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칼럼] 노인권익증진과 2012년의 핵심과제
[금요칼럼] 노인권익증진과 2012년의 핵심과제
  • 관리자
  • 승인 2012.01.06 15:30
  • 호수 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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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록 대한노인회 중앙회 사무총장·국립 한국재활복지대학 교수

대한민국 노인의 권익을 대변하는 대한노인회는 ‘부양 받는 노인에서 책임지는 노인으로’라는 슬로건 아래 지난 한 해 동안 참으로 많은 변화를 이뤘다. 특히 ‘대한노인회 지원에 관한 법률’의 제정에 따라 대한노인회가 대한민국 노인들을 대표하는 법정단체로 새롭게 자리매김했다. 또 국민들에게 약속한 ‘책임지는 노인’으로서 사명을 다하기 위해 자원봉사클럽 조직 사업이 전개됐다. 성과를 보면 지난 한 해 동안 노인에 의해 계획하고 실천 및 평가하는 1000여개의 자원봉사클럽이 조직됐고, 여기에 2100여명의 자원봉사 코치가 배치됐다.

올해의 핵심과제는 경로당을 체계화하는 것이다. 고령사회로 진입한 다른 나라들이 주목하는 사회적 인프라가 우리 대한민국의 경로당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동안 경로당은 사회적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방치되다시피 했다. 법률적으로는 여가시설로 그 기능이 규정되고 있으나 최근 들어 이마저도 위축되고 있는 실정이다. 예산과 프로그램 부재로 인해 무기력하게 화투놀이나 하는 곳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마저 야기되고 있다.

그러나 고령사회로의 급진전은 다양한 대응책이 요구되고 있으며 그 중 하나가 경로당을 체계화하는 것이다. 경로당의 체계화는 이미 오래 전부터 논의돼 왔고 정부차원에서 ‘경로당 활성화 사업’이 부분적으로 진행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들은 사실상 모두 실패했다. 물론 여러 가지 원인들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실패원인 중 하나는 당사자인 노인들의 입장이 아니라, 정부의 입장이나 전문가의 입장에서 비체계적 접근을 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한노인회는 법률에 근거해 시도단위의 ‘경로당지원센터’ 설치를 추진해 왔으며 이에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게 됐다. 경로당지원센터는 기능 확대를 통한 선진화 및 역량강화를 통한 활성화를 추진하고자 한다.

특히 지원센터는 경로당의 지역적 특성에 따라 여가기능 외에 건강증진기능, 소득증진기능, 평생교육기능, 사회참여기능 등을 보강하고 지역사회 네트워크를 통한 자원개발에 힘쓰게 될 것이다. 또 사회적 기업 및 커뮤니티 비즈니스 컨설팅 등을 통해 소득증진에도 매진하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경로당 임원 및 회원들의 역량강화다. 따라서 이를 위한 교육 역시 확대돼야 할 것이다. 아울러 의존적인 틀을 탈피해 자주적인 새로운 틀을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예컨대 젊은 세대에게 ‘노인을 존경하라고 요구하는 이미지의 경로당’(敬老堂)에서 탈피해 ‘노인들 스스로 노후생활을 일구어 나간다는 이미지의 경로당’(耕老堂)으로 탈바꿈해야 할 것이다.

한편 고령사회에 대응하기 위해 중요한 요건은 노인평생교육의 강화다. 노인평생교육은 교육기회의 확대를 통한 평등권의 실현, 양질의 교육과정을 통한 행복권의 실현, 자립능력의 증진을 통한 생활권의 실현 등 노인권익의 대표적 요소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노인평생교육은 평생교육법에서 조차 명확한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예컨대 대한노인회 산하에는 334개소의 노인대학이 설치돼 운영되고 있지만 평생교육기관이 아닌 여가시설로 규정돼 정부지원을 받지 못함으로써 교육과정 빈약, 강의수준 미흡 등 매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나마 노인여가시설로서 노인대학 지원마저 2005년 지방자치단체로 이양됨으로써 지자체 형편에 따라 지역 간 편차마저 심화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평생교육법’을 개정해 요건을 갖춘 노인대학의 경우 평생교육기관으로 지정하고 예산을 지원함으로써 노인들의 평생교육에 대한 권리를 보장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대한노인회는 평생교육법 개정을 위해 최선을 다 할 것이다.

한편 2012년 새해를 맞아 대한노인회는 ‘노인지원재단’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비록 노인복지가 여전히 미흡한 상태이지만 그나마 최근 들어 사회적 서비스가 시급한 요보호 노인들을 위한 복지재단은 상당히 늘어났다. 하지만, 대부분의 건강한 노인들의 사회활동을 지지하는 지원재단은 전무한 실정이다. 그렇다고 모든 것을 국가 재정에 기댈 수는 없는 형편이다. 한편으로는 노인지원재단의 설립은 현재 열악한 여건에서는 엄두도 내기 어려운 일이다. 그야말로 딜레마인 것이다. 그러나 260만 회원들의 결의와 이 심 대한노인회 중앙회장의 강력한 추진 의지에 따라 노인지원재단 설립이 추진되고 있다.

노인지원재단이 성공하려면 회원들의 적극적 참여는 물론 특히 성공한 노인, 출세한 노인들의 참여가 관건이라고 생각된다. 노인문제가 심각하다지만 대통령도, 재벌총수도, 사회지도층도 대부분 노인들이시니, 이 분들이 노블레스 오블리지 정신에 입각해 동료 노인들을 위해 마음을 연다면 우리나라 노인문제는 현저하게 줄어들 것이다. 바라옵건대, 임진년 새해에는 경로당 체계화와 평생교육기관으로서 노인대학의 지위향상, 노인지원재단 설립 등을 통해 대한민국 노인들의 행복한 노후생활을 실현하고, 나아가 고령사회의 위기가 아니라 장수사회의 축복이 되도록 우리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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