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칼럼] 사회적 관심이 필요한 노인교통사고
[금요칼럼] 사회적 관심이 필요한 노인교통사고
  • 관리자
  • 승인 2012.06.08 13:19
  • 호수 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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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희 아시아태평양액티브에이징컨소시움한국대표

 며칠 전 부산교통방송국에서 마련한 특집좌담 ‘노인은 바로 내일의 당신’이라는 프로그램에서 노인교통사고 문제를 다룬 적이 있다. 노인인구가 증가하면서 사회적 관심과 제반 제도의 검토가 필요한 부분이 바로 ‘노인 교통사고’라고 생각한다.

통계적 수치만 봐도 노인 교통사고의 비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도로교통공단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노인 교통사고는 전체 사고에서 지속적인 증가 추세에 있다. 노인 교통사고는 2010년 7만2095건으로 2007년 이후 연평균 6.2%가 증가했으며 노인보행 중 교통사고는 1만5168건으로 역시 연평균 2.6%가 증가했다. 노인운전자 교통사고 역시 2010년 2만2063건으로 2007년 이후 연평균 10.9% 증가해 전체 교통사고 대비 노인운전자 교통사고 점유율은 증가 추세에 있다. 이에 대해 많은 사람들은 노인들은 노화가 원인이 돼 사고위기에 대처능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심지어 일정 연령이 되면 면허증을 반납하는 제도도 언급하고 있다. 노인들의 개인적 특성이 아니라 단지 노인이라는 이유로 교통사고의 문제로 인식되는 사례를 종종 접하곤 한다. 또 노인의 운전 자체를 매우 위험하고 안전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언급하고 있지만 고령사회로 달려가는 우리사회가 과연 교통 환경에서 노인들을 얼마나 배려하고 있는지, 또 어떤 조치라도 취하고 노인 교통사고가 증가하는 문제를 언급하는지 궁금하다.

노인이기 때문에 사고를 내거나 당한다는 주장 이전에 위험한 사고다발지역 방치와 함께 사람 중심이 아닌 차량소통을 앞세운 도로시스템 등을 원인으로 제기해야 되지 않을까.

고령친화도시들의 교통신호 체계는 노인을 배려한 교통신호 체계 및 교통환경을 갖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노인인구가 늘어난다면 당연히 운전하는 노인 인구수도 증가하고 보행하는 노인들도 많아질 것이다. 따라서 노인을 배려한 교통신호 체계 및 환경은 필수조건이라 본다. 미국의 애틀랜타 주에는 노인들이 노인보행자를 배려해 노인을 위한 교통표지판을 가시화하는 조례도 제정돼 있고, 뉴욕 도심의 보행하기에 너무 긴 도로에서는 잠시 정지할 수 있도록 배려한 건널목도 설치해놓고 있다. 곳곳에 마련된 벤치, 턱이 낮은 버스, 무단횡단 보행자라도 안전하게 대피가능한 도로 중앙의 화단, 과속방지턱 그리고 보행자를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노인보호구역, 홈존 등 이미 고령화사회를 맞고 있는 국가들은 노인인구를 보호하기 위한 교통환경을 곳곳에 갖추고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하는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그 뿐만 아니라 노인을 위한 교통사고 예방교육, 인지기능이나 신체기능을 스크린할 수 있는 적성검사, 노인을 접하는 의사들에게 노인환자의 교통안전 인지능력에 대한 보고를 의무화하는 나라도 있다.

노인들의 교통사고는 젊은이들이 사고를 당하는 시간대, 장소와는 조금 다르다. 노인들은 대부분 사람들의 활동 시간대에 주로 교통사고를 당한다. 노인보행자의 가시성을 저해하는 불법정차, 노인들이 보행하기에 짧은 교통신호, 노인들의 신체적 특성을 이해하지 못한 운전자들의 난폭운전, 노인들을 배려하지 않은 횡단보도 체제 등 많은 문제점들이 우리 주변에서 발견된다. 특히 우리나라의 노인 교통안전 정책은 노인의 약점을 보완하는 방향이 아니다. 노인 스스로 주의할 것을 요구할뿐 사람 중심의 교통체제는 요원하다.

고령사회로 달려가고 있는 우리 사회는 고령친화환경을 만들어 가야 하는 많은 과제들이 있다. 노인 교통사고 역시 노인 당사자뿐만의 문제가 아니다. 고령화 추세에서 노인교통사망률은 그 국가가 교통선진국인지 평가할 수 있는 잣대라고 본다.

노인 교통사고는 한국에서도 사회 문제화될 수 있는 위험 수위에 올랐다고 본다. 노인 교통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구체적인 대책과 교육이 필요하며 동시에 노인을 위한 자동차 보조기구, 아주 단순히 운전할 수 있는 자동차도 보급돼야 한다. 매년 6월15일은 노인학대인식의 날이다. 우리사회 곳곳에 노인의 삶을 저해하고 몰이해로 내모는 부분을 조기에 발견하고 이를 보완하는 노력 역시 노인의 삶을 진정으로 존중하는 우리들의 자세가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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