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폐렴예방접종도 꼭 맞으세요”
“어르신, 폐렴예방접종도 꼭 맞으세요”
  • 안종호 기자
  • 승인 2011.10.07 15:14
  • 호수 28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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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병의원서 5만원 이하… 독감접종과 별개로 맞아야

▲ 어르신들이 폐렴예방접종을 맞고 있다.
최근 전국 보건소에서 65세 이상 노인에 대한 무료 독감예방접종이 실시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 계절형 인플루엔자(독감) 바이러스가 처음으로 검출되면서 독감은 물론 폐렴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어르신들의 경우 독감이 폐렴으로 악화될 경우 치료가 어렵고 자칫 생명을 앗아갈 수도 있어 각별한 주의와 예방접종이 권고되고 있다. 보건소에서 독감예방접종을 맞았더라도 별도로 동네병의원을 방문, 폐렴예방접종을 맞는 것이 좋다.

질병관리본부는 “올해 감시 첫 주(8월 28일~9월 3일)부터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검출된만큼 올해 인플루엔자가 유행할 가능성이 있다”며 “예전에 비해 노인과 만성질환자 등 고위험군은 독감 및 폐렴구균백신 예방접종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인플루엔자(독감)의 증상은 기침이나 콧물 같은 일반적인 감기(상기도 감염) 증상보다 갑작스럽게 시작되는 고열과 오한, 두통, 몸살, 전신 근육통 등이 대표적이다. 어린이의 경우 설사, 복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 설사병으로 오인되기도 한다.

독감이 위험한 이유는 그로 인한 합병증 때문이다. 독감은 탈수증, 천식, 당뇨 등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하지만 가장 흔하면서도 치명적인 합병증은 폐렴이다. 이로 인해 병원에 입원하게 되거나 심하면 사망할 수도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을 비롯해 아시아의 물개 조오련, 김수환 추기경, 패션 디자이너 앙드레김까지 모두 고령에 폐렴을 이기지 못하고 사망했다.

▲접종, 입원·치료 치사율 40%↓

2011년에 발표된 국내 한 연구에 따르면, 폐렴이 동반된 신종플루 환자의 사망률은 7.1%로, 폐렴이 동반되지 않은 신종플루 환자의 사망률(0.03%)에 비하면 236배나 급증한다.

특히 65세 이상 노인이나 만성폐질환자, 당뇨병 환자 등 만성질환자는 독감으로 인해 몸의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2차 세균질환에 감염될 가능성이 높다.

노인의 경우 이미 노화로 폐 기능과 면역력이 약해진 상태라 한번 폐렴에 걸리면 중증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고 사망위험도 크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10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폐렴으로 인한 사망률은 전년 대비 17% 증가했고, 폐렴은 총 사망원인 순위 중 6위를 차지했다. 연령별 사망원인 순위에서는 60대가 9위, 70대가 7위, 80세 이상이 4위를 차지해, 고령일수록 폐렴에 더 치명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성인에게 접종되고 있는 폐렴구균백신은 지금까지 밝혀진 90여 종류의 원인균 중에서 폐렴을 가장 많이 유발하는 23개 폐구균에 대한 항원을 함유하고 있어 예방되는 범위가 넓다. 또 폐렴구균백신 접종 환자는 미접종자와 비교해 치사율 또는 중환자실 입원율이 무려 40%나 감소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독감의 치명적인 합병증을 막기 위해서는 독감백신과 폐렴구균백신을 동시에 접종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각각 다른 팔에 접종한다. 폐렴구균백신과 독감백신을 함께 접종할 경우,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고령 환자들의 호흡기질환, 심혈관 및 뇌혈관계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과 입원률이 현저히 감소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또한 두 가지 백신을 함께 접종할 경우, 사망률 81%, 입원율은 63% 감소한다는 보고도 있다.

▲통상 65세 됐을 때 1회 접종

폐렴구균백신, 즉 폐렴예방접종은 65세 이상 노인을 비롯해 만성 심혈관질환자, 만성 폐질환자, 2세 이상 당뇨병 환자, 알코올중독자, 만성 간질환자 등이 접종대상이다.

폐렴예방접종은 만성질환이 없는 경우 65세가 됐을 때 1회만 맞으면 된다. 만약, 백신접종 당시 65세 미만이었고, 5년 이내에 백신을 접종 받은 적이 없는 65세 이상 노인은 추가접종이 권장된다. 전 생애에 걸쳐 단 한 번도 폐렴예방접종을 맞지 않았다면 우선 접종을 서두르고, 향후 의사의 지시에 따라 5년 이후 재접종해야 한다.

폐렴구균 예방백신은 보통 ‘7가 백신’과 ‘23가 백신’으로 구분한다. 총 90여 종류에 달하는 폐렴구균 균종(혈청형) 중 7가지만 예방할 수 있는 것이 ‘7가 백신’이고, 23가지 종류의 폐렴구균에 대한 예방약이 ‘23가 백신’이다.

상식적으로 ‘23가 백신’을 예방접종하는 것이 좋겠지만 기술·의학적인 문제로 인해 2세 이하 소아는 ‘7가 백신’을 4회 접종한다. 접종비는 보통 10만원씩 40만원으로 매우 비싼 편이다. 어르신들을 비롯해 2세 이상이면 가까운 동네병의원에서 ‘23가 백신’을 1회 접종하는데, 값은 3만5000~5만원 선이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선진국을 포함한 40여 개국에서는 이미 폐렴구균 백신을 국가 기본 접종으로 지정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국가필수접종이 아닌 선택접종으로 분류돼 있어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
안종호 기자 joy@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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