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칼럼] 부패 없는 사회 만드는 노인세대
[금요칼럼] 부패 없는 사회 만드는 노인세대
  • 관리자
  • 승인 2012.07.20 11:11
  • 호수 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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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철 한국사회복지사협회 회장

 어느 집단 어느 계층이나 특유한 생활양식·태도·가치관 등 고유한 문화적 특질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빈곤집단, 빈곤계층도 마찬가지인데, 오스카 루이스(Oscar Lewis)는 이를 빈곤문화(貧困文化, culture of poverty)라고 정의했다.

1951년 멕시코 교외의 테포스틀란이라는 빈민지역에서 인류학적 현지조사를 실시한 루이스는 특수한 환경에 처한 주민들의 생존 적응과정과 그 산물을 발견했다. 루이스가 발견한 특수한 환경(빈민지역) 속에서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태도와 가치관은 이렇다. 효율적 참여 결여, 조직 미발달, 유년시절(幼年時節) 결여, 남존여비 경향, 언어사용 특색, 자아에 대한 관념 미발달, 남녀간 구분 불명확성, 충동자제력 결여, 소비지향적인 생활 결여, 미래에 대비하는 생활 결여, 모든 종류의 심리적 압박감에 대한 강한 인내력 등.

우리나라에도 빈곤문화에 대한 연구결과가 나왔는데, 사당동 달동네와 상계동 임대아파트로 이어지는 한 빈민가족을 25년간 만나면서 빈곤 3대를 밀착 연구한 조은 동국대 명예교수 얘기다. 조 교수는 연구결과를 설명하며 ‘우리 사회 빈곤구조는 이제 너무 공고해져 계층 간 이동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는 말과 함께 ‘옛날엔 모두 가난해 빈곤문화가 없었지만 지금은 소통단절의 빈곤문화가 존재한다’는 말을 남겼다.

▲60년대 빈곤과 현대사회 빈곤
현대사회도 물질적 결핍으로 인한 사회문제가 횡행하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삶의 오랜 경험을 가진 노인세대라면, 물질적 결핍은 60년대 빈곤의 중심 고리였음을 기억할 것이다. 또한, 현대사회는 그 당시와 달리 정신적 결핍이 그 중심에 있다. 권력을 쥔 사회지도층의 부패, 취약계층의 절망감과 사회적 괴리감, 법망을 피해가는 반칙행위의 악순환 고리를 끊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법망을 피해가는 반칙행위가 인생살이에 오히려 더 쉽고 편하고 현실적이라는 도덕적 성찰 결여가 사회전반에 확산돼 온 데에는, 사회지도층의 부패가 자리하고 있다. 게다가 프랑스의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의 “물질적 빈곤은 자기존중감 같은 정신적 빈곤을 동반한다”는 말처럼, 부패는 물질적 빈곤층에게 더욱 극심한 정신적 결핍을 가져온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풍부한 인생경험 가진 노인세대가 반부패운동 선두에
부패 고리 심화가 상대적 빈곤을 양산해 미래사회에 신사회적 위험으로 다가오는 것을 대비해야 한다. 지난 5월 24일 ‘부패없는 사회만들기 국민서약운동’을 대한민국 사회복지사들이 나서서 제안했듯, 반부패 정풍운동에 국민 모두 나서야 할 때다.

여기에는 풍부한 인생경험으로 대한민국 역사를 함께 한 노인세대가 선두에 서야 한다. 초·중학교 학생들이 함께 하는 국민서약운동에 노인세대가 자기 정화를 선언하고 나서는 것은 사회적 교육 역할까지 있기 때문에, 그 효과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부패없는 사회만들기 국민서약운동’을 시작한 지 50여일이 지난 7월 12일 현재 참여자는 총 6909명, 참여단체는 112개소에 이른다. 부패 없는 사회가 곧 복지사회이고, 부패 없는 국가가 곧 복지국가이며, 반부패국민서약은 사회공공성 강화와 정의구현을 위한 사회적 책임의 발현이다. 1만을 너머 10만 국민 참여가 기대되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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