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61주년 특별기획]
잊혀져 가는 ‘호국보훈’… 손자손녀와 떠나는 호국여행지 7선
[6·25전쟁 61주년 특별기획]
잊혀져 가는 ‘호국보훈’… 손자손녀와 떠나는 호국여행지 7선
  • 이미정 기자
  • 승인 2011.06.17 14:58
  • 호수 27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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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이 되면 전쟁기념관에는 인파들로 넘쳐난다. 어린이, 청소년들의 방문이 줄을 잇기 때문이다. 하지만 6월, 한 때 뿐이다. 전후세대들에게 한국전쟁은 재미없는 역사이야기 정도로 치부되며, 그 중요성을 점점 상실해 가고 있다. 2008년 행정안전부가 전국 중고교생 10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한국전쟁이 북한의 남침으로 시작됐다는 사실을 아는 학생은 48.7%에 불과했다. 또 우리나라 안보에 가장 위협적인 국가로 북한(24.5%)보다 미국(28.4%)과 일본(27.7%)을 더 많이 꼽았다. 지난해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대학생 43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7.4%가 한국전쟁이 발생한 연도조차 모르고 있었다. 우리나라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페이지를 구성하고 있는 한국전쟁. 전쟁의 고통과 분단의 아픔을 다음 세대에게 전하는 것 또한 전쟁세대의 사명이다. 호국보훈의 달 6월, 자녀세대와 함께 한국전쟁의 상흔을 간직한 역사의 현장을 둘러보는 시간은 그래서 더욱 의미 있다. 호국영령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고 평화의 소중함을 깨우칠 수 있는 호국여행지 7곳을 추천한다.

 
1, 6·25 결사 항전지… 경북 칠곡군

▲ 다부동전적기념관
▲‘다부동전적기념관’
한국전쟁 때 경북 칠곡은 격전지였다. 낙동강을 사이에 두고 대구를 빼앗으려는 북한군에 맞서 국군과 미군이 치열한 혈투를 벌인 곳이다. 다부동은 낙동강 방어선 중에서도 가장 치열했던 전장으로 이 전투에서 숨진 전사자만 남과 북을 합해 3만4000명에 이른다.
‘다부동전적기념관’은 다부동 왜관전투에서 숨진 호국영령들을 위로하고 후손들에게 동족상잔의 참상을 일깨워주기 위해 1981년 건립됐다. 6개의 전시관으로 구성된 기념관에는 전투 당시 사용됐던 권총과 수류탄, 남침 지령문, 피에 젖은 태극기 등 각종 장비와 기록물들이 전시돼 있다. 또한 당시 남북한군 군사력 비교, 인민재판 과정, 민간인 학살 장면, 인천 상륙작전 전개 과정 등 역사적 사실을 상세히 알 수 있다. 기념관 밖에는 한국전쟁의 참상을 말해주는 조지훈 시비와 다부동전승비, 구국용사충혼비, 구국경찰충혼비 등이 있다. 주위에 6·25전쟁을 의미하는 6.25km로 조성된 탐사코스가 있어 당시 상황을 체험할 수 있다.
홈페이지 www.dabu.or.kr/ 무료입장/ 관람시간 오전 9시 ~ 오후 6시/ 문의:054-973-6313.

▲‘왜관지구전적기념관’
다부동전적기념관에서 10여km 떨어진 석적면 중지리에는 ‘왜관지구전적기념관’이 있다. 1950년 8월 북한군 제3사단 제105기갑사단에 맞서 미군 제1기병사단이 벌였던 처절한 낙동강 전투를 기리기 위해 1978년 건립됐다. 기념관에는 한국전쟁 당시 사용했던 무기와 개인 휴대품(철모, 수통), 전쟁고아 사진, 아직도 진행 중인 유해발굴 사진이 전시돼 있어 전쟁의 아픔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
홈페이지 www.waegwan.or.kr/ 무료입장/ 관람시간 오전 9시 ~ 오후 6시/ 문의:054-975-9155.

