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흥봉 前 장관, 한국사회복지협의회장 당선
차흥봉 前 장관, 한국사회복지협의회장 당선
  • 안종호 기자
  • 승인 2010.12.02 12:09
  • 호수 2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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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의·조정 기능 강화… 협의회 위상재고 및 소통에 초점

차흥봉(68) 전 보건복지부장관(세계노년학·노인의학회 차기(2013~2017) 회장)이 제30대 한국사회복지협의회장 선거에서 당선됐다. 차 당선자는 11일 30일 오후 서울시 마포구 한국사회복지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정기총회에서 재적회원 134명 중 133명이 출석한 가운데 치른 선거에서 79표를 얻어 당선이 확정됐다. 이로써 차흥봉 당선자는 내년 1월부터 3년간 한국사회복지협의회를 이끌게 됐다.
차흥봉 당선자는 “우리나라가 선진국가로 가는 길목에 있는 만큼 한국사회복지협의회를 이끌고 선진 복지국가로 가는 견인차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밝혔다.
16개 시·도사회복지협의회를 비롯한 직능단체, 보건·의료단체, 노인단체, 개인회원 등 총 134개 회원단체의 수장(首長)이 된 차흥봉 회장을 11월 30일 선거 직후, 한국고령사회비전연합회 사무실에서 만났다.

  

▲ 제30대 한국사회복지협의회장 당선자 차흥봉(68)  前 장관

Q. 회장 당선 소감은?

어깨가 무겁다. ‘인생은 무거운 짐을 지고 먼 길을 가는 길’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사회복지협의회는 복지 단체들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사회복지의 산실이기 때문에 내게 지워진 짐이 크고 무겁게 느껴진다. 이 짐이 나 혼자만의 짐이 아니라 모든 사회복지사들과 사회복지기관, 나아가 우리나라 복지산업의 미래가 담긴 짐이라 생각하며 임기 동안 사명감과 책임감을 갖고 내게 주어진 길을 가겠다.

Q. 어떤 각오로 협의회를 이끌 생각인가.

21세기는 우리나라와 복지산업에 있어 매우 중요한 시기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중요한 길목에 서 있는 동시에 선진 복지사회를 구현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해야 하는 시기다. 사회복지협의회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때다. 협의회가 선진복지사회를 이끌 ‘견인차’ 역할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지난 40년 동안 사회복지를 담당하는 공무원으로 1000여 곳이 넘는 복지현장을 직접 찾아다니며 보고 느낀 것들을 잊지 않겠다. ‘복지머슴’이라는 생각으로 말보다는 행동으로 실천하고, 발로 뛰는 협의회장이 되겠다. 협의회를 위해, 우리나라 사회복지 발전을 위해 3년의 임기동안 모든 열정을 쏟아 붓겠다. 무엇보다 선거 때 약속한 7대 공약은 반드시 실천할 것을 약속한다.

<차흥봉 회장 7대 공약(公約)>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위상 강화
▲사회복지전달체계 효율성 제고
▲사회복지시설 현대화
▲취약계층 복지 증진
▲사회복지 조사연구와 교육연수기능 강화
▲국제교류협력 강화
▲사회복지공동모금사업 참여

Q. 차기 회장으로서 포부와 계획은.

한국사회복지협의회의의 새로운 도약과 위상 제고에 온 역량을 집중할 것이다.

사회복지협의회는 사회복지사업법에 근거해 설립된 비영리 공익법인단체로 국내 사회복지사업기관들의 협의체다. 민간 사회복지 증진을 위한 협의조정, 정책개발, 조사연구, 교육훈련 등의 사업을 수행해야하지만 지금까지 그 역할이 미비했던 게 사실이다. 협의회 내에 약 130여개의 복지단체들이 있는데 이들을 연결하는 ‘가교’의 역할을 효율적으로 실천하지 못했다.

협의회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업무는 협의와 조정이다. 국가와 기관, 기관과 기관과의 소통을 원활하게 만드는 역할만 잘 수행해도 협의회의 위상과 역할은 자연히 강화될 것이다. 이를 위해 각 분야별 협의회 단체들을 잇는 협의·조정 역할을 강화하겠다.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기관에서 발생하는 문제점들을 적극 해결해 나가고, 이를 정부에 적극적이고 효과적으로 건의해 나가겠다.

