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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국보훈의 불꽃’ 광화문 건립, 좌초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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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국보훈의 불꽃’ 광화문 건립, 좌초 위기
  • 관리자
  • 승인 2012.09.21 15:24
  • 호수 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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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훈처가 서울 광화문광장에 호국보훈의 상징물로 ‘꺼지지 않는 불꽃’, 이른바 ‘호국보훈의 불꽃’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서울시가 난색을 표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국가보훈처는 ‘호국보훈의 불꽃’설치 적합 장소 등에 대해 국민이 참여하는 온·오프라인 투표를 실시한 결과 광화문광장이 최적의 장소로 선정된 만큼 국민의 의견에 따라 광화문에 설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현재 광화문광장에 건립돼 있는 세종대왕 및 이순신 장군 동상에 더해 추가조성물이 타당한지 여부와 시민의 자유로운 광장이용과 공간활용을 저하시켜 ‘소통과 체험을 위한 공간’이란 원래의 취지에 적합하지 않다는 점을 들어 국립현충원 등 추모시설이 더 적합하다는 입장이다. ‘호국보훈의 불꽃’조성을 둘러싼 쟁점을 정리한다.


최근 ‘호국보훈의 불꽃’ 조성에 대한 논란이 불거진 것은 호국보훈 관련 단체들이 모임을 갖고, 광화문광장에 조속히 ‘호국보훈의 불꽃’을 조성해야 한다고 촉구했기 때문이다.

호국보훈 관련 단체들에 따르면 재향군인회와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 6·25참전유공자회 등 98개 보훈·안보단체의 연합체인 호국보훈안보단체연합회(회장 박세환)가 9월 12일 서울 여의도 63빌딩내 회의실에서 모임을 갖고 그간의 안보활동 사항을 점검하는 한편, 조속한 ‘호국보훈의 불꽃’ 건립 추진, 북한의 도발 방지를 위한 국민대회 추진방안 등을 협의했다.

특히, 이날 간담회는 국가보훈처가 추진하고 있는 ‘호국보훈의 불꽃’ 조형물 건립사업이 주된 쟁점으로 떠올랐다. 호국보훈안보단체연합회는 수도 서울의 한복판인 광화문 광장에 ‘호국보훈의 불꽃’을 건립한다는 취지에 적극 공감하고, 서울시의 승인을 촉구하는 건의문을 작성해 전달하는 한편, 연합회 집행부와 박원순 서울시장과의 면담을 요구키로 했다.

‘호국보훈의 불꽃’ 조성사업은 국가를 위해 희생한 호국용사를 기리기 위한 것으로, 국민여론조사를 통해 내년 6월 완공을 목표로 광화문 광장에 건립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그러나 부지사용 허가권을 갖고 있는 서울시의 반대로 사업추진이 2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광화문광장 “호국보훈이냐 소통이냐”
‘호국보훈의 불꽃’ 조성사업은 2010년 12월, 국가보훈처의 ‘2011년 업무보고’ 과정에서 당시 특임장관이었던 이재오 새누리당 국회의원이 ‘국민의 안보의식 및 나라사랑정신 함양’을 강조하며 ‘꺼지지 않는 불꽃’ 건립을 제안하며 시작됐다.

이에 따라 국가보훈처가 2011년 1월 19~31일, 국민을 대상으로 ‘호국시설 건립 타당성에 대한 전화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69.1%가 ‘꺼지지 않는 불꽃’ 건립에 찬성했다. 또, 조성지로는 광화문광장(48.3%), 여의도공원(19.3%), 청계광장(11.1%)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국가보훈처는 이후 ‘꺼지지 않는 불꽃’ 건립을 위한 기본구상 용역을 거쳐 건립안을 마련, 지난해 4월 8일 서울시에 공문을 보내 광화문광장 건립에 대한 협조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지난 5월말 “광화문광장보다 국립현충원, 전쟁기념관 등 현충시설에 설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국가보훈처에 전달했다.

국가보훈처가 서울시의 의견을 수렴, 지난해 6월 현충원 설치를 결정했지만, 연말 국회 예산심의 과정에서 국가보훈처를 관장하는 정무위원회가 예산을 대폭 삭감하며 건립 후보지를 재검토할 것을 요청했다.

