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년 묵은 버드나무
300년 묵은 버드나무
  • 안종호 기자
  • 승인 2011.03.07 17:39
  • 호수 26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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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재석 기자/강원 홍천

충북 청원군 문의면 성남마을 장자골에는 300년이 넘는 커다란 버드나무가 있다. 마을 입구에 자리잡은 그 버드나무는 오랜 세월 마을의 수호목으로서 역할을 해왔다. 그곳에는 할아버지 때부터 손자에 이르기까지 마을 사람들의 온갖 사연이 담겨있다. 장난감 하나 편편치 않았던 그 옛날 나무를 벗삼아 친구들과 뛰놀던 추억도 고스란히 남아 있다.

하지만 최근 이 버드나무가 고사 위기에 처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접해들었다. 급격한 환경변화와 관리소홀 때문이란다. 이에 마을 주민들은 뜻을 모아 버드나무 살리기를 마을의 숙원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다. 청주-보은 간 국도 확장공사 때 뽑아 버려질 위기도 겨우 넘겼다. 지난해 2월부터 농학박사 김홍은 교수의 도움으로 정성껏 보살핌도 받고 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수호목은 다시 생기를 되찾고 있다.

버드나무의 소생을 계기로 마을 주민들과 출향인 향우회원들은 ‘버드나무 문화회’를 조직해 마을의 번영을 위한 뜻을 펼쳐가기로 다짐했다. 이를 위해 버드나무를 중심으로한 마을행사도 마련했다. 주민들이 십시일반 모은 돈으로 옛 맛과 멋을 살리는 마을잔치를 연 것이다. 지난해 9월 10일 열렸던 ‘제1회 버드나무 문화축제’가 바로 그것이다. 이 행사는 버드나무문화회가 주관하고 푸른솔문학회와 장자골향우회에서 주최하는 지역문화행사였다.

나무 한그루를 통해 도시와 농촌 간 화합의 한마당이 열린 자리에는 고향의 정이 담뿍 담겨 있었다. 전통을 살린 음식과 함께 다양한 문화, 예술행사가 펼쳐졌다. 추운 겨울이 가고 따뜻한 봄햇살이 비추자 벌써부터 제 2회 버드나무 축제가 기다려진다. 잊혀져가는 멋과 운치를 느낄 수 있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가슴이 설렌다. 푸근한 고향의 향이 그리운지도 모르겠다.

사실 충북 청원군 옛 부터 유서 깊은 고장이었다. 이곳에는 우리나라 구석기시대의 유물인 ‘가호리’의 지석묘(支石墓)를 비롯해 금강 상류인 두루봉 동굴의 선사유적지로도 유명하다.

또 삼국시대에 축조된 양성산성(養性山城)이 있고, 문의현(文義縣)이 자리잡고 있다. 청원군은 문의 향교(文義鄕校)와 고찰, 고적, 명승지를 소재한 선비의 고장이고 문화의 애향지였다.

더불어 인근에는 대통령 여름 별장이던 청남대(淸南臺)가 있어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다. 문화유적과 한적하게 도시의 때가 묻지 않은 정취가 사람들의 발길을 멈추게 하는 곳이다.

장자골 주민들은 이러한 역사적, 환경적 장점들을 살려 ‘버드나무 문화마을’ 조성에 힘쓰고 있다. 노인학부, 여성학부, 일반학부, 청소년학부로 나눠 문화마을 조성을 위한 인재육성에 나섰다. 특히 마을 어르신들이 기억하는 민속 문화를 적극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마을에서 정을 키우고 살아온 어르신들의 발자취를 따라 자서전도 발간하고, 농사를 지으며 겪었던 희로애락이 담긴 추억담도 기록으로 남긴다는 복안이다.

또한 볼거리 중 하나라 ‘버드나무 숲 거리’도 조성된다. 이는 향토의 토종음식의 맛과 자연 속에서 느끼는 풍류의 멋을 재연해 낸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이렇게 300년된 버드나무를 중심으로 아름다운 문화 마을이 조성되고 있다. 남녀노소가 머리를 맞대고 도시와 농촌간 상생의 길을 개척할 방안을 강구하고 있는 것이다.

버드나무가 맺어준 소중한 인연. 이를 더욱 아름답게 가꾸려는 장자골 마을사람들의 이마에는 오늘도 구슬땀이 흐른다. 아름다운 무지개를 보고, 풀벌레 소리를 들으면서 고향의 낭만에 흠뻑 취할 수 있는 문화마을로의 변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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