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당시 돌아가신 아버지를 모시는 마음으로 어르신들을 모시고 있어요.”
경기 남양주시에 거주하는 국가유공자 10여명은 일주일에 한 두 차례 방문을 활짝 열어젖힌 채 박현자(58·여·사진 왼쪽)씨를 기다린다.
의정부보훈지청 보훈도우미로 일하는 박씨가 해주는 물리치료, 빨래, 청소, 반찬 만들기 등 온갖 허드렛일도 고맙지만 전쟁의 상흔과 자신의 처지를 가장 잘 이해하는 ‘맏딸’ 같기 때문이다.
박씨가 이 일을 시작한 것은 지난 2009년 4월이다. 6·25전쟁 때 강원도 양구지구의 한 고지에서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못다한 효성 때문이었다. 전몰군경 유자녀인 박씨에게는 이들이 모두 아버지인 셈이다.더욱이 시동생인 김민수(62)씨도 월남전에 참전했다가 고엽제 후유증을 겪고 있어 전쟁의 상흔을 안고 있는 ‘아버지’들을 보살피는 데 더욱 정성을 쏟고 있다.
박씨는 10월 25일과 27일 경기북부지역 월남전 참전유공자 220명이 국가유공자증서를 받았다는 소식에 누구보다 기뻐했다.
경기북부지역의 경우 지난 6월 30일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개정·시행되면서 1만2000여명의 참전유공자의 예유가 국가유공자로 격상됐다. 월남전은 1964년부터 8년 8개월간 32만명이 참전한 우리나라 현대 역사상 첫 해외 파병이다.
박씨는 “보살피던 월남전 참전유공자 두 분이 지난해와 올해 초 잇따라 돌아가셨다”며 “하늘에서 분명히 기뻐하고 계실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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