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칼럼] 베이비부머 여러분! 일을 계속 합시다
[금요칼럼] 베이비부머 여러분! 일을 계속 합시다
  • 관리자
  • 승인 2012.06.01 15:27
  • 호수 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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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흥봉 한국사회복지협의회장 / 세계노년학회 차기회장

 베이비부머가 지금 은퇴대열에 들어서고 있습니다. 한국전쟁 후 1955년부터 1963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입니다. 이 기간에 모두 820만 명이나 태어났습니다. 올 해 나이로 치면 많은 사람은 57세, 적은 사람은 49세 입니다. 현재 생존해 있는 사람만 해도 720만 명에 이릅니다.

이렇게 많은 베이비부머들이 지금 직장에서 밀려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 중 어떤 사람은 벌써 새로 창업을 했다가 망한 사람도 있고, 할 일 없이 산에 오르내리며 소일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베이비부머 여러분은 전후에 태어나 우리나라가 경제개발을 시작할 때 학교에서 공부하고 산업화가 한창 진전될 때 산업현장에서 국가발전의 역군으로 오늘날 경제성장을 일궈냈습니다. 산업공단에서, 고속도로건설 현장에서, 해외무역과 건설 현장에서 여러분은 땀을 흘리며 열심히 일했습니다. 지금 우리나라가 G20 경제대국으로 발전한 것도 다 여러분들 덕분입니다.

우리나라는 지금 고령사회로 진입하고 있습니다. 현재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570만 명으로 전 인구의 11.5% 쯤 됩니다. 그런데 베이비부머 여러분은 우리나라를 초 고령사회로 만들어가는 장본인입니다. 여러분이 노인인구에 편입되는 8년 후인 2020년에는 그 비율이 15%를 넘어서고, 2028년에는 21%를 넘어서게 됩니다. 본격적으로 초 고령사회에 들어서는 것입니다.

노인인구가 이렇게 증가하는 고령사회를 앞두고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고 있습니다. 고령사회의 쓰나미(지진해일)라고 위기를 경고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 많은 노인인구를 누가 어떻게 부양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놓고 갑론을박하고 있습니다. 저출산 영향으로 경제활동인구가 줄어들고 가족기능의 변화로 노인부양이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국가사회가 그 부양책임을 어떻게 다 감당하겠느냐고 걱정하고 있습니다.

지난 4월 한국에 온 OECD 앙헬 구리아 사무총장은 한국경제보고서를 발표하면서 21세기 한국이 당면하는 가장 큰 도전은 저출산 고령화라고 했습니다. 그동안 한국경제가 급속도로 발전하여 세계적 모범이 된 것을 칭찬하면서도 앞으로 지속적인 발전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저출산 고령화의 도전을 극복해야한다고 건의했습니다. 그 해답은 고령자가 일하도록 하는데서 찾아야 한다고 구리아 사무총장은 말했습니다. 참으로 적절한 지적입니다. 베이비부머 여러분들이 계속 일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고령사회의 위기는 보는 시각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노인은 병약하고, 쓸모없고, 의존적이라고 보는 것은 잘못된 시각입니다. 이제 이러한 부정적 고정 관념을 과감히 바꾸어나가야 합니다. 나이 들어 고령자가 되고 노인이 되어도 건강하고 일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베이비부머 여러분 중에서 앞으로 60세, 70세, 80세가 되어도 일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든지 있지 않습니까? 전 세계적으로 보면 인간의 평균수명과 건강수명이 연장되는 추세입니다. 70, 80이 되어도 일 할 수 있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렇게 좋은 시대를 앞두고 베이비부머 여러분은 계속 일해야 합니다.

베이비부머 여러분들이 일해서 자립하지 않고 모두 노인복지에 의존한다면 앞으로 1천만 명, 1천 5백만 명에 이르는 노인인구를 위하여 국가가 보편적 복지 혜택을 충분히 제공하기는 어렵습니다. 경제활동인구가 감소하면서 연금 보험료를 부담할 수 있는 층이 줄어들면 노인들을 위한 연금재정이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노인의료비도 큰 문제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건강보험 재정의 3분의 1을 노인인구 층이 쓰고 있는데 앞으로 2분의 1이상 수준으로 늘어나게 되면 젊은 층의 보험료 부담 때문에 세대 간에 큰 갈등이 예견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고령사회의 많은 문제를 예방하고 대응하는 길은 고령사회를 보는 패러다임을 바꾸고, 새로운 패러다임에 따라 고령자와 노인층이 일해서 자립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고령자 층이 일하면 국가적으로 큰 자원이 될 수 있습니다. 나이가 든 사람들의 경험은 지혜의 자원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고령자의 소비와 저축은 경제발전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최근 일본의 한 언론에서 조사연구한 결과를 보면 일본 전후 베이비붐 세대의 노동, 소비, 저축이 침체한 일본경제의 부흥에 큰 힘이 되고 있다고 합니다.

지금 은퇴를 시작하는 베이비붐세대부터 이 새로운 패러다임을 적용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베이비부머 여러분들은 지금부터 일을 놓지 말고 계속 일해야 합니다. 직장에서 될 수 있는 대로 퇴직하지 말고 더 일해야 하고, 자영업을 하는 사람들도 사업을 더 계속해야 합니다.

국가는 당연히 베이비부머들이 일을 더 계속할 수 있도록 정년연장, 임금피크제 등의 대안을 찾고, 불가피하게 퇴직하는 경우에도 새로운 창업이나 재취업을 할 수 있도록 정책적 뒷받침을 해주어야 합니다. 기업체나 일반사회에서도 베이비부머들이 계속 더 일할 수 있도록 취업연장, 임금피크제 실시, 재취업 알선, 전직 교육 등으로 이들을 도와주어야 합니다.

베이비부머 여러분! 계속 더 일하도록 합시다. 일하는 것은 여러분의 건강에도 좋고, 자녀들의 부담도 덜어주고, 국가사회적으로도 좋은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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