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발병초기부터 재활치료 하세요"
"치매, 발병초기부터 재활치료 하세요"
  • 안종호 기자
  • 승인 2011.10.19 10:45
  • 호수 29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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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능력 소실 최대한 더디게 해…운동치료도 병행

박모(81·서울 강북구) 어르신은 최근 전에 없던 건망증 증세를 보이며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예전 일은 생생하게 기억하지만 바로 어제 일이 잘 기억나지 않기 때문이다. 몇 번이고 했던 말을 반복하거나 같은 행동을 되풀이하는 일도 잦아졌다. 가끔은 수십년 간 오갔던 집을 찾지 못해 거리를 배회할 때도 있다.

박 어르신은 초기 치매증상을 보이는 것이다. 치매 발병 초기에는 뇌의 소실로 인해 인지능력이 서서히 떨어지게 된다. 이 때문에 바로 전에 있었던 일도 쉽게 잊어버리고 말을 반복해서 하는 언어장애를 겪게 된다. 심지어 일상생활에서 습관적으로 배변활동이나 요리하기 등 아주 익숙한 동작까지도 잊어버릴 때가 있다.

또 평소 익숙한 장소에서 길을 잃는 등 시공간 능력의 장애가 찾아오기도 한다. 상황이 더욱 안 좋아질 경우 쉽게 화를 내고 흥분하거나 난폭한 행동을 보일 수 있고, 환각이나 환청, 망상 증상을 보일 수 있다. 이와 함께 이유 없이 왔다 갔다 하는 배회증상을 보이거나 해가 질 무렵부터 집중력과 분별력이 떨어지는 일몰증후군을 겪기도 한다.

이때 당황한 나머지 증상을 감추거나 치료를 미뤄서는 안 된다. 초기치매는 적극적인 재활치료를 통해 인지능력의 소실을 최대한 더디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지재활치료는 손상된 뇌 기능의 회복을 위한 치료와 남아있는 기능을 이용해 소실된 기능을 회복시켜주는 방법으로 진행된다. 무엇보다 일상생활에 쉽게 적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어르신들의 기억력 회복을 돕기 위해 흔히 사용되는 방법은 카드, 화투 등을 이용해 물건이나 사건을 연관 짓게 하는 연상법이다. 더불어 날짜나 요일, 전화번호 등 일상생활에서 쉽게 알 수 있는 정보를 주고 10초, 30초, 1분 등 시간차를 두고 주어진 정보에 대한 질문을 하는 ‘시간차회생훈련’도 많이 사용된다.

이와 함께 식사하기, 옷 입기, 세수하기, 몸단장, 화장실 사용법(배변훈련) 등 일상생활 동작 훈련을 통해 독립적으로 일상생활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어르신의 인격과 자아 존중감을 향상시켜 주는 데 필요한 작업이다.

이러한 인지재활치료와 함께 근력 향상을 위한 적절한 운동치료의 병행도 필요하다. 이는 노인에게 자주 발생하는 요통, 어깨 통증, 무릎 통증 등 근골격계 통증의 예방을 위해서도 중요하다. 운동치료는 일대일 운동보다 그룹단위로 실시하는 것이 좋다.

환자의 체력과 노인성 질환을 고려해 운동을 처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노인들의 경우 주로 심폐지구력 향상을 위한 5분 ‘걷기’를 꾸준히 실시하게 한다. 더불어 근지구력 향상을 위한 ‘앉았다 일어서기’를 10~20회 반복하게 하고, 평형성 향상을 위한 ‘외발서기’를 30초~1분 정도 실시한다. 운동은 주당 2~3회 정도, 회당 20~30분 정도 실시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러한 운동치료는 치매환자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성취감을 줄 뿐만 아니라 불안과 우울증을 완화시켜 치매의 진행속도를 지연시키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일상생활에 흔히 쓰이는 용품들을 이용해 어르신들이 쉽고 재미있게 따라할 수 있는 동작들을 반복 시행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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