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칼럼]가족, 우리사회의 힘의 근원이 아닌가!
[금요칼럼]가족, 우리사회의 힘의 근원이 아닌가!
  • 이미정 기자
  • 승인 2011.02.28 10:59
  • 호수 2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동희 부산광역시건강가정지원센터장

얼마 전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가족실태조사 결과를 접하며 현재 한국사회를 잘 대변하고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국민 80%가 할아버지·할머니는 '우리가족'의 범주에 포함시키지 않는다는 결과 발표를 읽으며 무거운 마음을 피할 수 없었다. 가족을 어떻게 보는가에 대한 답을 내기보다는 현재 한국사회의 노인들의 자리매김을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는 안타까움과 마지막 남은 성역이자 애정의 근원지인 가족을 재해석해야 하는 과제를 받게 됐다.

사람들은 누군가의 사랑이나 배려 속에서 성장된다고 믿는다. 자신이 믿고 있는 사랑이 확인되지 않고 외롭게 혼자 서 있음을 깨닫게 될 때 사람들은 쉽게 불안해지고 많은 방황을 하게 된다.

우리의 가족은 끝임 없는 사랑과 배려가 이뤄지며 기다림이 가능한 곳이다. 비록 가정이 파괴되고 더 이상 지탱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회귀하고 싶고 그리워지는 것이 가족이 아닌가. 노인은 과거의 방향에서 자신을 찾게 된다. 그렇다면 가족은 노인에게 있어 얼마나 소중한 자원이며 힘인가.

가족의 와해 그리고 다양한 관계의 단절과 고립 등을 지켜보면서도 우리 사회는 가족의 힘을 부활시키기 위한 노력을 소홀히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가족의 문제는 단순히 기다림으로만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보다 적극적으로 가족을 위한 새로운 재설계를 시도해야 할 것이다.

시대가 바뀌고 의사소통의 방식이 변화하고 있다면 노인들도 적극적으로 변화를 시도할 수 있어야 한다. 새롭게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과학기술과 정보화를 활용해 가족의 유대를 더욱 강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배워나가야 한다. 과거 어느 시대보다 인류의 미래는 기술에 의해 많은 영향을 받는다. 가족문화가 보다 긍정적으로 지탱할 수 있도록 다양한 과학기술, 사이버 공간의 활용 등 가족의 힘을 부활시킬 수 있는 다양한 노력을 펼쳐나가야 할 것이다.

3년 전 캐나다 온타리오 주 워터루시를 방문한 적이 있다. 지역사회중심으로 가족의 건강성을 유지할 수 있는 다양한 정책을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노인 학대를 해결하는 과정 역시 가족회복에 많은 중점을 두고 가족 개개의 입장을 이해하려는 회복적 접근(Restorative Justice) 방법에 대한 논의를 활발히 펼쳐나갔다.

특히 가족의 날을 공휴일로 제정해 가족들이 함께 모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위기가정을 상담하는 기관에서도 가족의 건강성을 강조하는 슬로건을 많이 접할 수 있었다. ‘건강한 가정이 세계의 평화를 만든다!’는 슬로건에서 가족중심 도시를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는 모습을 읽을 수 있었다.

뉴질랜드 역시 가족중심의 다양한 제도를 펼치고 있었다. 청소년 범죄에는 항상 가족회의를 의무적으로 갖게 해 가족관계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갈등을 회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하고 있었고 가정폭력, 청소년 문제, 노인문제까지도 해답을 가족에서 찾고 있었다.

우리는 가족문제나 가족의 역기능 등이 대물림되는 경우를 많이 본다. 이는 궁극적으로 문제를 문제로 인식하지 않고 이를 해결하고자 하는 적극적 노력이나 개입의 부족과 가족에게 학습되는 전이와 사회 역시 가족문제를 가정의 문제로만 봐왔기 때문이다.

서양에서는 한국의 전통적 효 사상을 한국민의 가족애로 믿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가족유대는 얼마나 강하다고 보는가? 국민 80%가 할아버지·할머니는 ‘우리가족이 아니다’라고 응답하는 한국사회가 진정으로 효를 소중히 여기는 국가인가를 다시금 생각하고 반성해 보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