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칼럼]장수시대를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
[금요칼럼]장수시대를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
  • 이미정 기자
  • 승인 2011.02.07 11:07
  • 호수 2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명룡 한국은퇴자협회장

우리나라의 평균수명은 2008년 이미 80세를 넘어섰고, 2009년 현재 80.5세에 이르고 있다. 그렇지만 지금 현재 노년층에 해당하는 분들은 이 보다 훨씬 더 오래 살게 될 수밖에 없다.

대체로 평균 90세 이상까지는 살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고, 100세 이상을 살 수 있는 분들도 상당수가 나올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른바 지금까지 꿈같이 생각해 오던 100세 장수시대가 도래하게 된 것이다.

우리는 이와 같은 장수시대가 왔다고 좋아만 할 수 있을까? 장수시대에 갖춰야 할 조건은 경제력과 건강이다. 이 두 가지 중 하나라도 뒷받침돼 있지 않다면 장수는 복이 아니라 재앙이 될 수도 있다. 장수시대를 만난 우리는 이 두 가지 조건을 모두 해결할 수 있어야 진정한 장수국가로 세계에 자랑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근로자가 직장에서 퇴직하는 연령은 대부분 55세에서 60세다. 노년층으로 들어서자말자 직장을 그만 둬야 하는 것이다. 일부 직종에서는 길어야 65세다.

이렇게 퇴직한 분들은 이후에 마땅한 일자리가 없다. 이렇다 보니 연금으로 생활할 수 있는 사람이나 일부 노후준비가 돼있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생계대책이 막연한 것이다. 이렇게 봤을 때, 직장생활을 하든 사업을 하든 일생동안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기간을 30년 내외로 잡으면 은퇴 후에는 그 보다 훨씬 더 긴 40~50년간 생활고에 시달리다 죽을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와 같은 현실은 개인적인 불행은 물론이고, 국가적으로도 장차 무거운 짐이 돼 국가재정을 압박하게 될 것이 확실하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은 무엇보다 노년층에게 일자리를 마련해 주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노년층을 위한 재취업 시장은 열악하다.

지난해 하반기 한국은퇴자협회가 실시한 ‘준·고령자 재취업실태 및 훈련수요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대상 200개 기업체 중 72%가 ‘50세 이상 준·고령자를 채용할 의사가 있다’고 응답했다.

그런데 ‘채용하겠다’는 직종을 보면 24.4%가 시설경비나 건물관리였고, 약 16%는 단순노무 또는 미화원이라고 응답했다. 이외에도 영업판매직이 10.6%, 주방보조나 지하철을 이용하는 택배직이 10.2% 그리고 주차관리가 9.8%였다.

특이한 것은 ‘전기 및 설비기술자격증을 갖고 있는 사람을 원한다’는 응답이 13%였다. 이러한 업체들도 52%는 당장은 채용계획이 없고, 채용하겠다는 업체도 31.5%가 결원이 생기면 1~3명 정도만 채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러한 조사결과는 우리나라 노년층의 취업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단적으로 말해 주고 있으며, 동시에 재취업시장이 주로 사용자가 필요할 때 잠시 채용했다가 해고할 수 있는 단순근로자를 찾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나마 전문기술자격증이 있어서 그 방면의 경력이 많은 사람은 재취업이 다소 용이하다는 사실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채용의사를 밝힌 업체도 연령이 60세가 넘은 사람은 채용을 꺼린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정치계는 올해 초부터 복지논쟁으로 시끄럽다. 각 정당이 경쟁적으로 무상급식, 무상의료, 무상양육에다 반값 등록금 등을 복지정책이라고 내놓고 있다. 그러나 잠시 노년층의 암담한 현실을 한번 돌아보라. 언제까지 이렇게 방치해 둘 것인가.

고령층을 위한 재취업은 시장에만 맡겨서는 안 된다. 정부가 적극 나서서 고령층 취업시장에 개입해야 한다. 의무고용비율을 정하고, 고용인원에 따라 보조금을 지급하고, 세제혜택도 줘야 한다. 그리고 기업이 고령층을 고용하는 것이 득이 된다는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것이 장수시대를 맞이하는 우리나라가 살 길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