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봉사는 아름다운 노후의 시작
[기고] 봉사는 아름다운 노후의 시작
  • 관리자
  • 승인 2012.02.24 14:32
  • 호수 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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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필 대구 달서구

노인이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나면서 노후 또는 은퇴 이후의 삶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인구통계에 따르면 2020년이 되면 65세 이상 인구수가 전체의 20%를 넘어 초고령사회가 될 전망이다. 2050년에는 전체 인구의 38.4%가 노인이 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이렇듯 초고령 사회가 눈앞에 다가오다 보니 노후준비와 그 대비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노후 대비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노후 자금 마련이다.

노후자금의 중요성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한 취업포털사이트에서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노후 필요 자금은 7억3000만원에 달했다. 한 민간경제연구소에서는 10억원의 노후자금이 필요하다는 연구결과도 내놨다.

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건강이다. 풍족한 노후생활을 보장할 수 있는 자금을 마련했다고 해도 몸이 부실하다면 아무 소용없는 일이지 않은가. 규칙적인 운동과 바른 식습관 등의 건강한 생활습관을 젊어서부터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육체의 건강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정신 건강이다. 노인들은 사회적으로 소외되기 쉽고 외로움에 시달리기 쉽다. 우울증으로 고통 받던 노인들이 목숨을 버리는 불행한 일들이 심심찮게 일어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노인 자살률이 세계 최고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정신건강과 자아실현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자원봉사다. 자원봉사란 스스로 남을 위해 일하는 것이고, 남이란 개인을 비롯한 이웃, 사회, 국가를 통칭한다. 봉사활동을 내용별로 나눠보면 교육형, 복지형, 공익형, 협력형 봉사 등 그 분야도 다양하다. 물론 참여하는 방법과 기회도 다양할 수밖에 없다.

필자는 대구 달성초교·중앙초교 교사, 남부초교·송현초교 교장, 대구교육청 장학사·장학관 등을 거쳐 반평생에 가까운 46년 동안 교육현장에서 일했다. 1992년 정년퇴임 후에도 20년 넘게 교편을 손에서 놓지 않고 있다. 경력을 살려 교육형 재능봉사에 참여하기 때문이다. 가르치는 대상만 어린아이에서 노인으로 바뀌엇을 뿐이다.
지인들의 추천과 도움으로 기업체 사원 연수교육 및 노인복지관, 노인사회교육원에서 강사로 봉사하고 있다. 강의 주제는 효사상과 가정의례, 한자 등이다. 주 교재는 예의범절 지도의 교양서라 할 수 있는 ‘명심보감’(明心寶鑑)과 ‘사자소학’(四字小學)이다.

특히 고령의 노인들이 한자 공부에 매진하며 한자의 훈음을 열심히 익히는 모습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오히려 가르치면서 어르신들에게 삶의 근본정신을 배우는 계기가 된다. 가르친다는 생각보다 배운다는 자세로 수업에 임하게 된다. 만학도 어르신들의 배움에 대한 열정은 직책도, 환경도, 나이도 잊게 한다. 하나라도 더 배우려는 모습에 감동해 가르치는 이의 열정도 끌어올리게 된다. 그래서 지금도 책을 보며 공부한다.

정년 후 적어도 20년, 길게는 30년의 시간이 모두에게 주어진다. 그 삶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아름다운 노년의 삶은 스스로 만드는 것이며 끊임없는 배움과 봉사를 함께 해야 한다. 나이 들어 누군가에게 의지하겠다는 생각보다 봉사하며 베푸는 기쁨을 맛보는 계기가 많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받을 때보다 줄 때 얻는 보람과 즐거움을 모든 노년세대가 공유하길 소망한다.

노후의 일자리는 오복(五福) 중 하나라고 한다. 자기의 적성에 상응한 봉사할 곳을 찾아 개인의 건강유지 및 증진은 물론 젊어서 닦았던 지식과 노하우를 사회에 환원하는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노인들은 스스로 사회와 가정의 어른이라는 마음을 갖고, 세상 돌아가는 이치와 삶의 본질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야 한다. 평생을 배우고 사는 것이 인생이다. 나이가 들었다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지 말라는 법은 어디에도 없다.

고령사회의 주인공은 노인들이다. 노인들이 스스로의 여가와 문화를 즐기는데 허비한다면 우리나라의 미래는 어둡다. 대신, 배우고 나누며 봉사하는 데 뜻을 모은다면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으뜸가는 선진국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봉사는 아름다운 노후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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