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칼럼]베이비붐 세대의 창의적 문화활동
[금요칼럼]베이비붐 세대의 창의적 문화활동
  • 이미정 기자
  • 승인 2010.11.24 09:48
  • 호수 2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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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배 연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베이비붐 세대란 전후 일정기간 대규모 출생이 이루어진 때에 태어난 사람들을 뜻한다. 우리나라는 1955년에서 1963년 사이에 태어난 약 700만명이 해당된다.

현재 전체인구의 약 15%를 차지하는 베이비붐 세대는 전후 출산장려정책에 의해 태어나 경제적으로 궁핍한 시기를 거쳤다. 교육열이 높은 부모의 영향 아래 격심한 교육경쟁을 통과했고, 1960년대 초부터 시작된 경제개발 과정의 주역으로 경제성장 신화를 창조했다. 또 빈곤한 농업기반 사회를 지식정보화와 후기 산업사회로 이행시킨 주력군이다.

가족계획사업이 시작된 1963년까지 태어난 이들 베이비붐 세대는 국가경제 재건과정에서 개인의 행복보다는 가족과 사회를 위해 희생하도록 요구받았고, 정치적으로 민주화를 향한 변혁과 심화되는 국제화와 세계경쟁 등 국내외의 급격한 변화를 겪어왔다.

이들은 높은 교육수준을 지닌 훌륭한 인적자원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경제성장의 주역답게 향상된 소득으로 1980년대 이후 아파트, 자동차, 해외여행 등 막강한 소비력을 과시하며 고도성장을 뒷받침했다.

베이비붐 세대는 기존의 노인에 비해 합리적인 사고방식과 미래지향적인 생활의식을 갖고 있으며 노년기를 자기실현의 시기로 인식하고 있다.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여유로운 삶, 그리고 사회적인 측면에서는 참여적인 삶을 영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빠른 속도의 평균수명 연장과 1980~90년대 경제위기의 영향으로 나타난 강요된 조기은퇴로 인해 은퇴기간은 예상보다 훨씬 길어졌다. 국가차원의 사회보장제도가 충분히 발전되지 못하고 전통적인 대가족체제의 지원도 축소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의 노년은 여전히 개인이 책임져야 하는 실정인 것이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후 경제적 삶을 추정해 보면 이들은 퇴직 후 사망시까지 약 25년간 은퇴기간을 갖게 될 것이고, 이 기간 중에 일부 부유층을 제외하고는 일상적 소비지출을 감당하기 위해 적어도 10년 이상 소득활동을 해야 할 것이다. 연금이 충분치 못한 상황에서 적절한 일자리가 주어지지 않는다면 이들의 경제생활은 위기에 처하게 될 것이다.

이들은 부모 효도의 책임과 자녀 양육의 책임 사이에 낀 샌드위치 세대다. 윗세대를 받드는 데 희생했으며 아랫세대를 부양하는 데 헌신했다. 그러나 정작 본인의 은퇴 후에는 개인주의의 영향을 받은 자녀로부터 부양받는 것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으며 낮은 출산율로 인해 연금 등 사회적 부양마저도 큰 기대를 할 수 없게 됐다.

이들은 또한 일부 부유층을 제외하고 개인적으로 갖는 심리적 고독감이 기존의 노인세대와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여진다. 무병장수를 원하지만 발달된 의료기술로 인해 유병장수할 가능성이 높으며, 고령이 돼도 가치관의 차이로 인해 자녀로부터 신체적 부양을 받지 못하고 노인들끼리 사는 노인주거시설(실버타운, 노인아파트 등)이나 노인의료시설(노인병원, 노인요양시설 등)에서 부부가 함께 혹은 혼자서 지내야 하는 경향이 높아질 것이다.

올해 기업의 일반적 정년연령인 55세에 달하는 1955년생들이 대량으로 은퇴를 시작하게 된다. 이들이 썰물같이 근로현장을 떠나게 됨에 따라 이로 인한 경제·사회적 파급효과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생산현장에서 노동력이 부족해지지 않을까, 보유하고 있는 금융자산 및 부동산을 일시에 처분해 자산시장에 수급 불균형을 일으키지 않을까, 사회복지비용을 증대시켜 국가재정을 압박하지 않을까 하는 문제다. 그러나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진단한 삼성경제연구원의 연구에 따르면 우려하고 있는 부정적 효과의 현실화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으로는 위기를 초래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중장기적으로는 고령화에 대비한 적절한 정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특히 베이비붐 세대가 지닌 직업전문성과 노하우, 그리고 삶의 지혜 등이 사회에 전수되지 않고 사장돼 버리는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

이에 은퇴자 개인의 행복한 삶을 지속시키고 국가 사회적으로 이들의 잠재력을 사회발전의 동력으로 재활용하기 위해 대략 5가지 영역에서 정책적 대안이 제시돼야 할 것이다. 이를 실행하기 위한 정부의 의지와 민간의 협력이 중요하다 하겠다.

첫째는 경제적으로 안정된 생활 영역, 둘째는 신체적으로 건강한 생활 영역, 셋째는 정신적으로 건강한 생활 영역, 넷째는 사회적으로 유용한 생활 영역, 그리고 다섯째는 문화적으로 창의적인 생활 영역이다.

특히 창의적인 문화생활이 중요한데, 이는 4단계로 이루어질 수 있다. 첫째는 배우기, 둘째는 즐기기, 셋째는 나누기, 그리고 넷째는 가르치기다. 즉, 노년생활을 창의적으로 보내는 방법으로 본인의 관심영역을 배우는 것에서부터 가르치는 것까지 실천한다면, 이제 바야흐로 노인은 늙은이가 아니라 진정 어르신 혹은 스승으로 다시 태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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