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인생은 자원봉사로 채우자”
“제2의 인생은 자원봉사로 채우자”
  • 안종호 기자
  • 승인 2011.05.23 16:45
  • 호수 27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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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식 부산시노인복지단체연합회장

6·25전쟁 직후인 1955년부터 1963년 사이에 태어난 베이버부머 712만명의 은퇴가 지난 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100세 시대를 앞둔 지금, 평균 은퇴연령인 55세가 되더라도 왕성하게 활동할 수 있는 충분한 능력과 자질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관례상 그 나이가 되면 눈치를 보며 어쩔 수 없이 은퇴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은퇴 후 30년에서 길게는 40년을 살아야 하는 퇴직자들은 당장의 생활이 막막하기만 하다. 자녀들에게 들어가야 할 돈도 많은데 소득의 원천이 끊어졌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새로운 일자리를 찾기란 더욱 쉽지 않다. 청년실업자가 넘치는 인력시장에서 재취업이란 하늘의 별 따기보다 더 어려운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하지만 은퇴자 중에는 몇 십년을 갈고 닦은 전문지식과 기술을 가진 사람이 많다. 돈으로 살 수 없는 소중한 자산이지만 이들마저 나이라는 한계에 부딪혀 전문직 일자리를 구하는 데 한계가 있다.

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실직자 수가 408만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공식실업자가 89만명, 청년층의 취업준비생이 59만명, 55세 이후 퇴직하고 집에서 쉬는 이가 148만명, 주당 18시간 미만자가 96만명, 취직 단념자가 16만명이다.

생애 주기를 따라 생각해보면 겨우 은퇴 후에도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것이 맞다. 남은 30년의 생활을 그냥 흘려보낼 수는 없지 않은가. 30세까지가 부모의 영향 아래서 공부하는 시기라면 31세부터 60세까지는 일을 하며 가정을 꾸리는 시기다. 그리고 61세가 넘으면 사회에 기여하고 자신의 인생을 즐기는 시기가 된다. 이미 우리나라 평균 수명이 남자 77세, 여자 83.8세로 평균 80세를 넘어섰다. 머지않아 85세가 될 것이다.

특히 연금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 또 미쳐 노후를 준비하지 못한 사람들은 은퇴 후의 삶이 초조하고 막막할 수밖에 없다. 은퇴 후 제 2의 인생을 어떻게 해야 보람 있고 가치 있게 살 수 있는냐 하는 것이 노년기 우리들에게 주어진 숙제다.

노년기에는 흔히 ‘4고’를 겪는다. 그 첫째가 소득상실의 고통, 둘째가 질병의 고통, 셋째가 고독의 고통, 넷째가 역할상실의 고통이다. 이 네가지 고통은 누구도 피할 길이 없다. 고령화시대를 살아가는 그리고 준비하는 노인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정부의 관심이 더욱 절실하다.

이미 일본에서는 1974년 후생노동성이 재단법인 장수사회개발센터를 설립해 은퇴한 고령자에게 삶의 보람을 느끼게 하고 건강을 유지하도록 지원한다. 현재 일본은 5명중 1명이 65세 이상 노인인 초고령사회다. 장수개발센터는 치매나 중병을 앓는 200만명을 제외한 2267만 명에게 사회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 일자리를 제공하기보다 지역활동과 같은 자원봉사로 정신적 건강을 유지하도록 돕는다. 고령자가 만든 지역클럽만 전국에 12만6540개가 있고 805만 명이 가입돼 있다.

미국에선 고령자자원봉사 단체가 정부와 지역사회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미국은퇴자협회(AARP)는 1958년에 설립되어 지금 회원이 4000만 명으로 평균나이가 65세이다. 이들은 세무상담, 의복 수집, 독거노인 관리, 청소년 학습지도, 홈리스 안식처 제공, 저소득가정 재정관리 등 다양한 자원봉사사업을 행한다.

이제 우리나라도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법적 단체인 은퇴자봉사단체를 활성화시켜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만들고 자원봉사기관과 은퇴자를 연결시켜주는 통합네트워크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절실한 실정이다.

또한 퇴직 전 기업에서 은퇴자를 위한 프로그램을 의무화해 퇴직 후 보다 나은 삶을 꾸려 가도록 해야 할 것이다. 정부는 고용노동부, 보건복지부, 행정안전부, 교육과학기술부의 모든 노인 관련 일자리사업들을 일원화시켜 은퇴자 전문 기술뱅크를 만들어 자원봉사 활성화에 동참하도록 한다면 제 2의 인생의 삶은 행복으로 가득 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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