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읽는 이슈이슈] “어르신, 가습기 살균제 쓰지 마세요”
[쉽게 읽는 이슈이슈] “어르신, 가습기 살균제 쓰지 마세요”
  • 관리자
  • 승인 2011.11.11 18:19
  • 호수 29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보건당국은 비상이 걸렸다. 최근 산모와 영유아 10명이 숨진 경우를 비롯해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례 33건이 추가로 공개됐다. 이로써 가습기 살균제가 요인으로 추정되는 원인 미상 폐질환으로 지금껏 영유아(12개월 미만) 17명, 소아(12~36개월) 4명, 산모 3명, 태아 1명과 성인 3명 등 모두 28명이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단체인 환경보건시민센터는 11월 9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신생아·임산부 등 28명 사망
추가 접수된 사례 중 임신 뒤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한 산모 백모(31)씨는 폐 섬유화가 진행돼 폐 이식 수술을 받았으며 지난해 3월 출산한 전모 양이 올해 원인불명 폐질환으로 숨졌고, 전양의 언니(5)도 폐와 심장 이식 수술을 받고 중환자실에 입원 중이다.

2~3년 전부터 겨울마다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하다 지난해 간질성 폐질환으로 숨진 최모(35·여)씨 등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성인 사망 사례 3건이 공개됐다.

피해 내용을 분석한 결과 영유아는 전체 사망자의 61%(17명)로, 폐질환을 갖게 되면 사망률이 47%에 이르는 등 특히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이날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가습기 살균제 제품 20종류의 명단을 공개하고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국회의원, 의료인, 대학교수 등 각계 사회인사 48명은 선언문을 통해 “문제의 가습기 살균제 제품을 강제 회수하고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질병본부, “실험쥐 폐도 딱딱하게 굳어”
이에 앞서, 전병율 질병관리본부장은 11월 4일 “가습기 살균제를 들이마신 실험쥐의 폐가 딱딱하게 굳어지는 등 원인미상 폐 손상 환자와 같은 병리학적 양상을 보였다”고 밝혔다.

전 본부장은 이날 보건복지부 기자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같이 밝히며 “현재 실험 중인 3개 제품 중 2개 제품에서 이러한 현상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폐 손상의 원인으로 추정되는 물질에 대해서는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해당 제품의 성분을 분석하고 있다”면서 “주성분이 확인되는 대로 최종 결과와 함께 발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인터넷을 통해 판매되는 천연성분 살균제의 안전성에 대한 질문에 “이들 제품은 (기존 가습기 살균제와 마찬가지로) 허가를 통해 판매되는 제품은 아니다”라며 위생 수칙에 따라 수돗물을 사용할 것을 권고했다.

이어 “모든 동물실험은 가장 자연환경과 유사한 조건을 가정하는 것으로 실험 환경으로 정한 가습기 살균제의 노출량과 시간이 과다하다고 보지 않는다”며 실험 조건에 문제가 있다는 일부 업체의 주장을 일축했다.

▲가습기 살균제 생산·판매 중단
한편, 가습기 살균제 제조·판매업체들은 11월 4일 가습기 살균제가 보건당국으로부터 폐 손상의 원인으로 지목됐던 지난 8월말부터 생산·판매 중단 상태라고 밝혔다.

국내 가습기 살균제 시장은 연간 20억원 규모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이중 ‘옥시 레킷 벤키저’가 90% 가량을 점유하고 애경이 한 자릿수 점유율로 2위를 차지한다.

옥시는 홈페이지에 “최근 당사의 ‘가습기 당번’을 포함한 시중 여러 브랜드의 가습기 세정제 사용이 건강과 안전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킨 점에 대해 잘 인식하고 있다”며 “지체 없이 동 제품의 자발적 수거에 들어갔으며 생산을 중단했다”는 팝업 공지문을 띄워두고 있다.

옥시는 “전국의 모든 거래 유통업체 및 도소매 업체에 당사 제품이 진열대에서 즉각 수거될 수 있도록 당부했다”며 “당사 제품이 고객의 건강에 실제로 해를 가하거나 가할 위험이 있는지 가장 과학적이고 정확한 방법으로 심도 있는 추가 실험을 자체적으로 실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SK케미칼’로부터 제품을 납품받아 판매했던 애경 역시 “‘가습기메이트’는 이미 판매 중단 상태”라고 밝혔다. 향후 판매 재개 가능성에 대해 애경 관계자는 “이제 구입하는 사람이 없을 테니, 이 시장 자체가 사라지지 않겠느냐”며 일축했다.

매장에서도 모든 가습기 살균제 브랜드가 이미 철수된 상태다.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는 보건당국의 폐 손상 역학조사 결과가 발표된 8월 31일 또는 전날인 30일 의혹이 불거졌을 때 가습기 살균제 전 제품을 폐기 또는 반품 처리했다고 말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가습기 살균제를 비롯한 가습기 관련상품은 날씨가 건조해지는 가을철부터 성수기를 맞으므로 여름철에는 진열 물량이 거의 없었다”며 “진열대에서 철수한 제품들은 폐기 처분했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