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거나 더하지 말고 나누는 삶을 살자
빼거나 더하지 말고 나누는 삶을 살자
  • 안종호 기자
  • 승인 2011.02.15 09:28
  • 호수 2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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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순 기자/전북 김제

‘님’이란 글자에 점 하나를 찍으면 ‘남’이란 글자가 된다. 또 ‘돈’이란 글자에서 받침을 빼면 ‘도’가 된다. 점 하나와 받침하나의 차이로 전혀 다른 의미, 도저히 함께 할 수 없을 것 같은 단어가 만들어진다. 하지만 이와 같은 일들이 오늘의 대한민국에서는 우스운 헤프닝처럼 매일 벌어지고 있다.

민의의 전당이라 불리는 국회에서는 욕설과 몸싸움이 난무하고, 국민을 대표하는 인물을 뽑기 위해 실시되는 청문회는 온통 부정과 비리로 얼룩져 있다. 임기를 마친 정치인들이나 대기업 총수들은 마치 하나의 통과 의례처럼 감옥에 다녀온다. 대형교회의 목사들이 이권 다툼으로 폭행을 저지르고, 유명 연예인들이 생명을 끊거나 마약, 도박 등에 연류되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어떤 성직자는 연봉이 6억원이란다. 정부 요직을 거친 분들은 7개월을 근무하면서 7억원이 넘는 급료를 받았다고 한다. 놀라움에 입을 다물지 못 할 정도다. 땀 흘린 만큼 댓가를 받고, 능력대로 대우를 받는다면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다. 문제는 연봉이 아니라 자기들의 정체성과 책임, 의무는 잊은 채 돈이 있는 곳을 따라간다는 것이다. 돈이 있는 곳에는 늘 부패와 패륜, 온갖 악이 함께 한다.

국민권익위원회가 공공기관 711곳을 대상으로 지난 1년 동안의 청렴도 조사를 실시했다. 역시나 기초 단체 중에서 돈이 가장 많다는 강남구가 최하위고, 부패를 수사하는 힘이 있다는 대검찰청이 꼴찌였다.

돈(錢)을 한자로 쓰면 금(金) 옆에 창(戈)이 두 개 세워진 형국이다. 창이 의미하는 것은 금을 바르게 지키라는 의미일 것이다. 즉, 돈을 벌 때는 바르게 벌어서 지켜야 하고, 쓸 때도 바르게 써야한다는 것을 뜻한다. 물질만능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원칙이다. 이 원칙을 지키지 못하고 추락하는 이들을 우리는 매일 매스컴을 통해 확인하고 있지 않은가.

반면 돈을 돈답게 가치있게 사용하는 이들도 있다. 폐지를 주어 모은 돈으로 매년 1000만원을 기부하는 할머니, 10년 넘게 전주 모 동 사무소 화단에 어려운 사람을 위해 써 달라며 돈을 갖다 놓은 얼굴 없는 독지가도 있다. 노인시설에 사시는 분이 평생 모은 재산 100억원을 나라 지키는 일에 써 달라고 기부한 일도 있다.

같은 돈이지만 자신의 욕심을 채우는 사람들의 결말은 비참하다. 하지만 남을 위해 나누는 이들의 삶은 더욱 풍요롭다. 버리고 더하는 마음은 한 마음에 공존하고 있는 것이다. 풍요로운 삶을 누리고 싶다면 감동과 감탄만 하지 않고, 생활 속에서 실천해야 한다. 다른 사람과 자신의 처지를 비교하며 남보다 더 갖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것이 아니라 함께 나누고 베푸는 삶을 살자.

현재 내가 가진 것에서 더하지도, 빼지도 말고 나눌 수 있는 작은 것들을 찾도록 노력하자. 고령사회를 앞두고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우리 노인들이 국가와 지역을 위해 나눔을 실천할 때 우리 사회는 더불어 나누는 복지사회로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다고 확신한다.

자본주의사회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이 재화다. 다만 돈을 가치있게 쓰고, 가진 것을 나눌 줄 아는 삶의 실천이 필요한 것이다. 옛 속담에 ‘개같이 벌어 정승같이 쓰라’는 말이 있다. 사회의 어른으로서 노인들이 먼저 나누고, 봉사를 실천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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