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예비노년층에 ‘3D’ 업종이라도 돌려줘야
[기고] 예비노년층에 ‘3D’ 업종이라도 돌려줘야
  • 관리자
  • 승인 2012.03.09 14:04
  • 호수 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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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식 부산시 노인복지단체연합회장

우리사회를 10대 경제대국으로 이끈 주역들이 본격적인 은퇴를 맞게 되면서 일자리의 필요성이 더욱 대두되고 있다.

1955~1963년 사이에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는 713만명에 이른다. 이들은 평생을 바쳐 일해 온 직장에서 나와 집 또는 새로운 일터에서 제2의 인생을 준비하게 된다. 대부분의 직장 정년이 55세로 제한돼 있기 때문에 일할 능력과 건강이 있어도 직장을 떠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문제는 평균수명이 증가하면서 은퇴 후에도 30여년을 더 산다는 사실이다. 예측하기 힘든 긴 시간을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평균수명은 남자 77.3세, 여자 84세로 평균 80.7세에 달한다. 앞으로 기대여명은 더욱 높아져 2030년이 되면 90세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아이들 교육과 결혼자금 마련, 내집 장만 등을 위해 오로지 한길만 달려온 가장들이다. 가족만 생각하며 일했기 때문에 미처 미래를 준비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최근 전경련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퇴직을 앞둔 베이비부머 중 절반 이상이 ‘퇴직 이후 노후생활 준비가 안 돼 있다’고 응답했다고 한다. 그나마 매월 지급받게 될 연금액도 너무 적어 은퇴 후 생활비에 크게 못 미칠 전망이다.

이들은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내고 산업화, 민주화,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등 급격한 경제·사회 변화 속에서도 국가와 자신의 발전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던 대한민국의 성장동력 세대라 할 수 있다. 고학력과 전문기술, 적당한 자산을 보유한 이들은 이전과는 또 다른 형태의 은퇴를 준비해야 한다.

울산의 경우 매년 1만명이 퇴직해 직장에서 나오고 있다. 50세~59세 취업자가 전체취업자의 11%인 5만여명에 달한다. 이 중 베이비붐 세대 근무자는 45% 정도다. 이러한 변화는 퇴직지원센터설치, 고령화대책 노사공동연구팀 구성 등 노사문화까지 실용노선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한국은퇴자협회(KARP)도 노령사회의 당면한 사회적 과제를 해결하고 우리사회의 은퇴문화 확산과 정착을 목적으로 ‘고령자 고용촉진법’ 재정비를 건의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은퇴자들은 노후에 대한 계획조차 세우지 못한 상태다. 퇴직 후 새로운 일자리가 매우 급한 상태다. 아내들도 가정을 살리겠다고 직장에 나가보지만 비정규직으로 한 달에 100만원 벌기가 쉽지 않다. 실제 고용노동부에선 은퇴자들을 위한 구체적인 정책이 마련돼 있지 못하다. 이들이 장기적인 시장노동인력임을 감안, 퇴직 후 노후에 관한 구체적인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이들은 사회의 중요한 자원이므로 쉬게 하는 것은 국가적 손해다. 현재 우리나라 중소기업체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 수가 70만명에 달하는데 이 인력을 은퇴자로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지금의 예비 노년세대들은 은퇴 후 10년은 더 일해야 노후를 설계할 수 있다. 평생 쌓은 노하우와 전문기술을 토대로 은퇴자들의 재취업 길을 넓혀나가는 방안이 시급하다. 외국인이 근무하는 3D직종이라도 우리의 가장들이 다시 취업 할 수 있는 길을 열어야 한다. 꼭 소득의 필요성을 떠나 생활의 리듬을 찾아야 하고 일자리를 통해 생활의 활력소를 스스로 찾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앞으로 은퇴자 일자리, 복지, 문화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고령화시대를 준비하면서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는 ‘노후 일자리’ 문제임을 기억해야 한다. 이에 정부는 은퇴자를 위한 지원법 등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정년연장을 통한 고용기회 증대는 물론 퇴직 전 직장에서 은퇴자 교육 프로그램을 의무화해야 하는 시점이다. 이와 함께 경비직종과 같이 최저 임금의 유연성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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