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세가 되면 사람은 새롭게 태어난다.
60세가 되면 사람은 새롭게 태어난다.
  • 안종호 기자
  • 승인 2011.03.22 14:37
  • 호수 26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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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순 기자/천안

아프리카에는 ‘노인 한 사람이 죽으면 도서관 하나가 불 타 없어진 것과 같다’는 격언이 있다. 아프리카의 노인의식은 우리의 ‘선비정신’과 많이 닮아 있다. 나이를 먹어서 노인이 아니라 삶의 지식과 연륜이 쌓여 사회적으로 대접 받는다는 생각이 저변에 깔려있는 것이다.

과거 지역마다 동네 젊은이들의 규율을 담당하던 ‘호랑이 할아버지’가 있었다. 하지만 현재 훈계는 고사하고, 아무 이유없이 노인들을 폭행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진정한 ‘선비정신’은 사회참여에 적극적이되 느긋하게 여유를 갖고 사람과 사물을 지켜보고 응원하는 어른의 자세를 갖춘 것을 뜻한다.

은퇴 후 우리에게는 제2의 인생이 기다리고 있다. 60세를 전후해 사람은 다시 태어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노후에 주어진 삶은 불행이 아니라 선물이다. 따라서 얼마나 장수할 것인지를 고민하는 게 아니라 어떻게 남은 인생을 설계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자신의 의지와 노력에 따라 전혀 다른 노후를 살 수도 있다. 이를 위해 노인들은 사회적 자존감을 높이고, 더욱 활기찬 활동을 펼쳐나가야 한다.

필자는 ‘마지막 떠나는 그 날까지 절대 눕지 않는다’는 원칙 아래, 건강한 생활습관을 기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늘 허리를 곧게 펴고 바른 자세를 유지하기 위해 애쓴다. 걸음걸이는 기운차고 씩씩하게 한다. 겨울철에도 호주머니에 손을 넣지 않고, 성큼성큼 크게 걷는다. 전철을 타도 되도록 앉지 않는다. 지하철 손잡이를 잡고 괄약근 및 하체운동을 하면서 틈틈이 건강운동을 실천한다.

매일 아침마다 거울을 보며 ‘나는 건강하고 행복하다’라고 주문처럼 외운다. 자기주도의 삶을 다짐하는 시간이다. 새로운 것에 늘 도전하고, 독서를 생활화하며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추구한다. 틈틈이 일기도 쓰고, 시도 쓴다. 메모하는 습관을 통해 희노애락(喜怒哀樂)의 추억들을 되새길 수 있다.

또한 가족들과 친구들과 다양한 문화 행사를 즐긴다. 공연장이나 전시장에 갈 때는 가장 예쁘게 차려 입고, 사진기를 꼭 지참한다. 찾아보면 노인들을 위한 무료공연이나 행사들이 생각보다 많다. 정보를 활용하면 기품 있는 노후를 설계할 수 있는 신세대 노인이 될 수 있다.

사회적으로 노인은 힘이 없고, 병약하다는 인상이 강하다. 하지만 조금만 자신을 돌보며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삶을 살아간다면 사회의 인식도 변화시킬 수 있다. 100세 장수시대에서 60대는 노인이 아니라 중장년층이다. 앞으로 30년 이상을 살 수 있지 않은가.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를 앞둔 지금, 경제력을 갖춘 60대 중년들이 노인사회에서 새로운 흐름을 만들 것이다. 경제적 자립 없이는 건강과 장수도 축복일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사회에 기부도 많이 하고, 자원봉사를 통해 떳떳하고 당당하게 사는 노인들의 모습을 기대한다.

더불어 경제 자립 못잖게 정신적 자립도 중요하다. 홀로 서기 작업도 젊어서부터 착실하게 준비해야 한다. 몸과 마음이 건강해야 주체적인 사고가 가능하고 스스로 계획한 활기찬 노년을 그려나갈 수 있다.

이를 위해 역사의 목격자인 동시에 체험자이고, 격동의 시대의 증언자로서 노인들이 할 수 있는 사회적 역할을 찾아 충실히 행하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노인은 젊은 세대에 의지하는 존재가 아니라 젊은 세대의 안내자, 상담자, 조언자가 돼야 한다.

자신을 사랑하며 가꾸고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노년은 아름답다. 노년세대만의 매력을 발견하고 개발하는 사람은 에너지가 넘치고 건강하다. 그것이 우리가 살아있음을 느끼는 생명력이고, 즐겁게 살아가는 힘(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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