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뉴월 감기?… ‘뇌수막염’ 의심해야
오뉴월 감기?… ‘뇌수막염’ 의심해야
  • 안종호 기자
  • 승인 2012.06.01 15:30
  • 호수 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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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열·복통 지속되면 위험… 백신접종 등 면역력 유지 중요

 6월에 접어들면서 기온이 30도를 오르내리며 본격적인 여름 무더위가 시작됐다. 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날씨 때문에 오뉴월 ‘여름감기’로 고생하는 환자들이 크게 늘었다. 감기몸살 정도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고열, 복통이 오랜 시간 지속된다면 ‘뇌수막염’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뇌수막염은 뇌와 이를 둘러싸고 있는 얇은 막에 염증이 생기는 수막염을 이르는 질환이다. 환자의 나이와 면역 상태에 따라 증상이 조금씩 다르지만 뇌수막염에 걸리면 대체로 38도 이상의 고열과 함께 두통이 생긴다. 시간이 지나면 목이 뻣뻣해지면서 앞으로 머리를 굽힐 수 없는 ‘경부경직’이 발생한다. 증상이 심한 경우 밝은 빛을 쳐다보지 못하거나 구토, 혼수상태에 빠지기도 한다.

면역력에 문제가 없는 성인이라면 대증적인 치료만으로도 쉽게 호전될 수 있어 자신이 뇌수막염인 줄도 모르고 치유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소아나 노인에게서는 합병증이나 후유증을 초래하고 심한 경우 뇌염으로까지 진행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6~7월은 뇌수막염이 유행하는 시기인 만큼 증상이 의심되면 바로 전문의를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뇌수막염은 크게 바이러스성 뇌수막염과 세균성 뇌수막염으로 나뉜다.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은 침·가래·콧물·대변 등을 통해 전염되며 전체 질환의 80%를 차지한다. 일주일 정도 잠복기를 거쳐 2∼3일 동안 발열이 지속된다. 감염된 사람과 신체 접촉 후 코, 입, 눈을 비벼 전염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반면 세균성 뇌수막염은 바이러스성보다 증세가 심하게 나타난다. 고열 두통 외에 구토, 경부경직, 혼수상태 등이 발생되면 적절한 항생제를 빠른 시간 내에 투약해야 상태가 호전된다. 뇌수막염은 연령과 면역 상태에 따라 원인균이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이를 정확히 알아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항생제 투여가 늦게 되면 뇌손상이 생기거나 사망할 수도 있다.

삼성서울병원 소아과 이문향 교수는 “뇌수막염을 일으키는 세균들은 감기나 독감처럼 전염성이 강하지 않기 때문에 뇌수막염 환자가 호흡한 공기를 마신다거나 잠시 접촉했다고 해서 전염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전에 뇌수막구균 백신을 접종하면 예방효과가 크고, 평소 규칙적인 운동과 식습관으로 면역력을 유지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안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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