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한종의 시니어비즈니스]
[조한종의 시니어비즈니스]
  • 관리자
  • 승인 2010.11.26 10:11
  • 호수 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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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자와 젊은세대가 더불어 사는 은퇴자 도시

▲미국의 은퇴자도시, ‘선시티’(Sun City)
고령자를 위한 은퇴자커뮤니티가 발달한 미국에는 2만여개가 넘는 미국 은퇴자 커뮤니티를 갖고 있다. 그 중에서도 세계 최고의 은퇴자 도시이자 50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선시티’(Sun City)는 ‘은퇴자들의 천국’이라고 불릴 정도로 고령자들을 위한 종합선물세트라고 할 수 있다. 미국에서 은퇴 서남부 선벨트와 해발 약 366m에 위치해 연중 온화한 기후를 유지하고 연간 312일 이상 햇빛이 비춰 ‘선시티’라는 명칭이 유래됐다.

선시티가 있는 아리조나주는 미국 은퇴자들에게는 플로리다 다음으로 인기가 많다고 한다. 미국의 시니어주거산업 발전은 선시티 설립자인 고(故) ‘델 웹’(Del Webb)씨의 시대를 읽는 탁월한 식견에서 비롯됐다.

그는 미국의 급속한 고령화와 전후 연금 등으로 은퇴 예정자들의 경제력이 좋아지고 과학 및 의약기술 발달로 노인들이 풍요로운 노후를 즐길 것을 예상하면서 시니어를 대상으로 하는 은퇴자 도시를 설립했다. 약 1090만평(여의도의 12배 크기) 규모의 대지에 2만6000세대의 주거시설이 있고 인구 4만2000명이 거주하는 선시티는 시니어들에게 필요한 다양한 시설, 프로그램, 콘텐츠가 장점이다.

평생교육이 가능한 대학 인프라, 골프를 대표로 하는 스포츠여가, 건강과 생활의 안정을 도모할 수 있는 각종 의료시설과 상업시설, 종교시설 등이 잘 갖춰져 있다. 하지만 선시티도 오랜 운영경험 속에서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며 극복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고령자들만의 도시에서 새로운 노인 유입부족에 따른 도시로서의 정체성, 생기부족, 전 세계의 경제위기와 연관된 미국의 주택경기와 경제 침체도 선시티를 비롯한 은퇴자 커뮤니티의 미래를 불확실하게 만든다. 그래서 미국의 은퇴자커뮤니티들은 가족과 다른 세대 간 교류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고, 은퇴자들이 직접 커뮤니티 운영에 참여하고 있으며 각자 살아온 인생의 다양한 경험을 나눌 자원봉사시스템이 활성화돼 있다.

또한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선시티 문화’를 선호하는 고령자들이 신도시에 거주하는 자녀들과 쉽게 접촉하도록 학교 설립과 젊은층 타깃 상점개설 등 자녀세대도 이용할 신도시를 건설 중이다. 선시티와 미국 은퇴자 커뮤니티의 유연한 대응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고령자·장애인 더불어 사는 일본 고베 ‘행복촌’
고령자와 장애인의 특성을 배려해 일반인과 자연스럽게 함께 생활하기 편리한 유니버설디자인이 잘 반영된 일본의 행복촌은 총 62만평의 면적에 다양한 복지시설과 서비스, 여가시설, 공원 등이 구현된 통합모델이다. 오랜 준비 끝에 지역사회 복지주체간의 협력체계가 잘 구축돼 있다.

연간 국내외 관광객 약 200만명이 방문할 정도로 유명해 우리나라 지자체들의 벤치마킹 대상이기도 하다. 도시공원에서는 온천, 산책, 승마, 골프 등의 레저를, 복지시설에서는 지적장애인 통원시설, 노인성 치매질환 전문병원 등을 이용할 수 있다.

▲국제적 은퇴자커뮤니티, 중국 ‘연달국제의료건강성’
중국 북경 인근 부지면적 155만평에 몇 년간의 준비를 거쳐 올해 본격적으로 병원, 요양센터, 의학연구원, 의료교육센터, 국제회의센터 등을 갖춘 연달국제의료건강성이 들어섰다.

주거, 요양, 의료, 여가 등이 종합적으로 구현된 ‘콤플렉스’로 글로벌헬스케어와 MICE(Meeting, Incentive, Convention, Exhibition) 산업이 부각되면서 중국의 전통의학과 서양의학을 접목시켜 VIP체험요양, 음식과 주거문화에서 중국식·일본식·유럽식·미국식 등 각국의 정서가 반영된 맞춤형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의료관광 콘셉트로 접근하고 있다.

노인요양센터의 규모가 1만2000병상에 이를 정도로 유례없는 큰 규모의, 중국의 장점을 살린 국제적 은퇴자커뮤니티 모델이다.

▲우리나라 은퇴자도시 현황과 방향
전남 장흥, 전북 고창, 경북 영양, 제주도와 강원도 지자체에서 대규모 은퇴자마을을 조성하고 있다. 미국, 일본, 중국의 성공적 은퇴자 커뮤니티 구축 사례를 참고해 진정으로 고령자들이 건강하고 즐겁고, 풍요로운 노후를 보내기 위한 은퇴자커뮤니티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점을 고려해 접근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첫째, 세계보건기구(WHO)가 주창하는 유니버설디자인으로부터 출발한 고령친화도시(AFC, Age-Friendly City)의 기준을 접목해야 한다.

둘째, 비영리민간단체, 커뮤니티비즈니스, 시니어 주거·요양·의료·자산관리 등 비즈니스영역, 대학교의 평생교육시스템, 노인복지기관·단체 등 지역사회의 다양한 주체들이 갖고 있는 자원(resources)이 열린 커뮤니케이션과 윈윈파트너쉽을 통해 상호 역할분담, 보완이 이뤄져야 한다.

셋째, 가족과 세대간 교류, 공감은 물론 장애인과도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문화와 환경, 콘텐츠가 있어야 한다.

넷째, 고령자 스스로 살아온 지혜를 나눌 수 있는 자원봉사와 연계된 사회참여가 이뤄지는 커뮤니티 운영이 필요하다. 특히 사회의 주축세력으로 부각되는 베이비부머를 잘 활용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여타 산업과는 다른 시니어비지니스 및 마케팅이 갖는 산업의 속성상 복지마인드에 경영마인드를 잘 접목해 은퇴자 커뮤니티가 자체적으로 운영, 관리될 수 있는 자립성과 지속가능성을 확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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