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읽는 이슈이슈] 자살률 증가… OECD평균의 2.6배
[쉽게 읽는 이슈이슈] 자살률 증가… OECD평균의 2.6배
  • 관리자
  • 승인 2012.09.14 16:42
  • 호수 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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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평균은 매년 낮아지는데 한국은 높아져”

한국인의 자살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의 2.6배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높은 자살률은 이미 수년 전부터 이어져온 현상이지만 최근 들어 자살자가 더 늘어나면서 다른 회원국과는 비교할 수조차 없는 단계로 진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세계 자살예방의 날(9월 10일)에 앞선 9일 보건복지부가 발간한 ‘OECD 헬스데이터 2012’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2010년 기준으로 인구 10만명당 33.5명으로 2009년 28.4명보다 5.1명 늘었다. 이는 OECD 34개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을 뿐만 아니라 회원국 평균치인 12.8명보다 2.6배나 되는 것이다.

한국에 이어 헝가리(23.3명), 일본(21.2명), 슬로베니아(18.6명) 등의 순으로 자살률이 높았으나 한국과는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특히 OECD 회원국의 평균 자살률은 5년 전에 비해 남녀 모두 감소했으나 유독 우리나라는 증가세를 보여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우리나라 남성 자살률은 2005년 45.1명에서 2010년 49.6명으로, 여성 자살률은 18.6명에서 21.4명으로 증가했다. 반면 OECD 회원국 평균치는 남성이 21.6명에서 20.7명으로, 여성이 6.2명에서 5.8명으로 줄어들었다.

자살률이 낮은 나라로는 그리스(3.2명), 멕시코(4.8명), 이탈리아(5.9명) 등의 순이었다. 이밖에 미국 12.0명, 영국 6.7명, 독일 10.8명, 프랑스 16.2명, 스웨덴 11.7명 등 주요 국가의 자살률이 10명 안팎인 것으로 조사됐다.

복지부는 “우리나라는 고령 인구와 나홀로 가구가 늘고 있는 데다 경제사회적 원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자살률이 높아지고 있다”며 “사회전반에 걸쳐 자살예방을 위한 생명존중 인식의 확산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자살은 개인 아닌 사회문제”
이처럼 우리나라의 자살률이 수년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위에 머무르고 있는데도 이의 심각성에 대한 사회의 관심과 정부의 해결 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9월 9일 OECD 통계연보에 따르면 2009년 기준 우리나라의 자살률(인구 10만명당 자살한 사람 수)는 28.4명으로 OECD 평균인 11.3명의 2배가 넘는다. 여성의 자살자 수는 19.7명으로 OECD 평균인 5.1명의 4배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자살률을 낮추기 위해서는 ‘자살은 개인이 아닌 사회의 문제’라는 인식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산 아르바이트생 자살사건과 대구 중학생 자살사건 등 올해 일어난 자살 사건을 살펴보면 왕따, 성폭행, 학교폭력 등 사회에 만연해 있던 문제가 자살로 이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김현정 한국자살예방협회 대외협력위원회 부위원장은 “자살은 개인이 아닌 국민의 문제이므로 정부가 나서서 자살예방 지원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부위원장은 “많은 사람들이 힘들 때 ‘죽고 싶다’거나 ‘죽겠다’는 극단적인 표현을 사용한다”며 “아이들에게 죽는 것이 해결책이 아니고 생명존중 가치관을 길러줄 전반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자살예방 사업에 대한 정부의 예산 지원도 절실하다.

OECD 자살률 1위 국가라는 현실에도 정부의 예산은 터무니없이 적은 수준이다.

박종익 중앙자살예방센터장은 “일본은 자살예방에 3000억원을 들이고 있는데 우리나라 정부의 예산은 20억에 불과하다”며 “예산을 늘리지 않고 자살률만 떨어지길 바라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자살 문제해결에 관한 정책을 우선순위로 둬야한다”고 덧붙였다.

김 부위원장도 “예산뿐만 아니라 정부와 입법기관의 진심어린 관심이 자살률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살, 전쟁·살인보다 심각”
한편, 전 세계적으로 자살 사망자가 매년 100만명에 달해 전쟁과 살인으로 인한 사망자보다 더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세계보건기구(WHO)가 9월 7일 밝혔다.

WHO는 9일 세계자살예방의 날에 앞서 발표한 보고서에서 “40초에 1명씩 자살로 숨지고 있다”며 “신속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자살 시도자는 이보다 20배 가량 많아, 전 세계 인구의 5%가 생애 1번 이상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WHO는 보고서에서 “자살은 대부분 예방 가능하다”며 “정부가 보건, 사회 등 관련 부문을 통해 자살을 예방하기 위한 인적·물적 자원을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를 이끈 세카르 사세나 박사는 일부 국가에서 자살률이 60% 상승하는 등 최근 몇 년 사이 세계 곳곳에서 자살률이 급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자살이 고소득 국가에서 여전히 심각한 문제로 남아있지만 중·저소득 국가의 자살자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며 “이들 나라는 상대적으로 자살을 예방하는 장치도 잘 마련돼 있지 않다”고 우려했다.

자살률은 리투아니아와 러시아 등 동유럽 국가에서 가장 높았고, 라틴 아메리카에서 가장 낮게 나타났다. 미국과 서유럽, 아시아권 국가는 중간 수준이었다. WHO는 아프리카나 동남아시아권 국가의 통계는 구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고 밝혔다.

15~19세 청소년 사이에선 자살이 사망원인 2위에 올라 매년 10만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으로 집계됐다. 성인 중에는 75세 이상 노인의 자살률이 가장 높았다.

성별에 따른 자살 사망자 수는 남성이 여성보다 3배 많았으나, 자살을 시도한 경우는 여성이 남성보다 3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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