▲‘왜관철교’
‘왜관철교’는 왜관지구전적기념관에서 2k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 낙동강 전선까지 밀렸던 연합군이 북한군의 도하를 저지하려는 목적으로 일부러 폭파시켰던 다리여서 ‘호국의 다리’로 불리기도 한다. 1993년 전면 보수해 지금은 인도교로 사용된다. 다리의 일부 난간은 여전히 폭파된 채 비어있어 당시의 급박한 상황을 짐작케 한다.

2. 북한군 포로 17만명이 살았던 역사 현장

▲ 거제포로수용소 유적공원
▲경남 거제 ‘거제포로수용소 유적공원’
환상의 섬 거제도에도 한국전쟁의 상흔이 남아 있다. 거제도는 한국전쟁 당시 포로수용소가 있었다. 거제포로수용소에는 인민군과 중공군 포로 17만여명이 수용돼 있었다. 거제시는 전쟁의 교훈을 전하기 위해 2002년 거제포로수용소 유적공원을 완공했다. 거제포로수용소 유적공원은 포로수용소 생활을 생생하게 엿볼 수 있도록 꾸며놓은 테마공원이자 체험학습장으로 인기가 높다.
유적공원은 할리우드 영화 세트장처럼 꾸며져 있다. 포로수용소 막사, 야전병원 등 전쟁 당시 건물들을 실감나게 재현해 놓았고, 포로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사진, 의복 등의 자료도 전시돼 있다. 17만여명이나 되는 포로들의 음식을 배급하는 취사장과 노천 화장실 등을 보며 당시 포로들의 비참했던 생활상을 떠올릴 수 있다. 전시관은 한국전쟁존과 포로수용소존, 포로수용소 유적관 등으로 구성돼 있다.
홈페이지 www.geojeimc.or.kr/ 입장료 어른 3000원, 청소년 2000원, 어린이 1000원/ 관람시간 오전 9시 ~ 오후 6시/ 문의:055-639-8125.

3. 호국유물 1만점 전시

▲ 용산전쟁기념관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용산 전쟁기념관은 국내에서 가장 큰 전쟁기념관이다. 11만여㎡ 규모의 기념관에는 호국유물 1만여점이 전시돼 있다. 특히 3층에 마련된 체험학습장에는 주말이면 가족들과 단체 관람객들로 인기다.
비상대비체험관에서는 전쟁과 테러, 재난 등 비상 상황 시에 필요한 안전행동요령을 습득할 수 있다. 화학·독가스에 대비한 방독면 착용, 가상 화재진압, 민방공 경보방송, 비상시 응급전화 사용방법 등을 체험한다. 터치스크린으로 비상대비에 관한 문제를 풀고 자신의 비상대처수준을 점검, 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있다.
전장체험관에서는 6분 동안 전쟁터를 체험한다.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격전지였던 351고지 전투의 현장을 음향·조명·연막·진동 등 특수효과를 통해 재현해 냈다.
이밖에도 피란민들의 생활상을 살펴볼 수 있는 전시(戰時)생활실, 6·25전쟁에 참여했던 16개 전투부대 파병국과 5개 의료부대지원국으로 구성된 UN참전실, 우리나라 군대의 해외파병사를 정리한 해외파병실, 영상사격체험장 등 안보의식을 다잡을 수 있는 다양한 전시가 관람객을 기다린다.
야외에는 한국전쟁 때 쓰였던 폭격기, 전투기, 탱크, 미사일 등도 있다. 기념관 입구에는 복도를 따라 전사한 국군 장병 16만여명과 유엔군 장병 3만8000여명의 이름이 새겨진 명비가 있다. 전장체험관은 입장 시간이 지정돼 있고, 비상체험관은 인원에 따라 이용할 수 있는 경우가 달라지므로 사전에 확인해야 한다.
홈페이지 www.warmemo.or.kr/ 무료입장/ 관람시간 오전 9시~오후 6시(매주 월요일 휴관)/ 문의:02-709-3139, 3114.

