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심 회장의 “노인에 대한 인식을 바꾸자” 기고를 읽고
이심 회장의 “노인에 대한 인식을 바꾸자” 기고를 읽고
  • 안종호 기자
  • 승인 2011.04.04 16:50
  • 호수 26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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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요숙 알파색채(주) 대표이사

백세시대 4월 1일자 제262호 3면에 게재된 대한노인회 이 심(李 沁) 회장의 특별기고 '노인에 대한 인식을 바꾸자'를 읽고 느낀 바가 컸다. 무엇보다 노인을 우대하고 배려하기 위해 제정된 다양한 국가 정책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

동방예의지국(東方禮義之國)으로 불리며 효를 최고의 덕(德)으로 여겼던 우리나라지만 노인 관련 정책들에 있어서는 아쉬운 점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대부분의 노인복지정책은 노인들의 실질적인 필요보다는 성과위주로 편성돼 있다. 질보다는 양적인 측면에 집중돼 있어서 안타까운 마음도 크다. 특히 고령화 추세는 한국사회가 맞아야 할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사회문제로 다루는 일부 언론의 시각도 개선돼야 할 점이다.

최근 지하철 무임승차 논란이 신문 지상에 자주 오르내렸다. 필자 또한 무임 대중교통 이용 혜택을 받는 한 사람으로서 어떤 논의들이 오고가는지 더 관심을 갖고 지켜보게 됐다. 결론은 무임승차에 대한 기존 방침을 그대로 고수하는 것으로 매듭됐지만 선택적 복지와 경제적 측면에서 노인무임승차를 반대하는 의견이 많은 현실도 접하게 됐다.

왜 이러한 논의들이 벌어지는 것일까. 이는 노인을 단순히 나이 들어 늙은 사람으로 생각하는 인식이 크기 때문인 것 같다. 하지만 필자는 노인을 ‘노하우를 가진 인력’으로 정의하고 싶다. 인생의 경륜과 삶의 지혜를 간직한 사회구성원이며 인력자원인 것이다.

저출산고령화 정책을 고민하기 전에 사회의 어른인 노인을 공경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미래사회에는 노인을 공경할 줄 알고, 잘 활용할 수 있는 나라가 선진국이 될 것이다. 스스로 사회의 구성원이라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 노인이라도 당당하게 사회활동을 영위할 수 있는 분위기가 우리사회에 가장 필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더불어 노인들도 사회구성원이자 어른으로서 합리적인 지하철 이용법을 보여줘야 한다. 우선 출퇴근 시간대를 피해 지하철을 이용하도록 하자. 눈치를 살피며 피해 다니자는 뜻이 아니다. 노인을 우대해 무임 교통수단을 이용할 수 있는 만큼 지하철이 붐비는 시간대를 피하는 작은 배려의 마음가짐을 갖자는 것이다. 사실 한가한 낮 시간대에 지하철을 이용하면 노인들 또한 더 여유롭고 편하게 이동할 수 있다.

가끔 퇴근시간에 지하철을 타곤 한다.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데도 어르신을 공경하는 마음에서 자리를 선뜻 양보하는 젊은이들을 보면 자식들을 보는 것 같아 안쓰러울 때가 있다. 갑론을박하며 무임승차 폐지냐 유지냐를 논하기 전에 어른들이 먼저 작은 실천을 행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이를 위해 지역 노인회관에서 무임 교통수단 이용 및 이용시간대 장려 교육을 진행하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라 생각한다.

지하철은 노인들의 발이다. 교통비 부담없이 여행과 나들이를 즐길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교통수단이다. 그나마 지하철이 있기 때문에 노인들이 움직일 수 있는 기회와 여건이 제공되는 것이다. 한가지 바람이 있다면 지하철역을 중심으로 노인들이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문화시설들이 갖춰졌으면 한다.

정부는 많은 노인정책들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진정으로 노인들의 삶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묻고, 함께 고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것이 막대한 예산을 줄이는 방법이며 선진복지국가로 발돋움하는 길이라 생각한다. 노인이 행복한 나라가 선진국가다. 노인들은 사회를 책임진다는 생각으로 보다 활동적이고, 적극적인 노후생활을 준비해야 한다. 사회구성원들은 노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전환하려는 노력을 함께 병행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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