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시장형 일자리사업 키워드,
지역특성 연계한 ‘체험’ ‘외식’
내년 시장형 일자리사업 키워드,
지역특성 연계한 ‘체험’ ‘외식’
  • 이호영 기자
  • 승인 2012.08.31 14:47
  • 호수 3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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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도 생필품제조업·먹거리사업은 ‘호황’
휴식·건강 강조한 ‘웰빙’ ‘체험’이 성공 키워드
내년에도 경기 불황이 예견되면서 시장에 뛰어들어 기존 업체들과 경쟁해야 하는 시장형 노인일자리사업도 녹록치 않을 전망이다. 우선, 소비심리가 위축되는 불황기에도 불구하고 건강과 휴식을 앞세운‘웰빙’트렌드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서비스 업종에서는 여전히 대세는 테마형·체험형 상품이 우세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민간분야 시장형 노인일자리사업에서도 먹거리 사업 등 비교적 경기에 민감하지 않은 사업들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또, 지역특화형 사업으로 사업장이나 설비 등이 많이 요구되지 않는 교육형 인력파견사업, 실버카페나 식당 등 외식사업, 농장체험사업 등이 내년에도 유망업종으로 예견된다. 지역 공통으로 일선 노인일자리사업 관련 기관 실무자들은‘실버카페’등을 인기 또는 성공 아이템으로 꼽았다. 이들 실무자들이 추천하는 시장형 노인일자리사업과 향후 성공 아이템에 대해 들어봤다.

▲ 일선 노인일자리 관련 기관 담당자들은 사업 ‘선호아이템’으로 ‘실버카페’를 꼽고 있지만‘성공아이템’일지는 미지수다. 지역마다 여건이 달라‘지역에 어느 정도 적합한가’가 관건이다.
현재 전국 지자체와 대한노인회 취업지원센터, 시니어클럽, 노인복지관, 지역문화원 등에서 노인일자리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 가운데 시장형 노인일자리사업의 52%는 시니어클럽이 주관하고 있다. 시니어클럽도 각 지역 기관마다 시행 중인 시장형 일자리는 매우 다양하다. 하지만 대부분 공동작업장운영사업, 식품제조·판매사업, 아파트나 지하철 택배 등이 인기다.

일례로, 대구 달서시니어클럽은 명함 등 ‘인쇄사업’, 강원 태백시니어클럽은 ‘자전거대여사업’ 등 지역특화형 사업을 시행 중이다. 강원 원주시 ‘떡방앗간 사업’, 강원 인제군 ‘황태가공사업’, 충남 당진시 ‘행복의 맛-드림’ 반찬가게, 경기 성남시 ‘국시랑’ ‘뻥과자사업’ ‘두부사업’ 등 먹거리 사업도 인기다. 특히 경기 성남시 ‘천연비누사업’ 등 생필품 제조업, 경북 포항시 ‘미소 짓는 가게’ 등 재활용품 사업, 서울 상동구 ‘도시텃밭 사업’ 등도 성업 중이다.

이외 지역민들로부터 반응이 좋은 인기 아이템으로는 국장 등 장류, 한과, 국화차 등 전통식품 사업을 꼽을 수 있다. 특히 불황일 때 한과 등은 반응이 좋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 쌀과자 사업 등도 지역의 농산물을 이용하고 웰빙 트렌드와 맞물려 호황이다. 환경미화사업 등 지역밀착형 서비스 사업도 수익이 좋다.

▲선호 1순위는 ‘실버카페’
지역 시니어클럽 대부분은 내년 시장형 노인일자리사업에서 기존 사업들을 확장,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종로시니어클럽의 경우 시장형 일자리 사업으로 육아전문가 사업인 ‘베이비시터’, 정보취약계층을 위해 책을 배달하는 ‘은빛책배달’, 아동안전 교육 이수 후 어르신들이 초등생 아동과 함께 등하교하는 ‘동행도우미’, 청소년들의 현장체험 학습시 역사와 문화를 해설해주는 ‘문화해설’ 사업 등이다.

종로시니어클럽 관계자는 “현재 시장형 일자리 사업 가운데 주력 사업은 ‘영유아 케어(베이비 시터) 서비스’로 만 60세 이상 여성 어르신들을 20~30시간 교육 후 투입하는데, 현재 각 가정에서 한 달 평균 15~16명 정도가 활동 중”이라며 “다른 일자리의 임금이 평균 20~30만원인 것과 비교할 때 종일제 소득이 80~100만원으로, 수익은 비교가 안 될 정도”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지난해부터 진행된 이 사업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했지만 어르신들이 일하는 아파트 단지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신청이 쇄도할 정도로 성업 중”이라며, “클럽 현실을 고려한 성공 아이템은 바로 ‘베이비 시터’ 등 교육·파견형 사업”라고 강조했다.