4.유엔군 전사자들이 안장된 안보전시관

▲ 유엔조각공원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 ‘유엔조각공원’
부산 남구 대연4동에는 세계 유일의 유엔(UN)군 묘지인 유엔기념공원이 있다. 6·25전쟁 때 세계평화를 위해 소중한 생명을 바친 11개국 전사자 2300명이 잠들어 있는 곳이다. 이처럼 세계 각국의 장병 유해가 함께 안장된 곳은 세계적으로도 유일하다. 무덤마다 고인의 기록을 담은 묘비가 놓여 있고, 경내에 심어진 묘목 대부분은 각국 정부, 각 기관과 개인이 기증한 것으로 지금도 현충일을 비롯해 수시로 당시 참전했던 세계 노병들이 옛 전우를 보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 수목이 잘 조성돼 일반인들도 많이 찾는다.
유엔기념공원 옆에는 ‘조각공원’이 조성돼 있다. 한국전쟁 50주년 특별기획 유엔기념공원 국제조각 심포지엄에 참여한 6·25참전 21개국의 조각가들이 제작한 34점의 조각품을 기증받아 2001년 10월 준공했다. 이밖에 부산진구 초읍동 어린이대공원 인근에는 한국자유총연맹부산시지부가 운영하는 ‘부산통일관’이 있다. 한국전쟁 관련 자료뿐 아니라 ‘로동신문’ 등 다양한 북한 자료를 갖추고 있어 북한의 실상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홈페이지 www.unmck.or.kr/ 무료입장/ 관람시간 오전 9시~오후 6시/ 문 의:051-808-7960.

5.인천상륙작전의 성공을 기록한 곳

▲ 인천상륙작전기념관
▲인천 연수구 ‘인천상륙작전기념관’
인천 앞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인천 연수구 옥련동 청량산 자락에 자리 잡은 인천상륙작전기념관. 이곳은 6·25전쟁 당시 북한의 기습남침으로 낙동강 전선까지 후퇴할 수밖에 없었던 백척간두의 위기에서 일거에 전세를 역전시켜 대한민국을 구해 낸 인천상륙작전을 기념하기 위해 건립됐다.
6월 호국의 달을 맞아 인천상륙작전기념관은 전쟁의 아픔을 모르는 전후세대들에게 호국용사들의 유물과 기록을 생생하게 전할 수 있는 ‘6·25전쟁 유물전시회’를 7월 31일까지 연다. 기념관 제2전시실에서 열리는 이번 특별전시회에는 인천근대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유물 20여 점이 공개된다. 인천의 지명을 수놓은 당시 미군의 전투복 상의와 유엔군을 대상으로 판매한 것으로 추정되는 민속 공예품과 스카프, 손수건 등도 볼 수 있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서는 휴전을 반대하고, 통일을 열망했던 인천시민들의 모습이 담긴 ‘북진통일 국민운동 기념사진첩’이 공개돼 눈길을 끈다. 당시 인천지역 중고교생과 여성, 상이군인, 부두 노조원들이 참가한 궐기대회와 시가행진 등을 촬영한 사진들을 볼 수 있다.
매주 토요일 오후 5시, 야외공연장에서는 문화한마당도 열리는데, 마술쇼와 색소폰연주회 퓨전국악공연 과학퍼포먼스 등이 펼쳐진다. 매주 일요일 오후 2시 기념관 내 영상관에서는 무료로 영화를 볼 수 있다. 이밖에 기념관 방문객들이 6·25전쟁 참전용사에게 보내는 엽서와 리본을 전시하는 ‘감사의 글쓰기 운동’이나 태극기 만들기 등의 다양한 체험행사도 마련된다.
홈페이지 www.landing915.com/ 무료입장/ 관람시간 오전 9시~오후 6시(매주 월요일 휴관)/ 문의:032-832-0915.