국가보훈처는 지난 4월, 보도자료를 통해 나라를 위해 헌신한 호국영령들을 생활 속에서 감사하고 추모하기 위한 국민참여형 ‘호국보훈의 불꽃’ 조형물 건립 계획을 우선 밝혔다.

보훈처는 기존 사업과 달리 입지, 이름, 디자인 선정, 점화식 행사 등 ‘호국보훈의 불꽃’과 관련된 사업 전 과정을 국민이 참여하고, 결정하는 방식을 채택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총 사업비가 32억4000만원에 달하기 때문에 예산이 허투루 사용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취지였다.

당시 보훈처 관계자는 “‘호국보훈의 불꽃’은 2013년에 건립될 예정으로, 그동안 여러 선진국들의 ‘꺼지지 않는 불꽃’의 사례를 벤치마킹한 결과 무엇보다 건립 필요성에 대한 국민 공감대 형성과 적절한 건립 장소 선정이 가장 중요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가보훈처가 지난 5월, 건립 후보지 선정을 위해 국민이 참여하는 온·오프라인 투표를 실시한 결과 광화문광장(26%), 국립현충원(25%), 전쟁기념과(18%) 등으로 나타났다.

국가보훈처 현충시설심의위원회는 이 같은 투표결과를 토대로 광화문광장을 ‘호국보훈의 불꽃’ 최적지로 선정, 지난 8월 7일 서울시에 정식으로 건립허가를 요청했다.

그러나 서울시의 입장은 달랐다. 서울시는 지난 8월 24일 열린 ‘열린광장운영시민위원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애국심 고취와 국가유공자의 정신을 기리는 사업 취지에 적극 공감한다”면서도 “광화문광장내 세종대왕 동상 건립에 대해서도 광장내 시설물 설치에 대한 논쟁이 있어, 제한된 공간에 다수의 시설물을 설치하는 것에 대해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는 또, △‘나라사랑 정신 고취 및 국가유공자 추모 의미의 조형물’과 ‘시민의 소통과 체험을 위한 공간’의 기능·성격 측면의 적합성 △‘호국보훈 조형물’ 설치로 인해 시민의 자유로운 광장이용과 공간활용의 저하 여부 등을 쟁점사항으로 꼽으며 반대의견을 내놓고 있다.

▲주요 선진국, ‘추모 불꽃’ 마련
외국의 경우 국가의 안보를 위해 희생한 국민을 추모하기 위해 ‘불꽃’을 세우는 경우가 많다.

캐나다의 경우 1967년 1월, 수도 오타와 의사당 앞 광장에 불꽃(Centennial Flame)을 건립했고, 호주는 전쟁에서 희생당한 호주사람들을 기리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한 전쟁기념관과 국회의사당을 서로 마주보도록 계획, 불꽃을 배치했다.

미국은 1963년, 수도 워싱턴 알링턴 국립묘지의 케네디묘역에 육군성이 관리하는 불꽃(Kennedy Eternal Flame)을 설치했는데, 날씨 등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불이 꺼질 것을 대비해 자동점화장치도 마련했다. 불꽃 설치 직후 방문자 수가 연간 100만명에서 1964년 상반기에만 900만명으로 증가하는 등 국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에 앞선 1938년 미국 루즈벨트 대통령은 남북전쟁 게티스버그전투 75주년을 기념, ‘게티스버그’ 불꽃(Eternal Light Peace Memorial)을 세우기도 했다.

러시아는 모스크바 크렘린 궁전 북벽 옆, 2차 대전에서 전사한 ‘무명용사 묘’ 앞에 불꽃을 마련하고, 상트페테르부르크 횃불에서 불꽃을 가져와 점화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는 매시간 정시마다 의장병 교대식을 진행하면서 불꽃을 관리해 관광명소로도 거듭났다.

프랑스는 1921년, 파리 개선문 아래 무명용사의 묘에 불꽃(Flame of Remebrance)을 마련하고, 매일 오후 6시 30분에 재점화식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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