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상담 Q&A] “가족이 나를 무시하는 것 같아요”
[노인상담 Q&A] “가족이 나를 무시하는 것 같아요”
  • 관리자
  • 승인 2012.05.04 15:44
  • 호수 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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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말=서울시어르신상담센터

Q. 은퇴하고 나면 가족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낼 줄 알았습니다. 평생 일 때문에 부인이나 자녀와 대화 한번 제대로 나눠본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막상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다른 고민이 생겼습니다.
가족들이 무능력한 아버지를 무시하는 것 같았습니다. 아이들은 말을 건네도 건성이고, 부인도 자신과 함께 있는 시간을 은근히 답답해하는 것 같습니다. 요즘에는 가족을 위해 평생 희생한 내게 이래도 되는가 싶어 대화하는 것조차 두렵습니다. 이 모든 게 경제적 능력이 없는 내 잘못처럼 느껴집니다. 정말 살맛이 나지 않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가족을 위해 평생을 바쳤던 것을 생각하면 ‘내 인생은 무엇이었나’하는 허무한 마음도 들 것입니다. 그러나 이는 놀랍게도 은퇴한 대부분의 아버지들이 경험하는 일입니다. 가족에게 느끼는 소외감의 원인은 은퇴 이후 사회와 가정에서 달라진 자신의 환경과 역할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어르신들은 은퇴 후 가족 안에서 새로운 역할,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가게 됩니다. 그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새로운 관계에는 언제나 이해와 준비의 시간이 필요하지요. 이는 가족 간이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식들이 잘못될까 늘 엄했던 아버지, 항상 피로해 말이 없던 아버지, 가장의 의무를 묵묵히 수행할 뿐인 아버지에게 다정한 위로 한마디 건네지 못했던 가족들에게도 변화의 시간이 필요한 것이지요.
이는 누구의 탓도, 그 무엇 때문도 아닌 자연스러운 과정입니다. 대부분의 아버지들은 은퇴 후 가족들에게 그동안 수고한 자신의 인생에 대해 보상받기를 원합니다. 그러나 가족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각자의 짐을 짊어진 채 자신의 인생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어른이 된 자녀들은 이제 젊은 시절의 어르신처럼 부모 부양과 자녀 양육에 대해 늘 바쁘게 고민할 것입니다. 부인은 끝없는 자녀들 뒷바라지에 남편 수발을 드느라 단 한순간도 자신의 인생은 없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서로에게 힘이 되는 관계의 기본은 서로의 입장에 대한 이해에서 출발합니다. 그러니 금방 변화되지 않는다고 실망하지 마시고 가족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 보세요. 지쳐있는 자녀에게 “힘들지?”라고 따뜻한 위로를 건네 보세요. “여보, 오늘 설거지는 내가 도와줄까?”라며 진심을 담아 말해보세요. 분명 즐거운 변화가 있을 겁니다.
상담전화 02-723-9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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