Q. 최우선 추진 사업은?

사회복지분야를 자동차라 한다면 사회복지시설은 엔진에 해당한다. 엔진이 잘 돌아가기 위해서는 사회복지시설의 전달 체계가 잘 갖춰져야 한다. 이에 앞서 낙후된 엔진을 정비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복지시설과 시설 내 장비들을 현대화하는 등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 더불어 엔진을 움직이는 동력이라 할 수 있는 사회복지사들에게 즐거운 작업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 열악한 직장 환경을 개선하는 동시에 정당한 댓가를 지급 받을 수 있도록 사회복지사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1970년대 말까지도 우리나라는 사회복지시설에 대한 투자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그저 회원단체의 도움에만 의지하는 현실이었다. 당시 사회과장으로 재임하면서 사회복지시설 기능 보강사업과 사회복지종사자 인건비 지급을 국가에 건의, 지원을 이끌었던 기억이 있다. 복지 불모지에 첫 물길에 낸지 30년이 지난 지금, 우리나라가 선진복지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준비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정부의 정책을 끌어내고, 재정 지원을 확보하는 역할에 충실하겠다.

마지막으로 사회복지 전달체계의 중심역할을 위해 시군구 전달체계를 구축하겠다. 이를 위해 협의회 내에 ‘사회복지발전위원회’를 구성하겠다. 전임 회장을 비롯해 원로 사회복지인, 협의회 회원, 전문가들이 참여해 우리나라 사회복지의 발전을 위한 주요현안과 문제점들을 조율하고 자문하는 형태로 운영될 것이다.

Q.대정부 관계에서 협의회의 역할은.

1999년부터 2000년까지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일하면서 복지와 관련된 총체적인 살림을 맡아본 경험이 있다. 이 때문에 정부의 지원을 이끌어 낼 방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협의회가 사회복지기관들의 의견을 수렴해 정부에 전달하는 다리 역할을 수행한다면, 협의회장은 다리 위의 안내자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합리적인 정책과 대안을 마련하고, 정부가 수용할 수 밖에 없는 실질적인 내용을 제 때에 요청해야 한다. 강한 압력도 행사해야 할 것이고, 적극적인 협조도 수반돼야 한다. 40년 동안 복지 분야에 몸담았던 경험과 노하우를 살려 안내자의 역할을 잘 감당하도록 노력하겠다.

Q. 노인복지와 관련, 협의회 추진방향은.

저출산 고령화 사회에서 최대 화두는 노인문제다. 현재 사단법인 한국고령사회비전연합회장을 비롯해 서울시 노인정책전략그룹 공동위원장, 제20차 서울세계노년학·노인의학대회장 겸 조직위원장을 맡아 노인복지에 많은 연구와 노력들을 기울여 왔다. 협의회는 전체 복지 서비스를 담당하지만 그 중에서 노인복지정책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또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고령사회에서 노인복지정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노인단체들이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대한노인회, 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 한국치매협회 등 협의회 내에 있는 10여개의 노인단체들이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협의회는 수렴된 노인정책 방향을 수렴·제시하고 촉구하는 추친체 역할을 담당해 나가겠다. 이를 위해 앞서 언급한 ‘사회복지위원회’ 안에 노인복지분야 특별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이다.

Q. 2013년 세계노년학대회도 준비 중인데.

2013년 서울에서 개최되는 ‘세계 노년학·노인의학대회’를 준비하는 조직위원장이자 차기회장으로서 우리나라 노인문제와 복지정책 방향을 전 세계 전문가들과 함께 고민하는 자리로 만들겠다. 2013년이면 우리나라가 완전 고령사회로 진입하는 단계이므로 노인문제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방향을 제시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이번 대회에는 90여개국의 전세계 노인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만큼 이를 계기로 우리나라 노인단체들과 선진국들과의 국제 교류가 형성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차흥봉 회장은...

▷1942년 11월 경북 의성 출생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명예교수(1983. 3 ~ 현재)
▷한림대 부총장(1994. 6 ~ 1997. 8)
▷국민연금관리공단 이사장(1999. 2 ~ 1999.5)
▷보건복지부 장관(1999. 5 ~ 2000. 8)
▷한국노년학회장(2003. 5 ~ 2004. 4)
▷한국노인과학학술단체연합회장(2003. 5 ~ 2006. 4)
▷한국사회복지학회장(2004. 5 ~ 2005. 4)
▷제20차 서울세계노년학 노인의학대회 조직위원장
▷사회복지법인 자광재단 회장
▷한국고령사회비전연합회장
▷서울시 노인정책전략그룹 공동위원장
▷세계노년학․노인의학회 차기(2013~2017) 회장

 

안종호 기자 joy@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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