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의 제 1공리(功利) ‘움직여야 한다’
장수의 제 1공리(功利) ‘움직여야 한다’
  • super
  • 승인 2006.08.17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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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체가 살아있다는 증거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움직인다’는 너무도 명명백백하고 간단한 사실이다.

 

아무리 겉으로 움직이지 않는 듯 보여도 속으로는 기초대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움직인다’는 생명의 본질적 공리는 세상의 모든 생명체에게 적용될 수밖에 없다.

 

또한 살아있는 개체들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무엇보다도 살 수 있는 한 살아 남아 버티어 내려는 본질적 욕구를 충족하고자 하는데 있다.

 

즉 생명체의 목표는 오래오래 살아남는 것이다. 아무리 살려고 해도 환경적 천재지변이나 인위적 사고에 의하여 얼마든지 생명이 중단될 수 있기 때문에 개체가 산다는 것보다 살아남는다는 표현이 어쩌면 더 정확할지도 모른다.


인간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보다 오래 건강하게 살아남아 소위 ‘장수(長壽)’를 노래 부르기 위해서는 사람도 여러 가지 주변의 환경적 사회적 변인을 이겨내고 살아남아야 한다.


그렇다면 인간의 생존을 통해 장수를 이루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체는 무엇일까? 답은 너무도 간단하다. 바로 ‘움직여야 산다’는 생명의 제 1공리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이다.


생체에서 운동을 주관하는 근골격계의 특성을 살펴보면 더욱 놀라운 진실을 보게 된다.

 

생체에는 골격근, 평활근, 심근이라는 세 가지 종류의 근육이 있다. 이 중 평활근과 심근은 불수의근(不隧意筋)이고, 골격근은 수의근(隧意筋)이다.

 

즉 골격근은 우리의 뜻에 따라 움직일 수 있는 근육이라는 의미다. 그런데 골절이라든가, 중환으로 오랫동안 골격근을 사용하지 않게 되면 바로 불용성 근육위축이 초래되어 근육이 거의 없어지고 피골이 상접한 모습을 보이게 됨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심근이나 평활근에는 이런 ‘위축’이라는 것이 본질적으로 없다. 따라서 뜻을 가지고 움직여야 하는 근육을 움직이지 않으면 생체에서 이내 퇴화, 위축되어 버린다는 진실은 무슨 의미인가?

 

우리의 골격근은 반드시 계속 움직여야 한다는 너무도 분명한 메시지이다. 과거의 미스터 유니버스, 미스터 코리아의 우람한 체구가 무슨 의미가 있는가? 지금 내가 건강한 신체를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더욱 흥미로운 사실은 골격근 자체는 기억력이 없다는 점이다. 따라서 아무리 세계적인 악기 연주의 대가이더라도 끊임없이 연습하지 않으면 이내 연주능력을 상실하게 되고 만다는 사실 또한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와 같이 골격근에는 기억력이 없기 때문에 반드시 뇌신경이 지배하는 대로 움직이게 되어 있다. 따라서 모든 움직임에는 의지가 개입되어야만 하는 소이(所以)가 있다.


그러므로 살기 위해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지만, 단순하게 그냥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뜻을 가지고, 목적을 향해 움직이는 것이 보다 바람직함을 가르쳐 주고 있다.

 

따라서 사람들이 희구하는 장수를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나이가 들어도 뜻을 가지고 할 수 있는 일, 몸을 움직여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서 해야 한다. 무작정 단순한 생계유지가 아닌 보다 사회봉사적인 나눔의 일을 찾는 것도 바람직한 일이라고 본다.


이와 함께 운동의 중요성은 나이가 들어갈수록 더욱 커진다. 골격근에는 불용성 위축도 있지만 노화에 따른 자연적 위축도 뒤따르기 때문에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도 나이가 들어갈수록 운동을 더욱 열심히 해야 한다.

 

건강목적의 단순한 운동을 위해서도 갇혀진 공간에서의 기계적이고 반복적인 운동보다는 열린 자연환경을 향유하며 동료들과 함께 하는 운동이 보다 효과적이다.

 

그러나 이 모든 운동들은 일주일에 한번, 한달에 한번씩 하는 과도한 운동보다 적은 강도라도 매일 계속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바로 생명현상의 가장 중요한 진실은 생명이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다. 생명현상에서 과거란 기억에 남는 의미만 있을 뿐, 실제개체의 구석구석에는 오로지 현재라는 명제만이 자리잡고 있다.


실제로 백세 장수하시는 많은 분들을 찾아보면서 한결같이 느끼는 것이 모두 지금도 부지런하게 움직이고 계신다는 것이다. 움직이지 못할 정도의 와상 노인을 제외하고는, 백세인들을 찾아뵐 때마다 새벽에 가든, 낮에 가든, 저녁 무렵 가든 대부분 벌써 또는 아직도 밭에서 일하고 계시는 모습을 봤다.


전남곡성군 석곡면에서 만난 이판순 할머니(100세)는 “우리나라 노인들 문제가 많아, 늙었다고 일하지 않고 빈둥대, 나이가 들어도 일해야지”라고 일갈하시면서 여전히 밭농사를 혼자 짓고 계셨다.

 

강원도 횡성군에서 만난 권순경 할아버지(98세)는 당신이 스스로 개발한 맨손 체조를 지금도 하루에 열댓 번씩 하시고, 여전히 밭일이며 집안일을 손수 다하시는 열정을 가지고 계셨다.


백세장수인들 중 상당수는 일흔 여든 넘은 자식들보다 정정하고 부지런하신 분도 계시고, 여전히 이웃 일에 참견하시면서 본인의 뜻을 적극적으로 펴고 계시는 현장을 많이 목격하면서 ‘생명의 제 1공리(功利)-움직여야 한다’는 진리를 다시 한번 새롭게 느낀다.

 

그러나 이런 움직여야 한다는 공리(功利)는 단순히 육체만을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마음까지 같이 움직여야 한다는 엄연한 불가분의 상관성을 가지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실제로 백세장수인들의 적극적인 삶의 의지와 능동적인 생활참여 태도는 이들이 ‘움직여야 한다’는 생명의 제 1공리(功利)를 가장 충실하게 따르고 있음을 분명하게 가르쳐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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