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흡연, 치매에 큰 영향 미치지 않아
음주·흡연, 치매에 큰 영향 미치지 않아
  • 안종호 기자
  • 승인 2012.01.06 15:33
  • 호수 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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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보건원, “10명 중 7명, 술·담배 안했어도 치매 걸려”

▲ ‘알츠하이머성 치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음주나 흡연이 치매와 연관성이 낮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받고 있다. 서울북부병원의 한 치매 어르신이 의료진으로부터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사진=임근재 기자

최근 ‘알츠하이머성 치매’에 걸린 30대 여성을 소재로 한 드라마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치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음주나 흡연은 치매와 연관성이 낮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받고 있다.

이 같은 결과는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원이 최근 ‘치매의 진단·치료 및 예방기술 개발을 위한 자원 수집’ 연구에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경희대의료원 정신과 백종우 교수 연구팀이 신경과 및 정신과 전문의와 공동으로 고려대 안산병원, 보바스병원, 일산 백병원, 서울시립은평병원과 서울지역 4개 치매지원센터로부터 제공받은 알츠하이머성 치매환자 701명의 임상자료와 시료를 분석해 이뤄졌다.

▲환자 절반 70대… 치료비는 자녀가
연구결과 알츠하이머성 치매로 진단 받은 환자들에게서 다른 성인병과 달리 흡연, 음주와의 상관관계는 발견되지 않았으며, 65세 이상 환자 가운데 여성이 481명으로 남성 220명보다 2배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치매환자의 평균 연령은 77.7세로 70~79세가 전체의 43%로 가장 많았다. 환자들의 평균 학력은 6.26년으로 초등학교 이하 학력자가 42.2%를 차지했다. 학교교육을 전혀 받지 못한 사람은 151명으로, 이 중 75명이 비문해자로 나타났다. 또한 가족력도 11.5%의 비율을 보였으며, 고혈압(53.2%), 당뇨(24.2%), 뇌졸중(12.6%), 관절염(12.4%) 등을 함께 앓는 중복질환자는 82%에 달했다. 그러나 다른 성인병과 달리 흡연, 음주와의 상관관계는 높지 않았다. 음주를 전혀 하지 않은 경우가 70.7%, 흡연 경험이 있는 환자는 19.6%, 흡연을 전혀 하지 않은 환자는 502명(74%)이었다.

치료비는 자녀가 부담하는 경우가 75.5%나 됐다. 장기요양보험 적용 대상자는 19.6%로 중증환자에 국한돼 있었다. 면회를 오는 사람도 자녀가 대부분(83.3%)을 차지했고, 방문객이 없는 환자도 11.9%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 생명의과학센터 박상익 과장(뇌질환과)은 이번 연구와 관련, “치매의 조기 발견과 치료제 개발 등 연구 수준을 향상시키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다”면서 “내년 2월 시행되는 치매관리법에 따라 중앙치매센터가 연구 기능까지 수행하게 됨으로써 치매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혈장 내 호모시스테인 농도 등 치매 원인과 치료제 연구에서 한층 진전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규칙적 운동·읽기·쓰기가 예방책
일반적으로 치매는 사람의 뇌를 이루는 신경세포가 감소해 위축되면서 제 역할을 못하고 인지 능력이 저하되는 증상을 가리킨다.

치매는 원인 질환에 따라 분류하는데, 알츠하이머성 치매가 가장 많고 혈관성 치매, 루이소체 치매 등으로 나눌 수 있다. 현재 알츠하이머성 치매는 전체 치매환자의 70%를 차지하고 있으며, 세계적으로 1500만명 이상이 앓고 있다.

알츠하이머성형 치매를 앓게 되면 기억력 저하로 인한 장애 증상이 먼저 나타난다. 초기의 기억 장애 증상은 아주 서서히 진행되므로 가까운 사람들도 그 변화를 정확히 알아차리기 힘들다. 단어나 이름이 잘 생각나지 않는 증상에서 시작해 늘 물건을 두던 곳, 중요한 약속 등을 잊는 경우로 진전되며 말을 할 때는 적절한 단어가 생각나지 않아 얼버무리기도 하고 방금 한 말을 잊고 같은 말을 반복하기도 한다.

뇌의 인지 기능을 유지,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운동이 최고다. 운동을 하면 뇌 속 산소량이 증가해 두뇌활동이 활발해지기 때문이다. 운동을 통해 일정한 체중을 유지하고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등을 관리하는 것도 치매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 뇌 건강에 좋은 채소나 과일, 오메가3, 항산화식품 등을 가까이 하는 것도 좋다. 무엇보다 매일 일정량의 글을 읽고 쓰는 습관을 갖고, 적극적으로 사회활동을 하는 것이 인지기능 유지에 효과적이다.

알츠하이머성 치매는 일시적인 건망증과는 달리 신경세포의 감소가 시작된 이후에는 계속 악화되는 수순을 밟기 때문에 초기 단계에서 빨리 발견해 치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안종호 기자 joy@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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