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지친 ‘뇌’에 쉼표를 주자
[기고] 지친 ‘뇌’에 쉼표를 주자
  • 관리자
  • 승인 2012.05.11 14:18
  • 호수 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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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기 서울시 북부병원 정신과장

 뇌졸중과 파킨슨병 등 노인성 질환을 앓는 40~50대 중장년층이 지난 5년 새 1.3배 급증했다. 치매환자의 3.7%, 파킨슨병의 11%, 뇌졸중 환자의 25%가 4~50대로 노인성 질환자 다섯 명 중 한 명이 중장년층인 셈이다.

중년의 노인성 질환자가 크게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쁘고 반복적인 일상이 계속되면서 피로가 누적되고, 은퇴에 대한 심리적인 압박감도 커지기 때문이다. 잠시 짬을 내 ‘오늘은 푹 쉬어야지’라고 하면서도 피로는 풀리지 않는다. 하루 종일 편안히 숙면을 취할 줄 알았지만, 머릿속은 해야 할 일로 가득해 더 복잡해지고, 불안감은 더 쌓여가기만 한다. 누적된 피로로 인한 스트레스로 인해 몸의 피로와 함께 머리가 무겁고, 지끈지끈한 두통을 호소하기도 한다.

특히 뇌가 지쳤을 때 주로 머리의 무거움, 건망증, 편두통 등의 증상과 함께 피로가 증폭 된다. 무엇보다도 뇌는 다른 기관보다 스트레스에 민감해 작은 자극에도 피로를 느껴 뇌세포의 활동이 위축되거나 파괴되며, 결국 뇌의 노화를 촉진시킨다.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거나 스트레스가 누적될 경우에는 만성화 돼 집중력이나 기억력 감소, 우유부단이 온다. 또한 불안, 신경과민, 우울증, 분노, 좌절감, 근심, 걱정, 불안, 성급함, 인내부족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쉽게 안절부절 하거나 손톱 깨물기·발 떨기 등의 신경질적인 습관과 함께 음주, 흡연이 증가한다.

또한 스트레스는 뇌의 기억을 관장하는 세포인 ‘해마’의 파괴를 불러 기억력과 인지기능을 떨어뜨리며, 심지어 이별이나 사별과 같은 강한 스트레스는 뇌를 쪼그라들게까지 한다. 이는 노인성 치매나 알츠하이머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물론 적당한 스트레스는 건강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과도한 스트레스는 면역력 저하, 우울증을 비롯한 신체·정신적 기능장애를 부를 수 있다. 따라서 일상에서 뇌에 쉼표를 주는 시간이 필요하다. 스트레스 상황을 피하거나, 스트레스에 노출돼도 긍정적인 상황으로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풀어야 한다.

실제로 이별이나 사별을 경험한 노인, 오랫동안 고부간의 갈등을 경험한 주부,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는 직장인, 입시지옥에 허덕이는 수험생 등은 과도한 스트레스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평소 불충분한 휴식과 수면을 취하지 못하거나 과중한 스케줄을 소화하는 일벌레 등도 스트레스에 취약하기 때문에, 일에 대한 강박에 시달리기 보다는 여유 있는 생활패턴을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익숙한 일상보다는 사소한 습관에 변화를 주는 것만으로도 뇌의 스트레스를 덜어줄 수 있다. 낮 시간에 가정이나 직장, 경로당에서 10~30분정도 낮잠 자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뇌의 휴식을 위한 좋은 방법이다. 일주일에 2~3회 30분 이상 운동을 하는 것도 스트레스 관리에 도움이 된다. 여기에 명상, 바둑, 음악 감상 등의 취미 생활이나 여행 등의 여가 생활도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뇌를 적절하게 사용해 뇌의 기능을 잃지 않도록 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기존의 것이 아닌 새로운 것을 하나씩 배우는 습관을 들이면 뇌를 젊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평소 과도한 스트레스로 신체·정신적 증상을 느낀다면,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를 찾아 상담을 받는 것도 좋다.

일상생활 속에서 뇌에 휴식을 주는 간단한 방법들도 있다. 규형 잡힌 아침식사를 여유롭게 즐기거나 새로운 취미를 갖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한 대인 관계를 넓혀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을 즐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쉬는 동안 TV를 보거나 PC, 스마트폰을 하게 되면 오히려 더 큰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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