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칼럼] 진정한 ‘디지털 에이징’ 위해서
[금요칼럼] 진정한 ‘디지털 에이징’ 위해서
  • 관리자
  • 승인 2012.02.24 14:33
  • 호수 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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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희 아시아태평양액티브에이징컨소시움 한국대표

10년 전 노인정보화교육을 시작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노인에게 컴퓨터 사용법을 가르치는 일은 의미가 없다고 했다. 그러나 지금은 곳곳에서 노인정보화 강좌가 개설되고 어르신들 역시 정보화의 혜택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정보에 소외됨 없이 자신의 생각과 가치를 평등하게 나눌 수 있는 사이버공간은 노년기에 접어들고 있는 많은 장노년층에게 필수적인 도구가 되고 있다.

블로그나 페이스북에 인생의 흔적을 담아내기도 하고 새로운 기술을 얻고자 곳곳을 찾아다닌다. 심지어는 자격증에 도전하는 어르신들도 있다. 이처럼 다양한 영역에서 열심히 정보화 활동을 하고 계신 어르신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사회는 아직도 정보화에 대한 노인들의 욕구를 저평가하고 있으며 다양한 활용방안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어르신들이 정보화 교육을 받고 난후에 활용할 수 있는 기회는 매우 제한적이다. 역할모형 제시도 부족하다.

장노년층의 정보화 수준은 교육만으로 끝내기에는 아쉬움이 따른다. 일자리나 정보소외계층 및 우리 사회 곳곳에 어려운 아이들을 위한 의미 있는 일에 장노년층이 더 많이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정보화기기 개발이나 연구비용에는 많은 예산을 투입하면서 실제로 직접 사용해야 하는 노년층의 역량 강화에는 예산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디지털시대에 접어든 노인들은 어누 누구나 소외계층이 될 수밖에 없다. 사회나 기업은 적극적으로 디지털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노인들을 위해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노인들이 사용하기에 편리한 디지털 환경을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장노년층의 정보화 활용을 이끌 수 있는 기회도 절실히 필요하다. 일자리와 봉사할 수 있는 교육 후 활용단계도 성장시켜야 하며, 수범 사례도 많이 발굴해 내야 한다.

정보화 능력이 갖춰진 어르신들은 사회적 자본이 될 수 있다. 지역사회에 가장 오랫동안 생활한 노인들은 그 지역사회를 가장 사랑할 것이며 역사적 경험도 풍부할 것이다. 사적영역과 공적영역에서도 긍정적 성장을 할 수 있는 지혜를 충분히 전달할 수 있는 계층으로 본다. 이를 사이버 공간으로 옮겨 소통하게 한다면 메마른 우리사회의 새로운 에너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아날로그 시대에 경험한 많은 것들을 사이버공간으로 옮겨 자라나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국의 정체감을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악플’(비난?비방성 댓글)보다는 ‘선플’(칭찬과 격려의 댓글)을 달수 있는 문화를 만들며 사회곳곳에 소외되고 고립된 취약계층을 위해 정보화의 장점을 활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노인정보화는 우리사회에 자연스럽게 긍정적 자본으로 활용될 것이다.
가족 앨범을 사이버공간으로 이끌고, 손자녀의 성장과정을 사이버공간에 저장하는 하는 일 등을 통해 가족애를 증가시킬 수도 있다. 멀리 떨어져 있는 자녀들과도 소통할 수 있는 방법 역시 사이버 공간의 중요한 역할이 될 수 있다. 정보화에 노출되지 않은 노인들을 찾아가 함께 정보화의 장점을 공유할 수 있게 하며, 거동하지 못하는 어르신들의 사회적 소통도 이뤄질 수 있다. 사이버 공간은 젊음이들 만의 공간은 아니다. 어르신들이 사이버공간을 적극 활용하면서 더욱 긍정적 노년기를 보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동시에 사이버 공간에서의 노인 안전도 보호돼야 한다. 어르신들 역시 사이버공간의 역기능의 피해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노인들이 순기능이 익숙하기도 전에 역기능적인 사이트나 음란물, 게임, 심지어 사이버 사기 등에 의해 위협받을 수 있다. 이러한 일도 역시 먼저 정보화를 경험한 어르신들이 그 역할을 맡아준다면 훨씬 긍정적 시너지 효과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2013년 세계노년학·노인의학대회가 서울에서 열린다. 주제는 ‘디지털 에이징’이다. 디지털이 노인의 생활에 적용되는 한국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될 것이다. 한국의 디지털 에이징은 무엇을 말해 줄 수 있는지 전 세계가 궁금해 할 것이다. 다양한 분야의 학문들이 공존하며 서로를 존중하고, 또한 진정한 노인들의 정보문화가 자리할 수 있도록 머리를 맞대어 기회를 위한 전략을 철저히 준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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