광주북구시니어클럽 관계자는 “시장형 어르신 일자리에는 구청 구내식당 사업을 주력사업으로 활발히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구청구내식당 사업인 ‘대장금사업’은 현재 5년 가량 시행하고 있는 사업으로, 점차 확대돼 현재 100여명 가량의 어르신들이 일하고 있다. 안정적 수익과 운영 측면에서 다른 어떤 시장형 일자리 사업보다 월등히 앞서고 있다.

현재 광주북구시니어클럽이 시행 중인 시장형 사업은 밑반찬을 만드는 ‘친정엄마손맛’, 지역 상가나 병원 등에 도시락을 배달하는 ‘도시락제작배달’ 사업, 지역특성을 활용해 유기농법으로 야채 등을 재배, 판매하고, 지역 아동의 현장체험학습장으로도 활용 중인 ‘한울웰빙두부’ ‘실버웰빙하우스’ 사업, 구내식당 및 매점 운영인 ‘대장금’ 사업 모두 5개다.

이 가운데 가장 반응이 좋은 사업은 북구청 구내식당과 매점을 운영하면서 지자체와 연계해 점심을 제공하는 ‘대장금’ 사업이다. ‘한울웰빙두부’나 ‘실버웰빙하우스’ 등 농산물을 통한 농산품은 클럽이 운영 중인 구내식당사업에도 납품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얻고 있다. 광주북구시니어클럽은 내년에 신규 사업보다는 기존 사업을 확장·시행할 방침이다.

부산금정시니어클럽 관계자는 “시장형 일자리로는 2008년 3월부터 시작한 시설관리공단 관리사업에 70~80명 가량이 근무 중”이라며 “사업초반에는 벌초 등 단순노무직으로 구성돼 참여 인원도 몇 명 안 됐지만 이후 업무를 산불감시와 제례지도사 등 어르신들의 경험과 노하우를 살릴 수 있는 영역으로 다양화하면서 매출도 크게 늘어 어르신들의 복리증진도 고려할 수 있을 정도가 됐다”고 전했다.

또 “현재는 수익적으로 ‘꿈그린자연체험장’에도 주력 중”이라며 “현재 주말농장을 1만원에 분양하고 30% 정도 수익을 얻고 있는데, 이곳에서 일하시는 어르신들이 직접 흙을 만지는 것을 좋아하고, 영농경험이 없는 분들은 농사를 배우는 기회도 제공하면서 수익도 좋아 일석이조”라고 강조했다. 이곳에서는 포도나 배추 수확 체험부터 천연비누만들기, 메밀묵 만들기 체험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이어 그는 “올해는 분식을 취급하는 일반음식점 ‘무꼬가게’를 오픈하기도 했는데, 신규 사업을 진행할 경우 사업장 및 시설 구비 비용, 그리고 정상적인 수익을 내는 단계까지 만만치 않은 비용이 든다”며 “이는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 내년에도 사업은 확장하지만 신규 사업을 만들기보다는 기존 사업에 부수적인 사업을 더해 확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성공포인트, “비용 적은 지역밀착형 사업”
지역별로 노인일자리사업 수행기관의 시장형 일자리 실무자들은 성공 아이템, 선호 아이템으로 ‘카페사업’을 꼽고 있다. 하지만 이들 사업은 사업장을 새롭게 마련해야 하거나 시설을 따로 구비하는 비용 등 지역 여건을 고려해야 한다. 카페 사업은 서울 송파구 ‘카페보리’나 용인시니어클럽의 ‘카페 휴(休)’ 등 수도권 몇몇 지역에 한정돼 있다. 지역의 일자리 수행기관은 사업장 마련 등 비용이 만만치 않아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종로시니어클럽 관계자는 “한번쯤 추진하고 싶은 사업이 ‘실버카페’”라며 “하지만 시설구축 비용 등을 고려하면 현실적으로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어 제반 여건을 감안하면 향후에도 별도의 시설을 요구하는 사업보다는 초기설비 투자 등이 필요 없어 투자 대비 효율이 높은 교육·파견사업이 중심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광주북구시니어클럽 관계자도 “실버카페를 운영해보고 싶다”며 “하지만 현실적으로 적합한 공간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고 전했다.

금정시니어클럽 관계자도 “가장 해보고 싶은 사업은 ‘실버카페’”이라면서도 “인테리어나 사업장을 갖추는 비용이 만만치 않아 실제 시행은 어렵다”고 전했다.

따라서 유망한 신규 사업이라도 외부 지원금 없이 설비 등 시설 마련도 자체적으로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지역에서 성공하려면 초기 투자비용이나 인건비 등이 적합해야 한다.

내년 시장형 노인일자리 사업에서 흔히 손꼽히는 성공 아이템은 객관적인 여건보다는 지역특성이나 시행 여건에 적합한지, 사업이 지속가능한지, 실제 시행 지역에서 발전 가능성이 있는지의 여부가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일선 노인일자리사업 수행기관 담당자들은 “어르신 일자리에서는 각 지역 상황과 기관 여건에 가장 적합한 사업이 곧 ‘대박’ 일자리 사업이자 사업 성공의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이호영 기자 eesoar@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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