6.분단의 상흔을 보여주는 현재의 ‘전장터’

▲ 임진각전망대
▲경기 파주 ‘임진각 전망대 코스’
경기 파주에는 자유의 다리, 평화의 종각, 오두산 통일전망대, 도라전망대가 있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한국 현대사의 비극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자유의 다리’는 1953년 휴전협정 때 유엔군과 국군 포로를 교환하기 위해 건립한 임시 목교로, 다리 끝 벽면엔 방문객들의 통일 기원 메시지가 담긴 천, 종이, 셔츠 등이 걸려 있다.
‘통일전망대’와 ‘도라전망대’는 서부전선 군사분계선 최북단에 자리 잡고 있는 통일안보관광지다. 망원경 수십 대가 설치돼 있어 북한 땅을 육안으로 직접 볼 수 있다. 이곳에서는 개성공단과 개성시 변두리의 모습이 선명하게 보이며, 북한의 소박한 농촌 생활과 어린 소년들의 군사훈련을 관측할 수 있다. 또 평화 누리공원에서는 통일의 염원을 담은 이색적인 조형물들을 둘러볼 수 있다.
전망대 바로 옆에는 제3땅굴이 있다. 1978년 발견된 제3땅굴은 길이 1635m, 높이 2m, 폭 2m로 시간당 3만여명의 병력이 이동 가능한 규모다. 땅굴 앞에는 분단의 역사와 자연생태계 영상을 담은 입체영상물을 상영하는 DMZ영상관과 비무장지대 관련 유물과 자료를 전시하는 전시관, 상징모형물, 기념품판매장 등이 설치돼 있다. 모노레일을 타거나 걸어서 땅굴 내부를 관람할 수 있다.
이 지역은 민간인통제지역으로 승용차의 출입이 제한되기 때문에 관람을 원한다면 파주시의 ‘DMZ 안보연계견학’ 프로그램에 참여해야 한다. 임진각관광지 또는 도라산역에서 셔틀버스를 이용해 관람이 이뤄지는데 여행코스는 도라전망대-제3땅굴-도라산역-통일촌마을로 구성된다. 통일대교를 지나 검문소 앞에 이르면 검문을 하기 때문에 신분증을 꼭 소지해야 한다. 견학에 걸리는 시간은 약 2시간 30분이며, 월요일과 법정공휴일에는 셔틀버스가 운행되지 않는다.
홈페이지 tour.paju.go.kr/ 무료입장(사전예약 불가,전망대 및 셔틀 이용시 요금 발생)/ 관람시간 오전 9시~오후 6시(국경일, 매주 월요일 휴관)/문의:임진각 관광안내소 031-953-4744.

7.평화와 생명의 땅에 보존된 역사

▲ DMZ박물관
▲강원 고성 ‘DMZ박물관’
동해안 최북단인 군사분계선과 민통선 내에 위치한 강원 고성의 비무장지대(DMZ) 박물관. 한국전쟁 발발 전후의 모습과 휴전선이 갖는 역사적 의미, 동족간 이산의 아픔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한국전쟁 관련 자료를 비롯해 인간의 손이 닿지 않아 원형 그대로 보존돼 있는 생태환경과 동식물에 관한 자료를 볼 수 있다. 또, 전쟁 발발 전후 한국의 모습과 휴전선이 생기게 된 배경과 의미, 전쟁의 아픔 등을 담은 자료들이 전시돼 있다.
호국의 달 6월부터 오는 10월까지는 상시 개관하며 관람객들의 편의를 위해 야생화 꽃길 조성, 비무장지대 철책체험과 연계한 등산로 개설 등 다양한 즐길거리와 볼거리를 제공할 계획이다. 관람 소요시간은 1시간 30분 ~ 2시간.
홈페이지 www.dmzmuseum.com/ 입장료 어른 2000원, 어린이 1000원, 청소년 및 군인 1400원/ 관람시간 오전 9시~오후 5시 30분(매주 월요일 휴관)/문의:033-681-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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