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칼럼] '통뼈'는 건강한 노년을 보장한다.
[전문의칼럼] '통뼈'는 건강한 노년을 보장한다.
  • 안종호 기자
  • 승인 2011.08.16 17:20
  • 호수 28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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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호 서울시북부병원 재활의학과장

맛 좋은 무를 선택하는 기준은 눌러보고 단단한 지 살펴보는 것이다. 그래야 보기에만 크고 맛없는 ‘바람 든’ 무를 피할 수 있다. 우리 주변에서도 ‘뼈에 바람이 들었다’며 외출을 꺼리는 어르신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사람의 신체 중에서 가장 단단한 것이 뼈. 하지만 고령층의 뼈는 가벼운 낙상에도 쉽게 골절을 당하기 때문에 행동거지 하나에도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뼈 건강과 노년의 건강생활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뼈는 10대 후반까지 멈추지 않고 성장한다. 30세 이후에는 더 이상 성장하지 않고, 강도만 강해져 최대 골량에 도달한다. 최대 골량에 이른 뼈는 처음에는 서서히 골 소실을 보이다가 여성의 경우 폐경 전 후기부터 급격한 소실을 나타낸다. 남자는 최대 골량에 이른 후 서서히 감소하다가 70대를 기점으로 급격한 골소실을 보인다.

하지만 우리 몸의 여러 뼈가 모두 같은 시기에 같은 양상을 보이지는 않아서 각 부위에 따라 각기 다른 시기에, 다른 정도로 최대 골량 형성 및 골소실을 나타낸다. 따라서 ‘골다공증’은 최대 골량이 적게 생기거나 또는 적절하게 최대 골량이 생성됐어도 골소실이 악화될 경우 유발되는 질환이라고 할 수 있다.

흔히 골다공증의 발병원인이 명확한 경우를 ‘이차성 골다공증’이라 한다. 예를들어 스테로이드를 과다 복용하거나 갑상선 기능항진증이 있는 경우, 그리고 40세 이전에 조기 폐경이 생기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반면 그 원인이 명확하지 않은 것을 ‘일차성 골다공증’이라 한다. 유전적 소인, 흡연 및 알코올 섭취 과다 등 그릇된 생활습관, 칼슘이나 비타민D 섭취 부족, 운동에 의한 골형성 자극 부족 등 수많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얽혀 골다공증이라는 질환으로 표현된다. 여성의 75%, 남성의 30~40%가 ‘일차성 골다공증’을 앓고 있다.

골다공증이 주로 발생되는 부위는 손목과 대퇴부 및 척추다. 특히 노인들에게 대퇴부 골절은 치명적이다. 학계에선 대퇴부 골절을 입은 노인의 10~20%가 1년 이내에 사망한다고 알려져 있다.

전문의들은 골다공증 고위험군에 속하는 이들은 정기적으로 골밀도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뼈가 부러진 경험이 있거나 장기간에 걸쳐 스테로이드 계통의 약이나 간질발작 치료제 등을 복용한 환자, 갑상선 기능 항진증이 있는 환자, 폐경기 이전에 난소를 제거하는 자궁 절제 수술을 받고 여성호르몬 대치요법을 실시하는 환자들이 골다공증 고위험군에 속한다.

골다공증 환자들은 골절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소리 없는 도둑’이라는 말이 있을 만큼 골다공증은 뼈가 부러지기 전까지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골다공증에 의해 골절상을 입게 되면 그 불편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심한 통증과 오랜 치료기간 때문에 일상생활로 복귀하기까지 큰 불편함을 감수해야만 한다.

골다공증의 치료는 생활 요법과 약물치료를 병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생활 요법만으로는 골다공증의 진행을 막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때 약제의 선택은 환자의 성별, 연령, 골다공증의 정도, 골절유무, 골다공증에 동반된 질환 여부에 따라 의사와 상담 후 적절하게 처방된다.

골다공증을 염려하는 노인들에게 추천하는 예방법은 비타민 복용과 적당한 운동이다. 비타민D의 결핍을 막기 위해 종합 비타민을 매일 1정씩 복용하기를 권한다. 이와 함께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골다공증이 있는 경우 달리기는 금물이며 걷기, 수영, 자전거타기 등이 적합하다.

운동을 시작하기 전엔 반드시 준비운동을 해 심박수를 증가시키고 체온을 올려 혈류량을 높여줘야 무리가 없다. 운동량은 주 2~3회 하루 1시간 정도 걷는 것이 적당하다. 그러나 평소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주 2회 이상 30분 정도 걷는 것이 좋다. 어느 정도 숙달이 된 후 운동량을 늘려가는 것이 좋고 지속적으로 실시해야 운동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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