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읽는 이슈이슈] 中 탈북자 강제북송 국제적 비난
[쉽게 읽는 이슈이슈] 中 탈북자 강제북송 국제적 비난
  • 관리자
  • 승인 2012.03.09 14:33
  • 호수 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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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에 억류된 탈북자들이 북송될 위기에 처하면서 탈북자 문제가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인 이슈가 되고 있다.

특히 10대를 포함한 이들 북송 위기 탈북자의 가족들이 먼저 북한을 탈출,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장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中, 남측 가족 있는 탈북자 북송
이번 탈북자 사건은 중국 선양에서 공안에 억류돼 북송 위기에 처한 탈북자들이 국가인권위원회에 긴급구제 요청하면서 시작됐다.

2월 13일 인권위에 따르면 8일 오후 6시 30분쯤 중국 선양 버스터미널에서 A(46·여)씨 등 탈북자 10명이 버스 탑승 직후 공안에 체포됐다. 이들은 가족이 있는 한국으로 향하던 도중이었으며, 당시 공안에 억류돼 북한으로의 강제 송환을 기다리는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권위는 13일 오전 북한인권단체로부터 팩스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의 긴급구제 요청을 접수했다.

이번에 중국 공안에 검거된 탈북자 가운데 19살 된 소녀는 이미 탈북해 한국에 정착한 부모를 만나려고 북한을 탈출했고, 16살 소년은 북한에서 부모를 잃은 뒤 한국 국적을 취득한 형제를 만나기 위해 탈북했다가 검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두만강을 넘어 탈북한 뒤 연변(延邊)조선족자치주 옌지(延吉)를 거쳐 선양에 도착, 중계인의 도움을 얻어 한국행을 모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당초 선양시 행정구류소에 임시 수감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미 일부는 북송됐고, 나머지 인원은 북송을 위해 옌지로 이송됐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탈북자 북송되면 총살·정치범수용소行”
이번 사건이 일어난 직후 탈북자들은 “한국에 오기 위해 북한을 빠져나온 사람들이 중국에서 붙잡혀 북송되면 정치범수용소로 가거나 총살을 당한다”고 증언, 탈북자들에 대한 관심을 불러을으켰다.
한국행을 기도하다 강제 북송된 적이 있다는 한 남성 탈북자는 2월 24일 탈북자 단체인 북한민주화위원회가 서울 종로구 효자동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서 연 ‘탈북자 강제북송 반대 탈북단체 합동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주장하며 “탈북자 강제북송은 막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 탈북자는 “현재 중국에서 붙잡힌 탈북자들이 수감돼 있는 것으로 알려진 중국 투먼(圖們) 감옥에 수감된 적이 있다”며 “중국에서 떠돌다가 붙잡힌 탈북자는 대부분 노동단련대에 가지만 한국행을 시도하다 잡힌 탈북자는 정치범수용소로 가거나 총살을 당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평안남도 증산군에 있는 수용소에서만 매년 2000명의 탈북자가 죽었고, 그 시체를 묻은 무덤을 ‘꽃동산’이라고 불렀다”며 “죽어서라도 마음 편히 가라는 의미에서 그렇게 부른다”고 설명했다.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는 “지난해 중국에서 북송된 탈북자만 3600명에 달한다”며 “중국이 강제 북송 탈북자에게 번호를 붙이는데, 작년 말에 강제 북송됐다가 다시 탈북, 최근 한국에 들어온 탈북자가 그렇게 증언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탈북자 북송 반대시위 급속 확산
최근 탈북자에 대한 인식이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급속히 확산된 데에는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의 단식농성이 기폭제가 됐다.
박선영 의원은 중국 정부의 탈북자 강제북송 중단을 촉구하며 단식농성을 벌이던 중 3월 2일 오후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다. 단식 11일째였다.

의식을 되찾은 박 의원은 “3월 10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유엔 인권이사회를 방문, 중국 정부의 탈북자 강제북송 중단을 요구하겠다”고 밝히는 등 탈북자 문제 해결을 위한 결의를 다졌다.

대한노인회도 3월 1일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서 중국정부의 탈북자 북송 중단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당시 단식농성 중이었던 박선영 의원을 찾아가 격려했다.

이 심 대한노인회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중국 정부는 국제법과 인도주의 정신에 입각해 탈북자들을 북한으로 강제 송환하지 말고 원하는 곳에서 살 수 있도록 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3월 4일에는 배우 차인표·신애라 부부를 비롯한 연예인 40여명이 연세대 100주년기념관에서 중국에서 북송되는 탈북자들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호소하며 특별 공연을 열었다.

연예인과 탈북 청소년들의 모임 ‘크라이 위드 어스’(Cry with Us, 우리와 함께 울어요) 주최로 마련된 이날 공연에서 차인표 부부 등 참가 연예인들은 1000여명의 관중과 함께 한 목소리로 탈북자 북송을 막아달라고 한국민과 국제사회를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탈북자, 정치적 ‘핫이슈’ 부각
이를 계기로 시민사회단체는 물론 지자체 등에서 탈북자의 강제 북송에 반대하는 대대적인 여론이 형성돼 범국민 서명운동이 펼쳐지는 등 정치·사회적 핫이슈로 떠올랐다.

급기야 미국 정부가 3월 7일(현지시간) 탈북자 강제북송 문제와 관련해 중국 정부와 논의하고 있다고 밝히기에 이르렀다.

빅토리아 눌런드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중국 정부의 강제 북송을 막기 위해 미 정부가 행동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면서 “중국과의 정례 대화채널을 통해 탈북자의 어려움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탈북자에 대한 정부의 기조도 강경책으로 변했다.

정부는 2월 27일 오후(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모든 직접 관련국’이 탈북자 강제송환금지 원칙을 준수해 줄 것을 촉구했다.

김봉현 외교통상부 다자외교조정관은 인권이사회 고위급 회기 기조연설에서 “탈북자들은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인 자유와 생존을 찾아 북한을 탈출하고 있으나 많은 이들이 체포돼 끔찍한 박해가 기다리는 곳으로 강제송환될 위험에 처해 있다”며 이같이 호소했다.

국회도 같은 날 본회의를 열고 ‘북한이탈주민(탈북자) 강제 북송중단 촉구 결의안’을 의결했다. 결의안은 중국 정부의 탈북자 강제 북송을 규탄하고 강제 북송 중단을 위한 중국 정부의 변화, 국제사회의 노력, 국회 차원의 협력 등을 촉구하고 있다. 또 탈북자들이 강제북송시 받게 될 정치적 박해 등을 고려해 중국 정부가 난민지위협약을 준수하고 탈북자에 대한 고문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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