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암 투병 중 ‘봉사’ 깨닫고 인생 거듭나
[기고] 암 투병 중 ‘봉사’ 깨닫고 인생 거듭나
  • 관리자
  • 승인 2012.03.09 14:04
  • 호수 31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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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의 대한노인회 마산지회 두발통자원봉사클럽 코치

건강하고 보람된 노후를 꿈꾸는 노인들에게 자원봉사는 필수 코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평균수명이 증가하면서 80세까지는 거뜬하게 사는 ‘젊은 청춘’이 늘고 있기 때문에 노인의 사회참여가 화두로 떠오르는 것이다. 보건복지부와 대한노인회가 2011년을 ‘노인자원봉사 원년’으로 선포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필자는 늦은 나이에 봉사를 시작했다. 오랜 투병생활을 통해 삶의 소중함을 절실히 느꼈기 때문이다. 건강하게 지내던 어느 날, ‘요로종양’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전해 들었다. 노구에 계속되는 항암치료를 견디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심한 고통을 참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포기하려는 생각도 수차례 해 봤다.

하지만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무엇 하나 남기지 못하고 삶을 마무리하기에는 아쉬움이 너무 컸다. 함께 항암치료를 받으며 안간힘을 쏟던 병실 동료들의 삶에 대한 욕망과 애착이 내게 희망과 열정을 싹 틔웠다. ‘죽음’이라는 단어에서 ‘희망’을 찾았던 것이다. 그 후 머릿속에는 세상을 떠나기 전에 남을 위해 무엇이든 남기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생각을 거듭할수록 ‘참진실’ ‘봉사’란 단어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그렇게 모진 투병생활을 마치고 봉사활동을 통해 제2의 인생을 채워가기 시작했다. 진실한 마음을 전한다는 생각으로 봉사활동을 펼친 시간이 벌써 3000시간을 넘겼다. 봉사로 거듭난 인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우연한 기회에 대한노인회 마산지회 두발통자원봉사단 코치로 인준되면서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설립 8개월이 채 되지 않은 신생 봉사단. ‘두발통’은 바퀴 두 개 달린 수레나 기구를 뜻한다. 그래서 두 개의 바퀴로 어디든지 달려가는 자전거 봉사대를 상징하는 의미다.

두발통 자원봉사클럽에는 현재 65세 이상 어르신 20명이 활동하고 있다. 노인을 대상으로 한 자전거 무료 강의를 비롯해 목욕봉사, 급식봉사, 초등학교 순찰, 환경미화 등 다양한 봉사를 실천한다. 이 모든 봉사활동은 자전거를 교통수단으로 이뤄진다. 건강도 봉사도 함께 즐기는 것이다. 자전거 운동을 통해 얻은 체력을 바탕으로 젊은 사람들도 어렵다는 요양병원 목욕 봉사와 인근 공원에서 질서계도 봉사도 최근 실시하고 있다. 요양원에서 만난 환자들과는 벌써 형, 동생 부르는 사이가 됐고, 마산에서는 모르는 이가 없는 유명인사로 대접받는다.

이렇게 같은 시대를 살아오며 많은 것을 함께 공유한 노인들과 더불어 봉사하다보니 나이를 거꾸로 먹는 것 같다. 암으로 투병생활했던 과거는 씻은 듯이 잊었다. 노인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즐거운 봉사활동을 펼치다 보니 오히려 더 건강해졌다.

특히 지난해 말 개최됐던 자원봉사 사례발표대회에서는 뜻하지 않게 복지부장관상이라는 분에 넘치는 상을 받아 더없이 감격스러웠다. 보잘 것 없는 촌로에게 주어진 상이 더 큰 책임감으로 다가왔다.
시간이 지나 모든 것이 두발통자원봉사클럽 회원들의 땀과 열정의 결과란 사실을 깨달았다. 또, 마지막 여생을 노인들을 위해 사회에 봉사하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두발통의 자전거 페달은 더욱 바빠질 것 같다. 회원도 늘리고 요양병원 등 방문처도 확대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가 흘린 땀방울이 늘어날수록 이웃들의 마음에 채워지는 사랑도 더욱 커지리라 확신한다. 우리가 더 움직일수록 주변환경은 더욱 깨끗해질 것이다. 자원봉사는 단순히 내 것을 주는 것이 아니다. 건강과 나눔의 기쁨을 함께 누릴 수 있는 또 하나의 행복이다. 마지막으로 2012년 대한노인회 자원봉사클럽의 활약을 응원하고 기대하며, 여생을 봉사에 헌신할 것을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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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남 2012-08-14 16:12:41
백세시대에 우리회장님의 사연을 읽으면서 감동과~~ 회장님의 열정이 있으셨기에 우리 두발통 봉사대가 즐겁게 봉사에 임할수 있지 십습니다.저희들이 바라는 마음은 회장님께서 건강하셔야 저의들도 존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