(35.7%),‘발 또는 다리에 화끈거리는 통증’(33.93%)’ 등 다양한 통증 증상을 호소했다.

이러한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은 환자들의 삶의 질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쳐 수면장애를 겪는 경우가 많았다. 환자들은 수면의 질을 100점으로 했을 경우 ‘충분히 많이 잠을 잤다고 느낀다’는 경우가 32.69점, ‘일어났을 때 잘 쉬었다’고 느끼는 경우는 38.27점에 머물렀다.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 환자는 경제적 부담도 크게 느꼈다. 3개월을 기준으로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이 없는 당뇨병 환자는 직·간접적 치료비용으로 36만원을 쓰지만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이 있는 환자들은 평균 55만원을 쓰고 있었다.

◇증상 인지 못해 병 악화…삶의 질 저하·경제적 손실 커

주목할 만한 사실은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 환자들 가운데 이전에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이라고 진단받은 적이 있는 사람이 고작 12.1%에 머물렀다는 점이다. 즉 환자들이 증상 인지를 잘 하지 못해 의사와 상담이 늦어지면서 병이 커지고, 이로 인한 삶의 질 저하나 경제적 손실도 덩달아 커졌다는 분석이다.

당뇨병성 신경병증성 통증 환자들의 삶의 질에 대한 만족도를 측정한 결과(100점 만점),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 환자의 만족도는 67.65점에 머물러 당뇨환자 74.29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반인의 평균점수인 90점 보다 매우 떨어져 있는 상태다.

특히, 당뇨병성 신경병증성 통증을 함께 앓는 환자들은 당뇨병만을 앓는 환자들에 비해 운동능력, 자기관리, 일상활동, 통증·불편 등에서 ‘다소 지장을 겪거나’ ‘매우 지장을 겪는’ 비율이 평균 2~3배 높았다.

‘대한당뇨병학회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 소연구회’ 고경수 회장은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은 조기에 발견하면 충분히 개선할 수 있는 질환인데도 불구하고 인식 부족으로 방치되는 경우가 흔하다”며 “당뇨병 환자에게서 발에 저린 증상이 나타난다면 가장 먼저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을 의심하고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뇨병 환자 발 관리 수칙

1. 하루 한번 자신의 발을 주의 깊게 관찰해 상처나 이상이 있는지 점검한다.
2. 담배는 혈액 순환을 나쁘게 하기 때문에 절대 금연한다.
3. 발은 따뜻한 물과 순한 비누로 매일 씻고 잘 말린 후 피부가 건조해지지 않도록 순한 로션을 발라준다.
4. 발에 잘 맞는 면양말을 매일 깨끗한 것으로 갈아 신는다.
5. 신발은 발에 잘 맞고 통풍이 잘 되는 가죽신이나 운동화를 신는다. 샌들이나 슬리퍼는 피하고 맨발은 절대 금물.
6. 겨울에는 발가락에 동상을 입지 않도록 보온이 잘 되는 양말과 신발을 신는다.
7. 발톱은 너무 짧지 않게 일자로 깎는다.
8. 매일 신발 내부를 점검해 상처 나게 하는 요인을 없앤다.
9. 다리를 꼬고 앉는 것이나 꽉 죄는 벨트나 거들 등은 혈액 순환을 나쁘게 하므로 피한다.
10. 티눈이나 굳은살을 제거하지 않는다.
11. 발에 상처가 생기거나 물집이 잡혔을 때는 반드시 의사와 상의한다.
이미정 기자 mjlee@100ssd.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